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물류 활성화
그렇다면 어떻게 철도물류, 의왕ICD를 활성화할 수 있느냐가 중요하겠죠. 영국 같은 경우 1%의 철도수송 분담률을 늘리기 위해서 1조원을 투입하기도 했습니다. 단 1%를 늘리기 위해서 1조원이라는 돈을 국가적 차원에서 투입했다는 것은 의미가 있습니다.
또한 미국은 전 세계에서 중국과 함께 철도 거리가 가장 긴 나라인데요. 철도화물 분담률이 20%에 달합니다. 미국의 철도회사는 동서남북으로 크게 4개가 있는데 잘 성장했고, 지금은 글로벌 물류기업으로 성장했죠. 해외에서는 철도를 부흥시키기 위해 투자하고, 노력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예 스위스 같은 경우는 화물자동차가 주말에 알프스를 넘지 못하도록 법으로 명시했으며, 도로 통행료를 받아서 철도에 투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를 보면 도로와 휴게소를 잘 발전시켰고 지원도 많이 해주고 있습니다. 민간기업들의 입장에서는 철도를 이용하는 것보다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기 때문에 이용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렇지만 민간기업들도 철도를 이용할 이유는 존재합니다. 컨테이너운송사, 화주기업, 선사 등도 공컨테이너를 장치할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철도기지가 있어야 하거든요. 이 부분에서 의왕ICD는 화주가 무료로 장치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는 거고요. 재고의 버퍼링 기능도 있고, 철도운임은 도로운임을 견제할 수 있는 준거가격의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전략적인 부분 때문에라도 철도를 일부 활용할 필요성이 있다는 거죠.
직접적인 혜택도 중요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철도 전환교통 보조금 40~50억원으로는 부족하고, 최소한 1~2천억원으로 늘려야 한다고 봅니다. 철도 전환에 따른 혜택이 피부에 와닿아야 한다는 거죠. 자본주의 논리로 가게 되면 철도물류를 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이와 더불어 의왕ICD를 개선하고, 발전시키는 방안이 필요합니다. 지금 1, 2터미널을 분할해서 운영하다 보니까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효율적이지 못합니다. 터미널을 통합해서 하나의 큰 부지로 만들어서 선로를 직선화하고, 현대화·자동화·무인화를 통해 의왕ICD의 부지를 철도물류에 적합하게, 편리하게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의왕ICD를 정상적으로 운영하면서, 철도와 도로를 모두 활용할 수 있도록 상생하는 물류기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힘을 모아야할 때
코레일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그동안에는 의왕ICD 부지만 빌려주는, 임대업자의 역할이었다면 이제는 주축이 돼서 철도물류의 중심자 역할을 해야 한다고 봅니다. 단순히 컨테이너운송사에게 맡긴다거나, 자회사인 코레일로지스에 맡기기보다는 직접 나서서 철도물류를 주도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습니다. 컨테이너, 시멘트 화차, 용기에 대해서도 투자하고, 철도물류에도 투자해서 회복할 수 있는 부분들을 만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KTX가 이렇게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투자와 혁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결국 물류도 마찬가지라는 거죠. 예를 들어 코레일은 '조차장'이라는 거대한 부지를 보유 중인데 최근에는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을 과감히 매각하거나 종합물류사업의 토대로 이용할 수도 있겠죠. 매출을 증대시키고,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결국 철도물류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선사, 화주, 포워더, 운송사, 코레일, 국토부, 해수부, 협회 등 이 모두 노력해야 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ESG 경영의 차원에서도 유럽에서는 친환경 물류수단인 철도를 이용하는 것이 평가 점수에 포함되기도 합니다. 이익도 중요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우리나라의 물류가 도로, 철도, 연안해운을 가리지 않고 균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유관기관들이 힘을 합쳐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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