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커머스 출사표 던진 기업들의 요즘 근황

지난 몇 년 간 마치 유행처럼 다수의 기업들이 ‘퀵커머스’에 진출했습니다. 총 2회에 걸쳐 퀵커머스 시장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9/19 화요일 로지브리지 뉴스레터입니다
2023/09/19 화요일
 
 
 
바다가 잠잠할 때는
누구든지 키를 잡을 수 있다.
 
- 푸블릴리우스 시루스 -
 
 
 

퀵커머스(Quick Commerce)는 근거리에 거점을 두고 빠르게 상품을 배달하는 개념으로 볼 수 있습니다. 배송과 배달은 그 용어의 차이가 있는데, ‘배송(配送)’은 물자를 여러 곳에 나누어 보내주는 것을 가리키는데 ‘배달’보다는 먼 거리에 있는 곳에 가져다주는 개념입니다. 반면 배달(配達)은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는 물건을 가져다주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하지만 최근 배송과 배달의 개념이 점차 희미해지며, 각 기업에서도 배송과 배달을 유사한 의미로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여 부득이 본 콘텐츠에서는 배송과 배달의 의미를 혼재하여 사용했음을 미리 양해를 드립니다.

 

지난 몇 년 간 마치 유행처럼 다수의 기업들이 ‘퀵커머스’에 진출했습니다. 총 2회에 걸쳐 퀵커머스 시장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하는데요. 오늘 뉴스레터에서는 진출했던 기업들의 사례와 현황을 알아보고, 이어서 목요일 뉴스레터에서는 퀵커머스 시장에서 주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기업들 몇 개를 선정해 각 사의 전략을 정리해 보려고 합니다.

 

 

✔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2022년 4월 퀵커머스 서비스 ‘쓱고우’의 시범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일렉트로마트 논현점이 있던 장소에 첫 MFC(Micro Fulfillment Center) 1호점을 마련한 후, 지난 2월 이마트 역삼점에 2호점을 구축하면서 본격적으로 진출하는 듯 보였으나, 서비스가 출시된 지 약 1년6개월이 지난 지금 뚜렷한 성과를 보이지는 않고 있습니다. 이마트가 올해 전략으로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수익성 중심 경영’을 내세운 만큼 업계에서는 공격적인 확장을 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를 ‘수익성’으로 보고 있는데요. 실제로 이마트는 현재 MFC를 PP센터 통폐합 등으로 생긴 유휴공간에만 구축하고 있습니다. 또한 SSM(기업형슈퍼마켓)인 이마트에브리데이에서는 지난해 11월부터 온라인 퀵커머스 ‘e마일’을 공식 론칭했으며 전국 260여개의 매장으로 확대하고 있습니다.

 

 

✔ 홈플러스

 

홈플러스는 2002년 대형마트 최초로 신선식품 배송을 시작했으며, 전국의 대형마트 거점에서 원하는 시간대에 배송해 주는 ‘마트직송’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2021년부터는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매장을 통해 주문한 소비자와 가까운 점포에서 배송하는 ‘즉시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고요. 지난해 8월부터는 3만원 이상 구매 시 즉시배송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면서 올해 5월까지 퀵커머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2% 성장하기도 했죠. 또한 네이버 장보기, 배민스토어에 입점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 롯데쇼핑+SPC

 

롯데쇼핑은 2020년 4월 주문이 들어오면 인근의 롯데마트, 롯데슈퍼에서 1시간 이내에 배송해 주는 ‘바로배송’을 론칭했습니다. 지난해 새벽배송을 중단하고 퀵커머스 투자를 늘리면서 운영 점포를 50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죠. 그러나 올해 2월 롯데슈퍼의 바로배송 서비스를 종료했는데요. 롯데슈퍼는 현재 롯데마트와 통합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기 때문에 중복되거나 수익성이 보장되지 못하는 서비스는 종료하는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롯데온, 롯데마트를 통한 온라인 배송은 유지하며 롯데슈퍼에서는 3만원 이상 구매 시 근거리까지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이에 따라 SPC그룹 계열사와 롯데슈퍼의 배달을 담당했던 ‘해피버틀러’ 서비스도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해피버틀러는 SPC그룹의 계열사 섹타나인이 2021년 12월 론칭한 퀵커머스 서비스입니다. 섹타나인은 이 외에도 ‘해피오더’, ‘해피크루’를 통해 배달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요. 해피오더는 2015년 론칭됐으며, 파리바게트, 베스킨라빈스 등 SPC그룹 계열사의 제품을 배달하는 서비스입니다. 해피크루는 지난해 4월 론칭한 도보 배달서비스 중개 플랫폼으로, 배달원 한 명이 한 번에 한 건만 배송 가능한 것이 특징입니다. 1.5만명의 배달원, 가맹점 수 5천개 돌파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죠.

 
(퀵커머스 경쟁은 오래전부터 시작되고 있었습니다.)
 

✔ 쿠팡

 

쿠팡은 2019년 5월 쿠팡이츠를 통해 처음 배달업에 진출했으며, 2021년 4월 쿠팡이츠서비스를 공식 출범했습니다. 그리고 7월 ‘이츠마트’를 통해 퀵커머스 사업을 시작했는데요. 송파구를 시작으로, 강남구와 서초구에도 이츠마트 서비스를 확대했으나 현재는 송파구와 강동구를 제외한 지역은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습니다. 쿠팡이츠는 올해 배달라이더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요. 올해 초에는 3PL 배달 ‘이츠 플렉스’를 론칭하면서 배달 대행 지사를 늘리기도 했죠. 현재 사이트는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언론에 따르면 5월 서비스를 종료했으며, ‘이츠 플러스’라는 지역 배달 대행사와 협업하는 구조의 비슷한 서비스를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쿠팡이츠 앱 내에서는 와우회원에게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배달시장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려는 모습입니다.

 

 

✔ 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은 2018년 12월 ‘배민마켓(현 B마트)’이라는 이름으로 퀵커머스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MFC를 지속적으로 확대해 수도권 및 지방까지 약 60개를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또한 최근 CJ제일제당, 홈플러스, 전자랜드와의 협업을 확대했고, SKU(품목 수)는 약 7000여개에 이르죠. 이와 같은 투자 덕분에 B마트가 포함된 상품 매출액은 2020년 2187억원에서 2022년 5123억원으로 성장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지난 8월에는 마켓플레이스 형태인 ‘배민스토어’의 CU 배달서비스 지역을 확대하기도 했으며, 이후 전자제품, 주류 등 품목을 훨씬 다양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 요기요

 

요기요는 2021년 GS리테일에 인수되면서 2020년 운영 중단됐던 ‘요마트’를 재론칭하고 GS더프레시 거점을 활용해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는데요. 지난해 6월, 요마트는 론칭 1년 만에 매출이 12배 성장하기도 했으며 SKU는 1만개에 달해 B마트를 앞서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지난해 9월에는 ‘요마트라이브’를 통해 방송 중 주문한 상품을 전국 GS더프레시에서 1시간 이내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고요. 올해 1월부터는 GS25의 상품을 즉시 배송받을 수 있는 ‘요편의점’ 서비스도 론칭했습니다.

 

 

✔ 오아시스마켓

 

오아시스마켓과 ‘부릉’을 운영했던 메쉬코리아는 2021년 7월 퀵커머스 서비스를 위한 합작법인(주식회사 브이)를 출범시켰습니다. 메쉬코리아의 물류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활용하고자 하는 전략이었죠. 그러나 지난해까지도 이렇다 할 결과물이 보이지 않았고, 메쉬코리아의 경영이 악화되자 오아시스마켓은 메쉬코리아가 보유한 브이의 지분을 전량 인수했습니다. 오아시스마켓은 늦어도 올해 1분기 브이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언급했으나, 아직 정식적으로 출시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월 IPO 기자간담회에서 안준형 대표는 “브이의 경우 사업을 시작할 준비는 마쳤으나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시기를 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고요. 우선 KT알파와 합작한 ‘오아시스알파’에서 ‘온에어 딜리버리’ 베타서비스를 연말까지 공개할 계획입니다. 라이브 방송 중에 주문 시 이륜차 배송으로 받을 수 있는 퀵커머스와 라이브 커머스가 더해진 서비스입니다.

 

 

✔ hy

 

hy(한국야쿠르트)는 2021년 사명을 바꾼 뒤로 ‘야쿠르트 아줌마’로 기억되는 프레시 매니저를 통해 라스트마일(말단배송) 영역을 강화했는데요. 자사몰인 프레딧을 통해 기존 야쿠르트나 신선식품 등을 넘어 소형화물 등을 프레시 매니저를 통해 배송하고 있습니다. 올해 4월에는 메쉬코리아 인수를 최종 완료하였고, 1만1000명에 달하는 hy의 프레시 매니저와 1만명에 달하는 부릉 배달 대행 기사를 통해 라스트마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죠. 메쉬코리아는 지난 6월 사명을 서비스명이었던 부릉으로 변경하고, 이륜차 중심의 라스트마일 사업을 강화할 예정으로 이달 말 본사를 hy 사옥으로 이전하면서 협업을 극대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hy는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550억원을 투자해 논산 물류센터를 완공하기도 헀고요.

 

 

✔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2021년 7월 현대차그룹과 손잡고 퀵커머스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이륜차가 아닌 콜드체인 시스템을 갖춘 ‘전기트럭’을 활용해 현대백화점 식품관의 신선식품을 보관하면서, 주문 후 30분 이내로 배송해 주는 서비스였는데요. 이른바 ‘이동형 MFC'라고 볼 수 있는 이 모델은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반경 3km 이내의 지역에 시범 운영되었으나, 뚜렷한 성과는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해당 배송서비스는 2016년 위메프의 '지금 사면 바로 도착'과 유사한 전략으로 보이는데, 위메프의 서비스 또한 현재 중단된 것으로 보이고요. 현대식품관 홈페이지에서는 새벽배송과 익일배송서비스만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 중앙일보

 

중앙일보M&P는 중앙일보가 1998년 설립한 인쇄·유통·마케팅 전문 회사로 주요 사업영역에 라스트마일이 존재하는데요. 57년간 신문을 배달했던 전국 1138개소(21년 말 기준)에 달하는 물류거점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겁니다. 2021년에는 12월 네이버 쇼핑, CJ온스타일의 라이브 딜리버리를 론칭했으며,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물류에 AI 기술을 접목하고, 강화하기 위한 협업도 구축했고요. 2022년 4월에는 C사(CJ올리브영 추정)의 신 LMD사업을 론칭하기도 했으나, 이후 대외적으로 공개된 활동은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라스트마일 사업을 카테고리에 따로 구분하고, 명시해둔 점을 고려하면 이후에 다른 방식으로라도 라스트마일 영역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 2023.09.21 목요일 뉴스레터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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