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에게 큐텐은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11번가 인수설이 거론되는 이유는 11번가가 올해 하반기 안에 IPO(기업공개)를 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7/27 목요일 로지브리지 뉴스레터입니다
2023/07/27 목요일
 
 
 
경쟁자들에 대해 잊고,
자신의 고객에게 집중해라.
 
- 잭 마 -
 
 
글 : SK증권 유승우 연구위원
 
✔ 11번가도 인수?
 

일단 큐텐이 11번가를 '인수할 것이냐, 말 것이냐'에 대한 것은 지금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11번가 측에서 공식적으로 ‘해당 사항에 대해서는 논의한 바가 없다’고 밝혔기 때문이죠. 따라서 인수설이 대두된 이유는 무엇이고, 큐텐이 11번가를 인수했을 경우에 좋은 점, 지분 교환 형식이라는 점에서 수반되는 문제점 등에 대해서 말씀드리면 좋을 것 같은데요.

 

11번가 인수설이 거론되는 이유는 11번가가 올해 하반기 안에 IPO(기업공개)를 했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정확히는 11번가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가 2018년, 11번가에 대한 투자를 받을 당시 조건 때문인데요. 2023년에 IPO를 해서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돌려드리겠다는 조약 사항이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최근 IPO 시장이 쉽지 않은 모습이죠.

 

대부분의 온라인 플랫폼 기반의 커머스 기업들이 상장을 시도했다가 대다수가 철회한 상황인데, 11번가도 마찬가지라는 겁니다. SSG닷컴도 상장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당장 쉽지 않다 보니까 IPO에 대한 이야기가 쏙 들어가 있는 상태고, 컬리도 마찬가지고요. 그런데 11번가의 경우, IPO가 2023년도 하반기에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기존 투자자들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SK스퀘어 측에서 가져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즉, SK스퀘어는 추가적인 조 단위의 지출을 맞닥뜨릴 수 있다는 거죠.

 

이런 상황에서 큐텐이 티메파크(티몬, 위메프, 인터파크)를 차례차례 인수하면서 국내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었고 앞으로 더 공격적으로 확장해도 되는 상황입니다. 양강 구도(쿠팡, 네이버)로 고착화되어 있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타겟팅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죠. 쉽게 말하면 큐텐이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영역은 크로스보더(직구·역직구) 이커머스의 영역이고, 쿠팡과 네이버의 양강 구도는 국내 이커머스 시장의 영역이기 때문에 조금 다르다는 거죠. 

 

큐텐은 지금 국내에 있는 오픈마켓 기반의 이커머스 플랫폼을 포함해서 쿠팡, 네이버가 아닌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들을 하나로 합치고, 인바운드(수입)가 됐든, 아웃바운드(수출)가 됐든 하나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는 큐익스프레스를 통해서 이미 직구·역직구 서비스가 시작됐죠. 11번가 같은 경우는 국내에서 IPO라는 과업을 앞두고 모회사인 SK스퀘어가 고민이 많은 시점이라는 정황. 더군다나 최근 국산 상품들은 해외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때문에 큐텐은 국내에서 아이템 소싱이 원활하지만 쿠팡과 네이버에 밀려서 부침을 겪고 있는 곳들을 하나로 합쳐서 한국 베이스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을 공략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그런 이유에서 '11번가도 인수하려는 것이 아니겠냐'라는 이야기가 오고 가는 것으로 보이고요.

 

이 와중에 지분 교환 형식에 대해서는 문제가 되기보다 이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에 11번가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투자자 입장에서, 큐텐이 자신의 주식과 교환해준다는 것은 시쳇말로 쌍수를 들고 환영할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큐텐 입장에서도 자신들의 주식과 교환을 하는 형태가 현금유출을 줄이면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라는 서비스를 빠르게 안착시키기에 유의미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 아마존은 어디로

 

큐텐으로 11번가가 인수될 경우 아마존과의 협업이 어떻게 될지에 대해서도 확언할 수는 없어요. 다만, 우리가 확실히 알고 있는 것은 11번가가 아마존과 협업했을 때 여러 가지로 진행했던 전략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T우주와 결합한 아마존 무료배송 혜택 등이죠. 근데 그것이 결코 11번가 거래액의 증대로 유의미하게 이어지지는 않았습니다. 바꿔 얘기하면 아마존이 생각보다 미온적이지 않았나 생각이 드는 거예요.

 

그런 맥락에서 지금 11번가에게 큐텐은, 아마존이 아닌 또 다른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강화 카드입니다. 큐텐의 강점인 동남아시아 쪽은 전통적으로 한류에 대한 인기가 높죠. 미온적이면서 다소 물류에 대한 부대비용이 많이 수반됐던 아마존과의 관계를 정리하고 큐텐 쪽으로 선회를 해서 동남아시아 영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아울러 큐텐과의 합병은 지분 교환 형태로 추정되고 있죠. 아마존이 11번가와 협업을 구축했을 때 지분 주겠다는 말은 안 했거든요. 때문에 큐텐으로의 방향성 전환은 11번가 입장에서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라는 것을 진짜로 강화할 수 있는 하나의 찬스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는 아마존은 정리가 되고 큐텐과 동행하게 될 확률이 조금 더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시대는 몇 년 전부터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 6월 흑자라던데요?
 

사실 11번가가 지난 2~3년 동안 새롭게 시작했던 사업들 중에서 유의미한 전략으로 보이는 것은 아마존과의 협업을 제외하면 거의 없다고 봅니다. 때문에 흑자가 났다는 것을 마냥 좋게 보지는 않아요. 무슨 말이냐면 국내에서 지금 쿠팡과 네이버가 형성하고 있는 양강 구도에서 11번가가 살아남을 수 있는, ‘우리만의 특효약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잘 안 잡혀있었다고 생각한다는 의미입니다. 아마존과의 협업에 사활을 걸었어야 되지 않나 생각해요.

 

크로스보더 영역을 제외하고 현재 쿠팡, 네이버가 아닌 국내 이커머스 기업들이 유의미한 거래액을 가져가기에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지금 우리나라 전체 리테일 규모가 연간 600조원이고, 온라인 커머스 규모가 200조원이 조금 못 미칩니다. 그중에서 아직 직구와 역직구는 규모가 작습니다. 그래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가 유의미하다는 거예요.

 

지금 우리가 쿠팡이 됐든, 네이버가 됐든, 11번가가 됐든 어느 플랫폼에서 구매하더라도 수입산 상품들은 중간에 있는 우리나라 중소상공인이 중국산 제품을 떼다가 플랫폼에 입점해서 유통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간 유통사가 없이 직접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해외 제조사의 상품을 바로 구매할 수 있게 되면 조금 더 저렴하게 상품을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직구라는 부분을 소비자들이 택하는 거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11번가는 국내 유통시장보다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 집중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마존과의 협업이 중요했다는 겁니다. 아마존은 이미 글로벌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황제죠. 거기에 기대어서 국내에서 아직 기지개를 켜지 않은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를 공략할 수 있는 하나의 아주 좋은 칼로 생각했습니다.

 

그 외에 리퍼비쉬, 명품, C2C 마켓 등은 사실 11번가가 국내에서 거래액을 가져가기에는 쉽지 않은 영역이죠. C2C만 보더라도 중고나라, 당근마켓, 번개장터 3사로 이미 끝났습니다. 유의미한 거래액을 가져가는 것은 그 플랫폼 파워를 뚫지 않는 한 쉽지 않다고 생각하고요. 명품도 마찬가지예요. 발란, 머스트잇, 트렌비 등이 최근에 부침이 있기는 합니다만 명품 플랫폼 시장에서 입지를 다졌죠. 그런 상황을 봤을 때 11번가가 최근 일부 새롭게 확장하고 있는 전략들이 그렇게 유의미해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 해외직구를 용이하게

 

알리익스프레스를 마동석 배우가 광고를 하시더라고요. 사실 알리익스프레스는 사람들이 이미 직구를 많이 하고 있었던 플랫폼이기도 합니다. 정확히는 미리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을 전망한 일부 셀러들이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서 미국으로 상품을 보낸 다음에 아마존에서 그 상품을 판매했습니다. 물류센터도 없이 알리바바와 아마존의 물류센터를 이용해서 집에서 1인 기업으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아마존 셀러를 하신 분들이 많거든요.

 

그렇게 지금까지는 셀러들의 개인 사업의 영역에서 알리익스프레스가 다소 활용이 됐었다고 하면, 이제는 소비자들이 직접 직구해서 상품을 쓰는 형태로 확장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같은 맥락에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는 커질 수밖에 없어요. 왜냐면 직구에서 가장 큰 메리트는 동일한 상품을 국내 마트나 백화점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다는 것인데, 그동안에는 허들(장애물)이 많았거든요. 직구라는 과정에서 배송대행지가 필요했고, 통관 과정에서 개인통관고유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온라인 플랫폼들이 직접 나서서 용이하게 바꿔버린 거죠.

 

그렇게 해외 플랫폼 중에서도 국내에 적극적으로 들어오고 있는 기업이 알리익스프레스입니다. 사실 아마존은 국내에 안 들어왔는데 소비자들이 알아서 아마존 미국 사이트에서 구매한 상황이었는데요. 여전히 우리나라에는 아마존이 직접 들어왔다기보다는 11번가와 협업으로 걸쳐져 있습니다. 그러나 알리익스프레스나 큐텐 같은 경우는 직접 우리나라에 들어와서, 직접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플랫폼을 깔아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느끼는 직구에 대한 허들을 낮게 만드는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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