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서 계속>
김 : 이 부분도 질문드리고 싶었는데, 전에 화물연대에서 주장했던 지입제 구조. 일본에서 시작해서 없어졌고, 대만은 일부 있는데 5년 내 없앤다. 우리나라만 95%가 지입제 구조라고 하는데, 교수님이 보는 실제 현실은 어떤가요?
구 : 지금 우리 국민들은 뉴스에서 들었지만 구체적으로 잘 모르실 수 있어요. 우리 물류하시는 분들도 지입제 실체를 완벽하게 어렵습니다. 제가 들여다보는 지입제 구조는 차주들과 인터뷰 해보면, 화주는 제조나 수출입, 유통회사죠. 이 사람들이 짐을 이동해야 하고 운송해야 하죠. 이 화주들이 짐을 주는 사람들이 바로 주선사죠.
주선사는 둘로 나뉩니다. 흔히 포워딩회사라는 곳이 있죠. 여기는 아무것도 없고 흔히 사무실만 있죠. 운송수단이 없죠. 그러니까 운송사 혹은 용차사에 다시 물량을 주죠. 운송사는 또 직영을 안 해요. 그러니까 용차사나 위수탁기사에게 주겠죠? 또는 차주와 지입제로 계약을 하거나. 그런데 용차사는 번호판만 있어요. 그러니까 본인들이 하는 게 아니라 아래 기사들이 합니다. 이게 바로 다단계다. 이 다단계의 가장 큰 문제가 뭐냐면 알선사가 있다는 거예요. 알떼기예요. 듣기 좋습니까? 알을 빼 먹는다? 알을 떼 간다? 이 말이예요. 왜 중간에서 소개만하고, 수수료죠. 이걸 먹는 중간에 단계가 너무 많다. 그래서 우리가 다단계 운송이라는 거예요.
자본주의에서 이런 거예요. 유통도 도매와 소매가 있죠. 다단계가 나쁜 게 아니죠. 다단계는 유통 단계가 있어야 하는데 단, 다단계는 자본주의에 있어야 하는데, 다단계가 지나치게 많거나 중간 플레이거 취하는 수수료가 과도하게 높으면 맨 마지막에 취하는 차주들의 수익이 작다는 겁니다.
이 부분이 그럼 인간다운 최저 생계비에 만족을 하느냐가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화물연대가 자꾸 파업을 하려는 거고, 안전운임제가 나왔어요. 최저임금과 유사한 게 안전운임제예요. 안전하불운임제라고 하죠. 안전하불운임을 국가가 법으로 정하라는 거죠.
김 : 여기서 잠시 정리하면 우리나라 구조는 화물차주분들이 회사에서 고용하는 월급제가 아니라, 개인사업자의 사장님들입니다. 일감을 받아서 건 당 수익을 취하는 구조고, 이런 구조가 유래없이 우리나라에 잔존해 있고, 여기서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죠.
최근 화물차주 100여분 설문조사를 해보니까, 화물차주 92%의 평균 수면시간이 6시간 이하였습니다. 순수익은 200~300만원이 38%, 200만원 이하 28%, 그리고 22%는 300~400만원 선으로 나타났어요. 생각보다 장거리 운행을 하는데도 수면시간이 낮고 수익이 낮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도로 위 화물차주들이 장기간 운행시간과 적은 수익으로 차량 사고를 유발할 수 있다는 거죠. 즉 국민 누구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지입제도를 직영제로 전환하는 것이 정부나 국토부에서 논의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교수님은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구 : 제가 하루에 기사님들 일하는 시간을 찾아보니까, 한국교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1일 평균 화물차주 운행시간이 12.8시간. 세부적으로 나누면 운행시간 7.8시간, 그리고 대기 및 상하차로 인해서 대기를 하는데, 이게 심각해요 우리나라가. 이게 5시간. 근데 차주들과 인터뷰를 해보니까 12.8시간 보다 많으면 많았지.
왜냐? 의왕ICD에서 부산신항을 왕복하는데, 밤 늦게 도착하면 공컨테이너를 받아주질 않아요. 공컨테이너를 CY에 반납하려면 선사의 인스펙션이 있어야 하거든요. 또는 CY 운영사가 52시간 근무로 일을 안해요. 그러니까 근무체계 변동으로 인해서 차주들은 갖고 내려가도, 받아주지 않고. 상하차 대기시간이 오래 걸려요. 항만이 복잡하니까 순서를 기다려야죠. 그 대기시간에 쪽잠을 도로 위 차 안에서 자는 거예요. 잠이 오겠습니까? 충분한 수면을 못해서 수면의 질이 아주 나쁘죠. 이런 걸 다 포함하면 하루에 13~14시간을 일한다고 보는 거예요. 이것이 한달 내내 이렇다는 거죠.
그래서 일하는 근무시간의 문제가 되는 거고. 지금 안전운임제다, 표준운임제다, 참고운임제다. 지금은 신고제죠. 이런 것들의 이름이 중요한 것이 아니예요. 실제로 차주들이 최소한의 운임을 받고 있느냐, 또 화주들은 우리들은 줄 것 다 줬는데, 중간에서 뭔가 잘못된 것 아니냐고 할 수도 있어요.
그런데 그 말은 일부는 맞지만 상당부분 맞는 게 아니예요. 화주들 지금 봅시다. 최근에 화물연대가 포스코 때문에 파업을 했다가 타결을 했어요. 왜냐? 포스코가 이런 걸 했어요. 최저입찰제. 이게 이번에 나온 게 아니라, 포스코가 수년 전부터 PI(프로세스이노베이션)라는 걸 합니다. 이게 물류비 절감하고 프로세스 합리화 하는 거예요. 포커스는 물류비 절감이겠죠?
김 : 말은 그럴듯 하지만 결과적으로 운임을 깎겠다는 거네요.
구 : 그래서 뭐냐면 입찰하면 우리나라 포스코 거래하는 대기업들. CJ대한통운, 세방, 동방, 한진, 동부 이런 큰 기업들이죠. 포스코와 일을 하는 기업들이 입찰을 하니까 서로 달려들어서 최저가로 하지 않으면 못 따니까, 결국 운임이 내려가겠죠. 포스코는 내려가면 철강의 물류원가가 줄겠죠. 국민들 입장에서 나쁜 건 아니고. 그 밑에 받는 차주들 운임은 더 내려가고.
이런 것들이 선순환이 아니라 악순환이다. 그래서 화물연대가 도저히 안되겠다. 안전운임제 전 품목, 전 분야로 확대하고 일몰제 3년 폐지하고 상시 안전운임제 하라는 거죠. 그래서 이제 포스코도 운송료를 인상해서 파업을 막았죠.
김 : 물류를 멈춰서 세상을 멈추자라는 이야기를 화물연대에서 하는데, 이분들 입장에선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것들도 이해가 되네요. 또 물류 대기업들도 화주의 최저입찰제 구조로 어쩔 수 없이 운임을 인하해서 시장이 돌아가는 구조가 결국 상위에 있는 화주. 수출입기업들이 갑의 위치에서 횡포를 부리는 게 아닌가라는 시각도 갖게 되네요.
구 :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갑과 을의 관계가 많잖아요. 사회 전반에 갑과 을의 관계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주. 이런 갑과 을의 관계. 편의점도 마찬가지고. 운송에서 용차사와 운송사. 용차사와 지입회사와, 지입차주. 그렇죠? 모든 게 갑과 을의 관계로, 운임이 제자리다. 제가 한국교통연구원 통계를 보니까 2012년, 7년전 40피트 컨테이너 운임이 44만415원. 그런데 2017년 44만8031원. 그러니까 6년 간, 1.7% 올랐습니다.
이게 연구기관에서 낸 자료예요. 현실은 더하겠죠? 이 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2012년 96.7, 2017년 103.31. 소비자물가는 올랐는데 40피트 운임은 그대로다. 그런데 재밌는 건 20피트 컨테이너 운임은 좀 올랐어요. 2012년 32만6120원. 2017년 37만4091원. 14.7% 올랐어요. 여러분 잘 보세요, 40피트는 그대로인데, 왜 20피트 컨테이너만 올랐을까요? 이런 겁니다. 20피트는 크기는 작지만 무게가 많이 들어가죠. 운송회사 입장에선 효율이 좋은 거죠. 컨테이너 차량에 20피트 두 개 싣는 것과, 40피트 하나 싣는 거, 당연히 20피트 두 개 싣는 게 돈이 되죠. 이걸 콤바인이라고 하는데, 요즘 콤바인이 많이 없어졌다고 운송사 CEO들이 그러더라고요. 그래서 물류를 최적화하려면 콤바인과 복합운송. 왕복은 힘드니까, 복합운송, 매치백이라고 하는데, 20피트는 오르는데 40피트는 제자리다. 그런데 소비자물가는 다 오르고, 기름값, 차가격 등. 그러니까 차주가 다 죽겠다는 거죠.
이번에 실제 차주들 인터뷰 해보니까, 그런 거죠. 화주가 컨테이너 국토부 신고 가격이 있는데, 100이라고 치면 차주들이 실제 수령하는 가격은 55, 65밖에 안된다. 그 중간은 누가 수취하냐. 다단계 중간 알선사가 가져가는 거죠. 아니면, 화주들이 100을 안주고 경쟁 입찰을 하잖아요. 이걸 아셔야 해요. 우리나라 수출입 화주는 다 입찰을 합니다. 삼성 LG 포스코 기아 현대 한국타이어 이런 곳들은 해상, 항공, CY, 항만터미널, 창고, 3PL 다 입찰합니다. 그러니까 경쟁이 심하고. 입찰을 하니까 물류비가 내려가서 화주들도 수출입 경쟁력이 생기고. 그래서 이게 이율배반적입니다. 뭐냐? 안전운임제에 대해서 무역협회에서 굉장히 반대해서, 항상 의견을 냅니다. 무역협회와 대한상공회의소는 화주단체입니다. 수출을 하려면 물류비 올리면 안 된다. 안전운임제에 대해서 화주단체는 언론에 입장을 냅니다.
우리나라는 화주단체가 갑이죠, 을은 물류죠. 병은 용차사나, 정은 바로 차주입니다. 갑을병정, 제가 항상 이런 이야기를 하는데. 이렇게 대립구도로 가면 안 되죠. 하지만 현실은 대립구도로 돼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출이 세계 6위고, 무역이 9위. 경제규모 12위. 정확하게 아셔야 합니다. 그런데 물류성과지수(LPI)는 25위라는 거. 뭘 뜻하죠? 무역은 잘하는데, 물류는 25위다. 그럼 뭐다? 무역에 비해 물류가 뭔가 문제가 있구나. 이렇게 생각을 하셔야 합니다. LPI를 항상 세계은행에서 발표를 하는데 작년에 25위로 하락했어요. 예전에 21위까지 갔는데.
김 : 그런데 교수님 수출입 경쟁력과 물류성과지수를 같은 선에서 같이 비교하는 건 무리가 있지 않나요?
구 : 당연하죠. 그럼에도 최소한 어느 정도는 관련성이 있어야 하지 않느냐? 너무 순위 차이가 크다는 거죠. 물류가 너무 3D 업종이고 홀대받고, 지원이 없고.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수출드라이브 정책이었어요. 박정희 대통령 때부터 경제개혁 5개년 때부터 수출드라이브 정책이었어요. 첫째도 둘째도 수출. 제가 어릴 때 쥐까지 잡아서 수출했어요. 쥐를 주면 돈을 줬어요. 그걸로 가죽인지 뭔지 털인지, 제가 듣기로. 또 여성 머리카락. 그 가발 수출을 많이 했거든요. 지금 세대는 잘 몰라요. 지금은 우리나라 3대 수출품이 있어요. 반도체 석유화학 석유정제. 그리고 조선 자동차 이렇게 나갑니다. 예전에는 완제, 완구, 봉제, 가발, 중석. 이랬거든요.
이 당시에는 먹을 게 없으니까 수출을 해야 한다. 수출만이 살 길이다. 수출을 지원하다보니까, 물류비를 억제했죠. 컨테이너만 유독 모든 화물은 자율제인데, 컨테이너만 상한신고제가 됐죠. 이걸 알아야 한다는 거예요. 우리나라 모든 화물이 얼마나 많겠어요? 다른 화물은 다 자율입니다. 운임이 자유롭죠. 그런데 화물에서 컨테이너 규제해요. 수출을 장려하고,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 여기서 출발하죠. 이게 지금까지 족쇄를 채우고 있죠. 당연히 화주들은 수출을 하려면 물류비가 싸야 하지 않냐? 그런데 물류업계는 이제 그만 우리가들이 희생해야 한다. 제 값 받아야 한다. 이런 거죠.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