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각이 점점 어려워지는 이유

쉽게 말하면 HMM을 인수할 만한 '매력'이 있어야 된다는 겁니다.
7/24 월요일 로지브리지 뉴스레터입니다
2023/07/24 월요일
 
 
 
누구나 산 정상에 서고 싶어 하지만
행복과 성장은
늘 정상에 오르는 과정에서 나온다.
 
- 앤디 루니 -
 
 
 
글 : 배화여자대학교 국제무역물류학과 구교훈 겸임교수
 
✔ 영업손실 전망
 

해진공(해양진흥공사)이 HMM을 관리하면서 운이 좋았던 게 팬데믹이 왔다는 건데요. 코로나19가 터지면서 해운의 호황이 시작됐기 때문입니다. 팬데믹 이전, 10년 동안 글로벌 해운시장은 불황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했어요.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있었고, 2014년 선사 머스크가 파멸적 경쟁을 선언하면서 선사들의 출혈경쟁이 시작됐습니다. 운임의 하락을 촉진했고 결국 2016년 한진해운이 파산했죠. 그리고 선사들은 지난 3년 동안 단군 이례 초호황이었습니다. 이스라엘의 글로벌 선사 짐라인(ZIM Line)도 망하기 직전까지 갔다가 팬데믹이 터지면서 부활했고요. 

 

이런 부분들은 괜찮았어요. 그러나 글로벌 선사를 비롯, 우리나라 선사들도 올해 하반기에는 적자가 날 수 있습니다. 세계적인 증권 중 하나인 노무라증권에서 하반기에 선사들의 영업손실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요. 먼저 WTO(세계무역기구)나 IMF(국제통화기금) 등의 기관에서 전망하는 세계경제성장률이 굉장히 낮아졌습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3번이나 조정해서 1.4%로 예상됐는데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악입니다. 세계경제성장률이 낮아진다는 얘기는 결국 물동량이 줄어든다는 거예요. 그 의미는 즉 해상운송 물동량이 늘지 않는다는 거죠.

 

글로벌 선복량도 문제입니다. 현재 알파라이너(Alphaliner)를 확인하시면 글로벌 선복량은 약 2600만TEU 정도에요. 또한 발주된 선박이 약 700만TEU거든요. 세계적인 조사기관인 클락슨, 드류리가 발표한 것에 의하면 MSC, 머스크, CMA CGM, COSCO, 에버그린, 하팍그로이드 등의 선사들이 발주한 오더북(발주잔량)이 735만TEU입니다. 그리고 2026년까지 도입이 되겠죠.

 

그러나 글로벌 해상운송 물동량을 전망해 보면 선복량에 못 미친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급과잉, 수요 부족. 배는 많아지고 화물은 없고 그러면 운임은 떨어지고 영업이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경쟁은 치열해지겠죠. 포워딩 기업의 실무자, 차주들과 만나서 얘기해 보면 물동량이 상상초월하게 떨어져서 적자가 됐다는 말씀을 많이 하시더라고요.

 

 

✔ 상황은 '최악'으로

 

이런 상황에서 HMM의 매각이 재점화가 됐어요. 매번 얘기하지만 시기는 늦었습니다. 사실 초호황일 때 매각을 했었어야 했습니다. 시가총액 11조원, 영업이익 8조원 이상, 보유 현금 10조원 이상 쌓여있을 때, 기업가치가 높아졌을 때 빠르게 매각했어야 했는데 놓쳤어요.

 

정부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해진공은 관리하는 입장에서 초호황이기 때문에 즐거웠을 거예요. 이익도 잘 나오고, '매각 타이밍이 아니다. 조금 더 몸집을 키워서 매각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그런데 어떻게 됐죠. 팬데믹이 끝나니까 급격히 시황이 안 좋아졌습니다. 시가총액도 많이 감소했고요.

 

더불어 현재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을 기항하는 글로벌 선사들에게 철퇴를 가하고 있습니다. 하팍그로이드가 지난해 200만불의 배상금을 냈고, 이번에도 완하이라인 등 많은 선사들이 미국에게 제재를 받고 있는 상황이죠. 팬데믹 기간, LA·롱비치항(미 서안 항만)이 마비가 됐고, 미국의 수출입 화주들의 선적이 어려웠는데 이 원인이 선사에게 있다는 겁니다. 많은 미국 화주들이 소송이나 FMC(미국 연방해사위원회)에 제소해서 진행 중입니다. 여기에 우리나라의 HMM과 SM상선도 포함되어 있고요.

 

그러니까 글로벌 경제성장률, 경기 침체, 글로벌 선대의 증가(공급과잉), 미국의 제재 등의 외부적인 환경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는 건데요. 거기에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늘어나면서 TEU 당 운송원가는 낮아지고, 매출은 비례적으로 늘어나게 됐습니다. 글로벌 선사들은 규모의 경제, 범위의 경제를 통해서 경쟁우위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이런 부분이 부족한 중소 해운선사들은 파산할 수밖에 없는 거고요. 이런 부분에서 승부가 갈리는 겁니다.

 

그 승부에서 우리나라의 HMM이 견디고 있고요. 견딜 수 있었던 이유는 거금을 들여서 선박을 구매했고, 활용하고 있기 때문인데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 있는 겁니다. 때문에 '얼마에 매각할 것인가'가 이슈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형편없는 가격에 매각이 되면 '국민의 세금이 어디로 갔느냐'라는 의문이 따라오게 될 거니까요.

 
(HMM을 꼭 민간기업에게 매각해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 HMM의 전략은?
 

‘HMM이 어떻게 나아가느냐’도 물론 중요합니다. 사실 지금까지 HMM이 적극적으로 전략을 펼친 부분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현대LNG해운 인수 의사를 밝혔지만 결국 그건 같은 계열인 해운 분야이기 때문에 리스크를 감소시키는 데에는 도움이 안 될 것으로 생각되고요.

 

리스크를 잘 관리하는 대표적인 사례는 선사 머스크입니다. 해운이 침체기로 들어갔으니까 또는 침체기가 예상이 되니까 항공사업에 진출한다든가, 컨테이너터미널, 내륙운송, 철도운송, 은행, 정유, 탱커 등 사업을 다각화한다든가. 그래서 머스크는 불황에 대한 걱정이 적습니다. 현재 1위인 MSC의 경우에는 발주한 선박들을 합치면 600만TEU로 아마 압도적으로 1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장은 좋겠지만 해운 불황이 본격화되면 불안정한 길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해운 전업 글로벌 선사인 MSC, 하팍그로이드, 짐라인, ONE 이런 곳들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해운으로 최고가 되겠다는 꿈은 좋지만, 글로벌 선사들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고 파멸적 경쟁을 촉발한 머스크,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다른 글로벌 선사들을 고려하면 상황은 더욱 어렵습니다. 그렇다고 지금 HMM이 선박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그것도 아닙니다. 알파라이너에서는 현재 선복량, 용선, 발주한 선박 등을 합쳐서 총 선복량을 산출하는데요. 상위 기업들은 발주한 선박이 많아요. CMA CGM은 2026년에 머스크를 뛰어넘는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HMM은 약 20만TEU정도 발주한 상태인데 그것만으로는 8위도 수성하기 어려워 보이는 것이 현실입니다.

 

 

✔ 매각이 어려운 이유

 

이런 상황을, 인수 후보로 거론되는 기업들이 모를까요. 다 압니다. 포스코, 현대글로비스, LX판토스 등이 HMM 인수를 꺼려 하는 이유입니다. 겉으로만 보면 좋아요. HMM은 영업이익도 높고, 현금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시가총액도 높잖아요. 그렇지만 그룹 차원에서 기업을 인수한다는 것은 미래를 봐야 하는 거거든요. 지금이 좋다고 앞으로도 좋은 건 아닙니다. 앞으로 침체기가 오고, 불황이 와서 최악이 되면 그룹의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도 있어요.

 

쉽게 말하면 HMM을 인수하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어야 된다는 겁니다. 현재가치, 미래가치, 주가, 사업의 현황, 해당 산업의 지속가능성 등이겠죠. 지속가능하게 이익을 낼 수 있는지를 봐야 하는데 해운산업 자체로도 굉장히 불확실하다는 거고요. 때문에 지금 SM그룹이 얘기한 4조5천억원도 어쩌면 다른 인수기업으로서는 꺼려질 금액이 될 수도 있어 보입니다. 결국 기업 경영의 측면에서 어떻게 지속가능한 사업을 구축할지, 산업은행이나 해진공의 입장에서는 HMM을 얼마에 매각할 것인지가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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