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자동화 컨테이너터미널은 로테르담입니다. 1993년 'ECT-델타(Delta) 터미널'을 개장했으며, 이후에도 자동화 터미널을 꾸준하게 개장해왔습니다. '마스터플락트 2터미널(APM)'은 전 세계 항만 가운데 자동화의 선두주자로 꼽히기도 하고요. 로테르담은 굉장히 입지가 좋습니다. APM 터미널의 흘수(draft)가 25m급이기 때문에 메가막스, 말라카막스급의 선박을 취급할 수 있거든요. 2015년에는 무인 조정 STS(Ship-to-Shore) 안벽 크레인을 무인화하기도 했습니다. 게다가 로테르담은 IBM과 협업하고 있다는 것도 특징이고요.
현재 자동화 컨테이너터미널은 미국, 독일, 네덜란드, 중국, 일본, 호주, 싱가폴 등 총 14개가 있는 상황인데요. 자율주행과 비슷하게 단계가 존재합니다. 유인 컨테이너터미널, 유인 반자동 컨테이너터미널, 무인 컨테이너터미널, 완전 무인 자동화 컨테이너터미널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또한 본선 하역작업을 무인화하고, AGV를 통한 컨테이너 이송 작업 자동화, ASC(Automated Stacking Crane)을 통한 장치장 스태킹 자동화 등 무인장비들을 도입해서, AI로 운영하는 것을 스마트항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중국이 선두주자
현재 스마트항만은 중국이 앞서고 있습니다. 중국의 칭다오항이 1, 2기 자동화 터미널이 있는데 1기가 2017년부터 성공적으로 완전 무인 자동화 터미널을 작업했고요. 2기가 2019년 11월에 개장했습니다. 합치면 380만TEU인데, 제가 알기로는 지금은 중국 자동화 컨테이너터미널의 연간 취급 TEU가 600만TEU 정도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중에서도 중국이 자랑하는 것은 세계 최초 수소전원 자동궤도크레인을 도입했다는 점입니다. 수소 연료전지와 리튬전지 팩을 결합해서 동력으로 쓰는 건데요. 이게 왜 좋냐면 기존에 부두에서 컨테이너 크레인을 운영할 때는 케이블 릴을 움직여야 해서 불편한데, 자동궤도크레인은 케이블 릴이 필요 없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배출되는 가스도 적고요.
이런 크레인을 만드는 곳은 중국의 ZPMC라는 회사인데요. 전 세계 컨테이너 크레인의 80~90%를 점유하고 있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 중국이 ZPMC의 컨테이너 크레인으로 미국을 감시하고 있다고 얘기하기도 했죠. 중국은 무인 자동화 컨테이너터미널을 이용해 사이클 타임(cycle time)의 속도가 25% 더 향상됐고, 야드(yard) 운영의 효율성도 14% 향상됐다고 합니다. 컨테이너에 대한 장비 안정성이나 AI 시스템도 잘 구축되어 있는 상태고요.
보통 컨테이너터미널에서는 처리하는 물량을 개수로 말하지 않고, 20ft든 40ft든 동일하게 무브(move)로 계산하는데요. 칭다오항에 따르면 2018년, 43.2무브를 기록했습니다. 현재로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규모의 완전 무인 자동화 컨테이너터미널은 상해 양산항 4단계 터미널이기도 하고요. 이런 부분들을 보면 중국이 완전 무인 자동화 컨테이너터미널의 선두주자라는 걸 알 수 있죠.
(물류의 자동화는 반드시 다가올 미래입니다)
✔ 장점도 있지만
무인 자동화 컨테이너터미널의 장점은 네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컨테이너터미널의 생산성이 향상되고, 24시간 운영이 가능하다는 거죠. 인력 교대, 대기 등이 필요 없습니다. 두 번째, 로봇이기 때문에 안전사고가 줄어듭니다. 세 번째, 배출되는 가스가 없습니다. 저탄소, 지속성장이 중요해지는 시대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부분이죠. 네 번째, 운영비용이 낮아집니다. 규모의 경제가 되면서 결국 돈을 벌 수 있다이거죠.
무인화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반대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항운노조 파업의 쟁점 중 하나가 자동화 도입에 따른 고용손실이기도 합니다. 무인화가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죠. 결국 항만에서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다른 일자리로 옮겨가야 하니까요.
✔ 투자가 어려운 이유
우리나라는 지금 늦었어요. 제가 광양항에 있을 때, 24년 전에 우리나라 광양항을 자동화 터미널로 만들겠다고 발표했었거든요. 지켜보니까 입찰하면 계속 유찰이 되더라고요. 우리나라에서는 무인 컨테이너터미널을 한다고 해도 아무도 나서지 않는다는 거죠. 몇 년 만에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가 기업의 입장에서는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류 계약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1년 단위로 계약하는데 지속적으로 수익을 보장을 해줘야 투자를 하죠. 어떤 경우에는 반기만 계약하는 경우도 있고요. 물류기업 입장에서도 투자를 하고, 이익을 벌어들일 수 있는지를 먼저 생각할 수밖에 없는 겁니다. 특히나 물류는 이익이 많이 남는 산업이 아닙니다.
지금은 조금 다를 수 있지만 과거 컨테이너터미널에서 컨테이너를 하나 뜨면 5만원, 광양항은 3만원이었습니다. 신고제나 인가제 등으로 해양수산부에서 제도를 변경한다고 하더라도 결국은 덤핑(dumping)으로 인해 가격은 계속 낮아졌죠. 해외의 경우에는 일본,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등 20만원, 중국 10만원 등 우리나라와 차이가 큽니다. 이런 부분들을 보면 우리나라는 경쟁이 너무 치열한 레드오션(red ocean)이라고 생각이 돼요. 물류산업에 있어서 투자가 더 어려워지는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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