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미나이 얼라이언스가 기존 해운 운송 방식을 완전히 바꿔놓을 전략을 내세우면서 2월 1일부터 본격적으로 출범했습니다. 허브 앤 스포크 전략을 도입하고, 정시성을 높이며, 탄소 배출을 줄이는 걸 목표로 삼았는데요. 이게 앞으로 해운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난 1부에 이어 구체적으로 살펴보겠습니다.
🚢정시성이 곧 경쟁력
제미나이 코퍼레이션이 정시성 90%를 보장한다고 선언했습니다. 그런데 다른 오션 얼라이언스나 프리미어 얼라이언스는 정시성이 50~60% 수준이거든요. 차이가 확 나죠. 결국, 서비스 품질에서 완전히 차별화되는 겁니다.
해운업계에서 정시성이 중요한 이유가 뭘까요? 단순히 운송 시간이 아니라, 화주(수출입 기업)들의 신뢰와 직결되기 때문입니다. 배가 늦어지면 화물 도착이 지연되고, 고객 입장에서는 큰 손실이 발생합니다. 결국, 신뢰할 수 있는 선사를 찾게 되겠죠. 제미나이는 바로 이 점을 노린 겁니다. 정시성이 뛰어나면 고객 만족도가 올라가고, 그러면 더 많은 계약을 따낼 수 있죠. 이걸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입니다.
⛽선박 연비를 높인다
제미나이가 또 하나 내세운 게 탄소 배출 감축입니다. 항만에서 머무르는 시간을 줄이고 선박의 연비를 최적화해서 탄소 배출을 줄이겠다는 거죠. 그런데 이게 단순한 구호로 끝나면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항구에 오래 정박할수록 연료를 계속 태워야 하고, 발전기를 돌려야 하고, 전기도 계속 써야 합니다. 당연히 이산화탄소,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배출이 늘어나죠. 제미나이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허브 항구 중심으로 운항하고, 나머지 항구는 피더(Feeder, 대형 선박에서 내린 화물을 소형 선박이 최종 목적지까지 운반하는 시스템) 서비스를 통해 연결하는 허브 앤 스포크 방식을 도입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게 있죠. 탄소 배출 감축 목표를 앞당긴다고 해서 그냥 선언만 하면 뭐합니까? 실질적인 감축 전략이 없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지금 제미나이는 2040년까지 탄소 배출 제로(Net Zero, 온실가스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를 달성하겠다고 했고, 하파그로이드는 2045년, 우리나라는 2050년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목표를 당긴다고 해서 실현될까요? 말로만 하는 게 아니라, 실제 이행 계획이 있어야 합니다.
정시성 향상은 공급망 안정으로 이어지며, 이는 화주를 유치하는 좋은 전략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정박 시간 확 줄인다
적시에 항만에 도착하면 연비가 확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습니다. 영국 UCL 바틀렛 대학 에너지 연구소랑 영국 해운 서비스 업체 UMAS가 공동 연구한 결과인데요. 이 연구에 따르면 컨테이너선이나 벌크선(Bulk Carrier, 철광석·석탄·곡물 같은 대량 화물을 운송하는 선박)은 연비가 10% 향상되고, 유조선(Tanker, 원유·석유제품을 운송하는 선박)은 16%, 케미컬 운반선(Chemical Tanker, 액체 화학제품을 운송하는 선박)은 무려 25%까지 연료 절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결국, 운송 속도를 최적화하면 연료를 아끼고, 탄소 배출도 줄일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현실은 반대입니다. 정시성이 낮아지면서 배출가스는 늘어나고 있고, 선박은 항구에 오래 머무르면서 보조 엔진(Auxiliary Engine, 정박 중에도 전력 공급을 위해 가동하는 엔진)을 계속 돌리고 있습니다. 발전기 가동, 선원 생활 유지, 발라스팅(Ballasting, 선박 균형을 맞추기 위해 해수를 채우는 작업)까지, 정박 시간이 길어질수록 연료 소비는 더 많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제미나이는 이걸 해결하기 위해 운항 속도를 최적화하고, 불필요한 정박 시간을 줄이는 방향으로 가겠다는 겁니다.
🌊규칙을 깬 제미나이
제미나이 얼라이언스가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하면서 우리나라 해운업계와 부산항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머스크와 하파그로이드의 연간 물동량이 200만 TEU(1TEU = 20피트 컨테이너 1개)인데, 이게 이제 부산항을 직접 기항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물론 피더 서비스를 이용해 부산항을 경유할 가능성은 있지만, 문제는 이 피더 서비스를 우리나라 업체가 운영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제미나이가 직접 운영할 가능성이 크고, 유럽계 해운사들이 이걸 담당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면 기존에 부산항이 갖고 있던 대형 환적항(Transshipment Hub, 다른 선박으로 화물을 옮겨 싣는 중간 항구)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이 부분이 고민해야 할 문제입니다.
부산항과 국내 해운업계는 이런 변화 속에서 어떤 대응 전략을 가져가야 할까요? 단순히 기존 방식에 의존할 게 아니라, 새로운 물류 네트워크와 협력 체계를 구축하는 게 필요할 겁니다.
제미나이 얼라이언스의 출범은 해운업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의미합니다. 허브 앤 스포크 전략을 통해 운항 효율을 높이고, 정시성을 개선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앞으로 해운업계와 부산항이 이 변화에 어떻게 대응할지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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