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ICD(Inland Container Depot)를 쉽게 말씀드리면 ‘대한민국 최대 수출입 물류기지’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나 한국타이어 등 대형 화주, 중소기업 화주들, 이런 많은 기업들의 수출입 과정을 보면, 선사가 운송사를 통해서 화주에게 공컨테이너를 빌려주고 그것을 부산신항, 광양항, 인천항 등까지 운송, 통관을 합니다. 이런 과정을 종합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수출입 컨테이너 물류기지가 의왕ICD라고 보시면 됩니다.
의왕ICD가 어떻게 태동이 됐는지를 알고 있으면 관련 이슈들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데요. 지금의 코레일(철도공사)은 원래 철도청이라는 이름으로 국가 정부기관이었습니다. 그리고 철도공사라는 이름으로 공기업화가 됐는데요. 1984년 10월 (구) 철도청에서 남부철도화물기지로 추발했습니다. 그리고 1991년, 도로운송이 확대되고, 화물트럭들이 도로를 많이 다니다 보니까 도로가 파손되고, 사고도 발생하고, 오염, 진동, 소음이 심한 문제가 된 겁니다. 그렇게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다 보니까 정부는 도로운송에만 치중하면 문제가 생기겠다고 판단했고 철도운송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낀 거죠.
그렇다면 수도권에 가장 큰 부지에 철도와 도로를 연계해서 복합 운송을 할 수 있는 컨테이너 기지를 조성해야겠다고 생각한 겁니다. 이런 부분에서 SOC(사회간접자본) 위원회에서 의결을 해서 만든 정부 차원의 국책사업이 시작입니다. 민간이 단순하게 만든 게 아니라는 점을 꼭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점용 협약 만료
운영해야 할 회사가 필요했기 때문에 주식회사 경인ICD(의왕ICD)라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15개 기업이 주주로 참여하게 되고요. 우리나라 대표 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 한진, 세방, 동부익스프레스(동원로엑스), 천일, 국보, 양양, 천경, 동진, 삼익물류 등이죠. 이런 기업들이 모여서 주주사를 이루고 그것을 대리해서 운영을 맡은 운영 회사가 경인ICD입니다. 그리고 1993년 6월 22일 지금으로부터 30년 전, 철도청과 협약을 맺었고 이때 철도청이 점용 허가를 내줍니다.
그리고 2023년 6월 30일 그 30년간의 계약이 만료가 된다고 보시면 됩니다. 보통 민간 기업끼리 계약이 종료되면 세 가지 방안이 있어요. 첫 번째는 그대로 계약을 종료시키는 겁니다. 두 번째는 계약 연장을 하는 거죠. 세 번째는 새롭게 입찰 공고를 내서 새로운 계약 주체를 찾는 겁니다. 보통은 문제가 없다면 자동으로 계약이 연장되거나 몇 년마다 한 번씩 계약 조건을 변경하는 등의 방식이고요.
그러나 국가의 협약은 조금 달라서 기간이 끝나면 종료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협약이 종료됐으니까 기존에 컨테이너 운송사(주주사)들은 의왕ICD에서 나가야 하는 거죠. 그러면 코레일은 재계약을 하든가 또는 입찰 공고를 통해서 새로운 계약 주체를 찾아야겠죠. 예를 들어 의왕ICD를 탐냈던 글로벌 선사 머스크나 MSC, HMM 등도 있고, 포워딩 회사들 중에서 급성장하는 태웅로직스, 그동안 의왕ICD의 진입장벽 때문에 들어오지 못했던 물류기업들이 되겠죠. 이런 기업들에게 개방해서 입찰을 통해서 새로운 계약 주체를 찾아서 재계약을 해야 하는 겁니다.
그게 국가사무관리 규정, 또는 공사니까 공기업 사무규정에도 부합한다고 추측이 됩니다. 그런데 계약이 종료된다고 해도 갑자기 모두 나가라고 할 수는 없잖아요. 컨테이너가 수천개, 차가 2천대, 관련 장비도 50대 가까이 있으니까요. 그렇다고 이게 새삼스러운 일이냐를 따지면 또 아닙니다.
이미 10년 전부터 의왕ICD의 협약이 2023년 6월 30일에 종료되니 서둘러서 새로운 계약을 준비하고, 새로운 운영주체를 찾아야 한다고 했거든요. 그리고 코레일이 직영을 하든, 철도물류를 운영하고 있는 일부 기업들과 협업하여 공동 운영을 한다든지 이런 부분들을 모색해야 한다는 내용의 주장들과 자문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들이 전혀 미리 개선되지 않았고, 종료가 되는데 은근슬쩍 3년 자동 연장하는 것으로 계약을 해버린 겁니다. 그것도 비공개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