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및 제작 : 로지브릿지
■SK증권 유승우 연구위원
쿠팡의 실적에 대해서 안정적인 영업 흑자 기조로 접어들었다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쿠팡이 지난 수년간 사업의 확장 국면에서 풀필먼트 서비스까지 내재화하게 된다는 것에서 흑자 기조로의 완연한 전환으로 말씀드렸는데요.
1분기 실적에 대해서는 어닝 쇼크로 받아들였죠. 원인은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 파페치를 인수했던 영향이 있고, 두 번째는 C커머스 공세로 인한 실적에 대한 악화도 무시할 수 없는 대목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도 그럴 것인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봐야 할지는 분명 개선될 여지는 있지만, 연간으로 흑자를 기록할 수 있는 여건은 쉽지 않다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먼저 적자의 원인 중 첫 번째인 파페치에 대해서 말씀드려볼게요. 파페치는 명품 거래 플랫폼입니다.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등 명품들의 중고 거래를 통해서 유통하는 플랫폼인데 몇 년 동안 고물가 국면이 길게 이어지고 있고 명품에 대한 수요 자체가 이전보다는 낮을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건 파페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거죠. 연내에 쿠팡이 파페치의 완전한 흑자 전환을 기대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C커머스는 중장기적으로 더 큰 이슈라고 봅니다. 알리, 테무를 비롯한 중국계 이커머스 기업들의 한국에 대한 공습이 거세지다 못해 유의미한 거래 금액을 찍을 정도로 자리를 공고히 해 가고 있는 상황이죠. 그만큼 국내 유통시장에 다른 해외 유통 플랫폼들의 진출이 용이하다. 진입장벽이 낮다는 걸 보여준 사례이기도 해서 C커머스의 공습은 앞으로 더 공격적으로 나타날 것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는 생각입니다.
앞으로 쿠팡이 이들을 상대하기 위해서 지출해야 하는 마케팅 비용, 신규 투자 재원으로 현금을 지출해야 한다든가 그런 맥락에서 아쉽지만 연간으로는 실적에 대해 긍정적인 기대감을 가지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물론, 본업이 가져가는 비즈니스모델이 변한 건 없습니다. 풀필먼트 서비스를 그만둔다거나 직매입 구조를 탈피하는 건 아니기 때문에 안정적인 실적에 대한 베이스를 가져갈 수 있는 비즈니스모델은 여전히 유지하고 있죠. 다만, 신규 투자로 인해서 발생하는 적자를 감당해야 하는 부분과 C커머스라는 경쟁자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실적에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접근을 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현재 쿠팡이 신규 투자 여지가 있냐고 본다면 충분히 있다고 봅니다. 쿠팡이 수조원대의 투자금을 집행하겠다는 맥락이 일시에 수조원의 현금을 투자해서 신규 서비스에 대한 구축이나 자산을 구축하겠다는 의미가 당연히 아니죠. 전 세계적으로 수조원의 금액을 일시에 투자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가 않음을 여러분들 모두 아실 텐데 순차적으로 C커머스 공습에 대비하기 위한 에셋들을 효율화하는 작업을 통해서 현금을 소분해서 집행한다는 맥락으로 이해하면요.
‘당장 쿠팡이 돈이 없는 것 아니냐’라고 접근하기보단 쿠팡은 명백하게 매출이 성장하고 있고 현금을 창출하고 있는 기업입니다. 로켓와우 클럽 회원 수가 늘어나면서 소비하는 금액 자체가 쿠페이 머니라는 형태로 쿠팡에 들어왔다 나가기에 이자수익까지 감안하면 쿠팡은 신규 투자 여력이 충분히 있다는 거죠.
당장 C커머스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도 쿠팡은 여전히 경쟁하고 있거든요. 배달앱끼리의 무료배달 경쟁도 그렇고요. 그리고 해외에서 들어오는 C커머스 기업들과의 경쟁에서도 충분히 대비가 되어 있고 체력이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합니다. 그 베이스에는 앞서 말씀드렸던 풀필먼트를 포함한 선순환 구조를 갖췄다는 점에서 그 이유를 꼽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