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직진, 샥, 하루, 플러스
패션플랫폼들의 배송 경쟁도 치열하죠. 지그재그의 ‘직진배송’은 익일배송서비스로, 서울에서는 당일 또는 새벽배송까지 제공하는데요. 당일은 오후 2시전, 새벽은 오후 10시전 주문하는 조건으로, 카카오모빌리티 ‘오늘의 픽업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서비스를 점차 확대하는 모습입니다. 그러나 2021년 영업손실 385억원, 2022년 영업손실 521억원을 기록하면서 무료로 제공했던 배송서비스를 일부 유료화하기도 했습니다.
에이블리의 ‘샥출발’은 평일 오후 6시 이전에 주문하면, 당일 상품을 출고하는 형태로 도착을 보장하지는 않습니다. 동대문 인근의 풀필먼트 센터를 구축해 동선 등 물류의 효율을 높였으나, 직접 배송을 담당하지는 않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창사 5년 만에 지난해 첫 연간 영업이익 흑자를 달성했다고 밝히면서 주목되고 있습니다.
브랜디의 ‘하루배송’은 오후 2시 전 주문하면 저녁 8시 전에 도착하는 ‘저녁도착(서울지역)’, 내일 도착하는 ‘내일도착(전 지역)’으로 나눠지며, 무료로 배송하고 상품 패킹 현황을 영상으로 촬영하여 제공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지그재그, 에이블리, 브랜디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가 일제히 감소했는데, 그중에서도 브랜디는 전년 동기 대비 58.6% 감소하면서 적지 않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무신사도 지난해 5월 '플러스배송'을 론칭했죠. 평일 오후 10시 전에 주문하면 익일에 배송하고, 교환을 접수하는 즉시 새 상품을 배송하는 ‘빠른교환’, 환불 제품을 픽업하자마자 환불해주는 ‘빠른환불’을 제공합니다. 그러나 PB상품인 ‘무신사스탠다드’와 인기제품 외에 확장 속도가 빠르지는 않아 보이는데요. 더불어 최근 오프라인 매장을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점을 보면 배송역량까지 빠르게 확장시키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물론, 한편으로는 오프라인 매장을 연결해 배송 또는 픽업하는 등의 전략도 가능성이 없어보이지는 않지만요.
✔ 또 다른 영향도
이외에도 올리브영의 ‘오늘드림’, 홈플러스의 ‘1시간 즉시배송’ 등 각 기업들은 배송의 형태를 더 세분화하고, 맞춤형으로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전략이 활발해질 수 있는 이유는 이커머스 기업들이 물류인프라에 역량을 집중해왔기 때문이죠. 쿠팡만 보더라도 파생되는 서비스를 계속해서 만들 수 있는 까닭이 되기도 하고요. 반대로 말하면, 물류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을 경우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또한 배송서비스는 소비자의 만족도를 높여주는 역할도 하지만, 입점 셀러들에게도 중요하게 작용하는데요. 해당 서비스를 이용하는 셀러 혹은 제품의 판매율이 더 높을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오픈마켓에서 구매할 때 빠르게 배송도 받고, 플랫폼에서 직접적으로 관여한 셀러 혹은 제품들에 대한 신뢰도가 올라가기 마련이죠. 때문에 상위 노출을 빌미로 납품업체와의 단가 협상에서 우위를 점한다거나, 경쟁사에 입점하지 않을 경우 배지를 부여하는 등의 행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5년 만에 쿠팡과 LG생활건강의 직거래가 재개됐죠. LG생활건강의 제품들을 다시 쿠팡이 직매입해 로켓배송을 제공할 수 있게 된 겁니다. 업계에서는 뷰티 카테고리인 쿠팡의 ‘로켓럭셔리’를 강화해 올리브영, 뷰티컬리 등과 대항할 수 있게 된 요인이자, 알리익스프레스 등의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에 맞설 수 있는 경쟁력으로 평가하고 있죠. LG생활건강의 입장에서도 확실한 매출처를 확보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역할을 합니다.
동시에 햇반전쟁으로 격화된 CJ제일제당과의 갈등도 재조명되고 있는데요. 현재는 완전히 거래가 중단됐으나, 중국이라는 거대한 적이 생긴 만큼 쿠팡과 합의점을 도출할 수도 있다는 거죠. CJ제일제당은 자사몰 'CJ더마켓‘에 밤 11시 전에 주문하면 익일에 배송하는 '내일 꼭! 오네' 서비스를 도입하고, 네이버와 협업관계를 확대하는 모습이지만, 쿠팡의 로켓배송은 확실한 매출처로, 매력적인 창구이기도 합니다. 공격적으로 D2C(Direct to Consumer) 전략을 구가하던 나이키가 최근 도매업체들과 손을 잡는 모습만 보더라도 새로운 변화가 전망되는 올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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