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진
한진도 해외 직구 물량을 빠르게 빨아들이기 위해 물류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기존 한진의 인천공항 GDC의 항공 특송 물동량은 월 40만건으로 대부분 미국 중심이었으나, 최근 중국 이커머스 기업의 물량을 대량으로 유치했기 때문인데요. 중국 현지법인 5곳이 물량을 늘리기 위해 노력한 것이 바탕이 됐다고 하죠. 한진은 해외 15개 국가에 현지법인과 지점을 구축한 상황입니다.
또한 인천공항 GDC 내 특송장치장 반입라인을 2개에서 4개로 확대해 월 최대 처리 물량을 약 110만 상자로 늘렸습니다. 이어서 내년에는 월 220만 상자를 처리하기 위해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고요.
초국경 물류를 위해 론칭한 플랫폼들도 눈에 띕니다. 한진은 지난해 9월 '원클릭 글로벌'을 론칭했는데요. 국내 이커머스 셀러들의 물류를 원스톱으로 지원해 주는 서비스입니다. 글로벌 배송 플랫폼 '고고엑스(GOGO X)'와 제휴를 맺어 물류 역량을 더욱 강화한 것이 특징이죠. 올해 2분기 거래량이 전 분기 대비 377% 증가할 정도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해외 배송 서비스 '이하넥스'를 운영했던 역량을 바탕으로 C2C(개인 간 거래) 기능을 더해 C2C 해외 직구 플랫폼 '훗타운(HOOT TOWN)'을 론칭했습니다. 이외에도 '슬로우레시피', K패션 지원 플랫폼 '숲' 등 조현민 한진 사장이 직접 총괄하며 해외 직구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입니다.
✔ 롯데글로벌로지스
롯데글로벌로지스는 GDC 사업에 더 진심입니다. 기존에도 인천 GDC, 홍콩 GDC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추가적으로 부산항 GDC와 싱가포르 GDC를 구축할 계획이거든요. 부산항 GDC를 통해 부피가 크고, 무거운 제품을 일본으로 빠르게 보낼 수 있는 해상 특송 모델을 구상 중입니다. 또한 싱가포르 GDC를 구축해 아시아 지역의 초국경 물류 입지를 견고히 할 계획이죠.
롯데그룹 차원에서도 베트남 유통사업을 확장하고 있으며, 그에 맞춰 물류 인프라 또한 확대하기 위해 베트남 남부 동나이성에 통합 스마트 물류센터를 구축했습니다. 신선·냉동식품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콜드체인 역량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죠. 더불어 북미 전역에 지사와 물류 인프라를 구축하면서 아시아와 북미지역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북미 내륙운송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단·장거리 트럭 운송 인프라를 구축하고, 철도 운송 역량, 트랜스 로딩(40피트 컨테이너에서 53피트 컨테이너로 환적) 거점도 강화하고 있고요. 지난해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축구장 4개 규모의 부지를 추가적으로 확보했는데 이를 기반으로 복합운송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 택배가 아니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 바로 '쿠팡'입니다. 쿠팡은 미국기업이죠. 하지만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했고, 대만으로 확장하는 중입니다. 한국의 셀러와 대만 소비자를 연결할 수 있고, 반대로 대만의 셀러와 한국의 소비자를 연결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자체 PB상품을 중국에서 OEM 생산하고, 각각의 언어로 라벨만 변경해 한국과 대만의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도 있겠죠. 한국과 대만을 더한 '소비인구'를 감안하면 당연히도 제조단가를 낮출 수 있을 겁니다.
물류비도 낮출 수 있습니다. 물동량이 많다는 것은 물류 운임을 협상할 때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기 때문인데요. 이미 물류자회사를 두고 있는 점을 볼 때, 언제든 선박을 용선하거나 항공기를 리스하는 방식으로 직접 자체 물동량을 소화하는 방식으로 전환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습니다. 쿠팡의 롤모델 격인 미국의 아마존이 이미 그런 전략을 구가하고 있기도 하고요.
쿠팡의 '플라이휠' 전략이 더 강화되는 셈이겠죠. 충성고객의 증가, 이에 따른 바잉파워(구매력) 증대, 그로 인한 제조단가와 물류비를 낮추는 선순환의 고리가 점차 공고해질 수 있습니다.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제조거점을 기반으로 다국적 소비자로의 진출도 가능하겠죠.
실제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온라인 침투율이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이를 보면, 향후 잠재적인 수요층은 더욱 넓게 볼 수 있습니다. 맨땅에 헤딩이 아닌, 그동안 앱을 운영하면서 겪은 시행착오와 노하우에 기반한 체계적 시스템에 기반해 운영되겠죠. 상품 구성이나 결제, 물류 부문도 문화적 특성을 고려해 국가별로 차이를 두겠고요.
그래서 지금 한국의 이커머스 기업들은 새로운 국가로의 진입을 위한 경험과 초석을 닦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쿠팡이 한국 셀러들을 대만에 진출시키며 그 성공 가능성을 직접 증명하기도 했고요. 아마존이나 알리바바, 쇼피 등이 자사의 오픈마켓에 한국의 셀러나 제조사를 입점시키려는 맥락 또한, 한국의 우수한 품질력을 가진 기업들을 유치해, 상품의 카테고리를 강화하려는 목적이겠죠.
연결해서 생각하면 물류기업들도 새로운 변화에 맞는 물류상품을 개발하고 차별화에 나선다면 새로운 기회가 열리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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