대기업과 쿠팡은 조직 구조부터 다릅니다

전통적인 유통 대기업들의 그룹사 간 통합이 안 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의사결정구조 때문이죠.
7/28 금요일 로지브리지 뉴스레터입니다
2023/07/28 금요일
 
 
 
기업의 조직 구조가 수평적일수록,
직원들이 나쁜 소식을 전하고
그것을 대처할 확률이 높아진다.
 
- 빌 게이츠 -
 
 
 
글 : SK증권 유승우 연구위원
 
✔ 구조가 다릅니다
 

전통적인 유통 대기업들의 그룹사 간 통합이 안 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의사결정구조 때문이죠. 국내에서 쿠팡 같은 경우는 소위 애자일(환경에 유연하고 빠르게 대응) 조직이라고 해서 의사결정 절차가 굉장히 간소화되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이런 프로젝트가 있으니까 A, B, C, D가 한 조가 돼서 이런 프로젝트를 해봐라' 태스크포스(Task force, TF) 형태로 많은 프로젝트가 돌아갑니다. 한 직원이 여러 개의 태스크포스에 속해 있고, 특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능성이 보인다고 하면 인력을 충원하고 사이즈를 키우는 방식입니다.

 

이 태스크포스는 쿠팡의 대표이사, 그러니까 최종 의사 결정권자 바로 밑에 있는 프로젝트 오너분들께 직보(상부에 직접 보고)를 하게 되어 있어요. 직보를 하고 '이것이 커질 것이냐, 아니면 없앨 것이냐' 이것에 대한 의사결정만 내려지게 되면 사업이 커질 수도 있고, 바로 사라질 수도 있는 단순한 의사결정 체계를 가지고 있다 보니까 확장하는 데에 있어서 거침이 없는 거죠.

 

최근에 놀랐던 것은 작년에 쿠팡플레이가 토트넘을 초청해서 100억원을 주고 두 경기를 유치했었는데요. 이어서 올해도 맨체스터 시티,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심지어는 이강인 선수가 파리 생제르맹에 이적을 하자마자 바로 섭외해서 국내 경기를 유치했습니다. 이런 의사결정이 상당히 애자일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확장하는 데에 있어서 용이했다는 겁니다.

 

그런 이유에서 쿠팡플레이도 로켓와우클럽이라는 유니버스 안에서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가 있었던 거죠. 그런데 CJ, 롯데, 신세계 등과 같은 경우에는 옛날부터 관료주의적인 체계가 고착화되어 있는 기업이다 보니까 의사결정과정이 상당히 진한하고, 누군가는 사업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하는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 통합 멤버십 구축

 

물론 이런 것들이 타파되는 모습도 보여요. 신세계 그룹 같은 경우 정용진 부회장이 파격적인 의사결정을 많이 하다 보니까 최근에 손석구 배우를 필두로 해서 신세계 유니버스라는 통합멤버십 서비스를 선보였죠. 기업의 생리가 변화해가는 좋은 모습 중 하나라고 생각이 들어서 전통적인 유통기업들에게도 이런 기업문화가 중요하다는 것을 확산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만, 아직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아직까지는 이 멤버십 혜택이 유익하다고 느끼게 하지는 못한 것 같아요. 쿠팡은 현재 멤버십에서 무료배송 혜택을 제공하고 있죠. 배송비가 한 번에 3천원 정도 된다고 했을 때, 신세계 유니버스에서 동일하게 3천원의 할인을 제공하는 것과 금액적으로 차이가 안 나더라도 무료배송에 메리트를 느끼는 소비자가 더 많은 듯 보입니다. 따라서 차별화된 부분들이 더해진다면 신세계 유니버스 클럽의 혜택들도 소비자들에 와닿는 서비스가 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그래서 CJ, 롯데 같은 경우도 그런 부분을 하려고 하고 있고요. 사실 CJ는 이미 통합된 CJ ONE이라는 통합멤버십이 있죠. 다만, 아직 소비자들에게 유의미하게 작용할 수 있을 구독 서비스로 론칭되지는 않았습니다. 내부적으로는 고안하고 있는 모델은 있을 것이라 추정되지만 아직은 명백하게 이런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청사진은 다뤄지고 있는 것 같지 않고 있죠. 다만, 신세계 그룹의 최근 행보를 봤을 때는 다른 기업들도 충분히 비슷한 형태로, 소비자의 혜택을 늘려줄 수 있는 구독 모델을 론칭할 수 있지 않을까 짐작하고 있습니다.

 
(신세계의 통합 멤버십은 아직 고객들에게 닿지 않은 것 같습니다.)
 

✔ 오프라인의 중요성

 

전통 유통 대기업들의 강점을 꼽자면 오프라인 거점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온라인으로 시작했던 쿠팡, 배달의민족 등도 역으로 오프라인 거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굉장히 많은 돈을 쏟아부었죠. 배달의민족은 B마트를 위해서, 쿠팡도 로켓배송을 위한 물류센터를 구축했고, 쿠팡이츠마트와 같은 퀵커머스 시장을 진출하기 위해서 도심 곳곳에 오프라인 공간을 확보하기도 하고요.

 

롯데나 신세계 등의 유통채널들은 이미 오프라인 거점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제일 큰 장점이죠. 이 오프라인 거점을 활용해서 파급효과가 있는 서비스를 론칭할 수 있는 발판은 충분히 있습니다. 당근마켓의 경우에도 기존 오프라인 직거래를 기반으로 하다가 역으로 온라인으로 상품이 거래될 수 있도록, 물류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알고 있는데요. 같은 맥락에서 롯데가 중고나라를 인수했던 것을 보면 전국에 있는 롯데마트, 롯데슈퍼마켓, 세븐일레븐 이런 곳들을 거점으로 활용해서 중고나라의 상품이 거래가 될 수 있겠죠.

 

정확히 말하면 판매자가 거점에 상품을 가져다 두고, 구매자가 거점으로 와서 상품을 수령하는 겁니다. 직접 면대 면으로 C2C 거래를 하지 않더라도 거래가 이루어질 수 있는 공간이라든가,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것 같습니다. GS그룹만 하더라도 편의점뿐 아니라 주유소가 커머스 공간으로 활용되기도 하고요. 오프라인 공간은 어떤 형태가 됐든, 땅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공간 자체가 주는 메리트를 활용해서 온라인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여지는 크게 열려있다고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 스포츠마케팅 활발
 

사실 스포츠마케팅은 거의 다 성공하는 모습입니다. 정용진 부회장이 거액을 들여서 SK와이번스를 인수할 때 의문을 가졌던 것이 사실인데요. 인수하자마자 SSG랜더스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버렸습니다. 스포츠마케팅 차원에서 잘 풀린 선례로 보이고 있죠. 쿠팡플레이 같은 경우도 스포츠로 확실하게 타겟팅해서 우리나라 국가대표 선수들이 해외에서 뛰고 있는 리그 같은 경우 중계권을 따오는 방식으로 국내의 유저들을 유입시키는, 정확히는 남성 유저들을 유입시키고 있죠.

 

원래 커머스는 여성 유저가 많은 시장인데, 남성 유저들을 늘릴 수 있는 전략으로 스포츠마케팅을 활용하고 있다는 부분도 역시 유의미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물론 쉽지는 않죠. SSG랜더스를 가지고 있는 이마트 같은 경우 구단주의 입장에서 정용진 부회장이 특정 선수의 영입 및 이적에 대해 실질적으로 사업적 수완을 겸해서 보여줘야 하기 때문에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그런 운영 측면을 제외하고는 스포츠 자체를, 커머스 플랫폼에 새로운 유저들을 유입시키는 매개로 활용하기에는 유효타였다고 판단되고요. SSG랜더스는 신세계 그룹에게 나름 적시타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국내에서 인기 있는 스포츠, 메이저리그에도 한국 선수들이 뛰고 있는 경우가 있고요. 이강인 선수 이적과 함께 김민재 선수도 그렇고 축구는 올해가 또 핫합니다. 그런 부분에서 축구, 야구 등 국내에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스포츠에 대해서는 여러 온라인 플랫폼들이 중계권을 가져가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미 축구만 해도 유럽에서는 리그 별로 국내에 있는 방송사들, OTT 플랫폼들이 나눠서 가져갔습니다. 제가 알기로 SBS는 리그앙(프랑스) 중계를 가지고 있고, CJ의 티빙은 분데스리가(독일) 중계권을 가지고 있고, EPL(영국)은 SPOTV가 가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중계권 협상을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어떻게 변할지는 모르는 상황입니다.

 

확실히 커머스 기업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고 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사실 좋은 현상입니다. 내가 이용하는 여러 개의 플랫폼들이 있는데 어디를 가나 내가 원하는 축구, 야구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좋은 혜택이죠. 그런 부분에서 소비자들의 편익이 증대되는 방향성으로, 스포츠마케팅이 커머스 업계에서도 상당히 큰 화두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광고) ※ 로지브리지 멤버십 회원사 '오토스토어' 소개 : 오토스토어는 전 세계 45개국의 다양한 업계에서 1,000여개의 스마트 물류창고로 운영되고 있는 검증된 시스템입니다. 이커머스, 식료품, 리테일, 제약 그리고 제조업까지 기존의 공간을 ¼로 줄이고 효율을 높이세요. (더 자세히 보기)
 
 
(광고) ※ 로지브리지 멤버십 회원사 '메이트플러스' 소개 : 메이트플러스 물류서비스팀은 물류시장에 대한 전문 지식과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임대차 마케팅 및 물류센터 개발부터 매입/매각자문, 자산관리에 이르는 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더 자세히 보기)
 
 
 
※ 클릭하시면 기사 & 보고서 원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 로지브리지 뉴스레터에 담겼으면 하는 참신한 아이디어, 또 개선했으면 하는 내용이나 아쉬운 점 등을 익명으로 자유롭게 보내주세요. 매주 좋은 의견을 보내주시는 두 분을 선정하여, 영화 예매권(2매)를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제안하기)
 
 
👬 다양한 협업, 콘텐츠와 영상 제작을 함께 하고 싶은 분들, 언제나 환영입니다!
 
 
 
 
글쓴이
비밀번호
비밀번호 확인
평점 주기
작성된 후기가 없습니다.
후기 수정
글쓴이
평점 주기
목록으로 가기
재입고 알림 신청
휴대폰 번호
-
-
재입고 시 알림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블로그
밴드
floating-button-i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