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및 제작 : 로지브릿지
■한국국제물류사협회 구교훈 회장
지금 글로벌로 보면 콥28, COP이라고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라는 게 있습니다. 이 총회에서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2~3%가 해운이고, 온실가스 배출이 낮은 선박을 도입해야 한다는 내용이 발표됐죠. IMO(국제해사기구)가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머스크, 하팍그로이드, CMA CGM 등 이런 선사들이 CO2 배출량을 얼마까지 줄이겠다, 2040년까지 탈탄소를 하겠다. 이런 식으로 발표하고 있는 겁니다. HMM도 2050년까지 하겠다고 발표했다가 제미나이를 보고 목표를 바꾼 바 있죠.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2018년 대비 26.3% 감축하기로 했는데 이걸 40%로 상향했습니다. 또한 수송부문, 해운, 도로, 철도, 항공 이 부분을 2030년까지 2018년 대비 37.8% 감축해야 하는데요. 그런데 뭘로 감축하죠? 2030년이 코앞인데 큰 변화가 없습니다. 아쉬운 부분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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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진흥공사에서 최근 발표한 바에 따르면 해운기업의 친환경 대응을 위해 친환경 선박 원스톱 지원 체계를 운영하겠다고 했어요. 좋은 거죠. 친환경 선박 인증 3등급 이상, 그리고 친환경 연료, 암모니아, 메탄올, LNG 등 이런 부분을 도입할 때 지원하겠다는 겁니다.
문제는 이 탈탄소, ESG 중에서 Environment 이게 왜 어렵습니까. 자본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고, 두 번째는 아직 국제 표준화가 잘 안 돼 있어 성과를 평가하기 어렵고요. 세 번째로는 EU(유럽연합)이나 IMO가 규제를 하고 있는데 이게 구역마다 다릅니다.
중국은 중국대로 규제가 있고, EU는 EU에 들어오는 선박을 규제합니다. 지역마다, 구역마다, 시기마다 다르니까 선사로 하여금 불확실성을 증폭시키고 의사결정을 주저하게 만들죠. 그 다음에는 이 친환경 연료 중에서 어떤 것이 바람직한 거냐. 암모니아, LNG, 메탄올 등 아직 정확한 답이 없습니다. 또한 ROI(투자 대비 수익률)도 선사들이 어렵게 생각하고 있으며, 투자를 위한 금융적인 부분도 아직 미비한 상태죠.
어쨌든 친환경 탈탄소로 가는 건 분명한 것 같습니다. 때문에 우리나라가 선도적으로 하지 않으면 EU가 주도하는 법이나 규제에 따라갈 수밖에 없어요. 그 규제는 머스크, 하파그로이드가 앞장서서 만드는 겁니다.
우리나라 HMM은 원래 해운선사지만 이제는 단독으로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요. 글로벌 선사 TOP10을 보시면 잘 나가는 선사들은 해운만 하지 않습니다. 머스크, MSC, CMA CGM, COSCO, 에버그린 등 철도도 하고, 내륙운송, 항만, CY, 통관, 창고 등 여러 가지 일을 합니다. 거기서 많은 부스러기 일들이 일어나고 연관된 사업이 일어나는 거죠.
우리가 물건을 수출하고 수입하는 것은 해상운송만 있는 게 아닙니다. 선사가 발행하는 BL(선하증권)은 Port TO Port 이 항구에서 항구까지만 책임지는 거예요. 그러나 화주들이 원하는 건 End to End, Door to Door죠. 모든 물류 활동을 원스톱으로 서비스하는 게 화주들의 바램입니다.
그런 니즈를 맞춰줄 수 있는 기업이 제대로 된 기업입니다. 보통 종합물류기업 혹은 복합기업이라고 하죠. 머스크가 쓰는 표현인데 복합기업, 그러니까 해운기업에 머무르지 않는다. 해운기업은 결국 리스크가 있다는 거죠. 해운, 항공, 철도, 도로, 항만, CY, 창고, 스페일, 통관, 포장, 이커머스 등 많은 영역에서 종합물류를 해야 케파도 늘어날 수 있습니다.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큰 물류기업은 DHL입니다. 이들이나 쉥커, 퀴네앤드나겔은 해상, 항공, 철도 안 하는 게 없습니다. 이들은 캐리어가 아니며 프레이트 포워더죠. 이 순위권에 최근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해상 컨테이너 쪽으로 LX판토스가 들어갔습니다. 대단한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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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은 여력이 생겼죠. 그런데 HMM이 앞으로 해운 관련 사업만 하다가는 해운시황이 악화되거나 안 좋아지면 리스크가 커집니다. 해운시황이 악화되면 터미널, CY, 래싱, 검수 등 관련 사업들은 다 안 좋아지고요. 때문에 이게 아니라 물류, 유통, 무역 쪽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겁니다.
머스크가 말레이시아 탄중펠레파스항에 지분을 투자하고, LX로지스틱스를 4조8천억원에 인수하고 전 세계 터미널을 60~70개 갖고 있습니다. 글로벌 터미널 오퍼레이터 중에서 선사들이 여러 개 있는데 MSC, 머스크, COSCO 전부 GTO입니다. 그 다음에 허치슨, PSA, DP월드 그러니까 우리나라는 취약하다는 거죠.
이번에 HMM이 대만의 가오슝 터미널의 선석 중 2개짜리를 매각합니다. 장사가 안 돼서. 대만도 이제 끝났다 이겁니다. 제미나이에서 대만 패싱한다고 했던 곳이 가오슝이거든요. HMM이 한진이 망할 때 그걸 인수해서 도저히 손익이 안 나니까 이번에 매각하는 거죠.
사실 지금 늘려도 시원찮을 판에 줄이고 있어요. HMM의 컨테이너 볼륨을 늘리는 게 필요합니다. 그 다음으로는 범위의 경제. 숟가락을 여러 개 넣어야 합니다. 운송, 하역, 보관, 창고 이런 식으로, 다음에는 해상 컨테이너, 벌크 여러 가지를 하는 거죠. 이게 백화점식이 될 수도 있지만, 앞서 언급한 DHL, 쉥커, 퀴네앤드나겔이 다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또한 CJ대한통운도 많은 업을 하고 있어요. 세방, 한진 등 이런 회사들이 망하지 않는 까닭입니다. 항상 이익이 나고 있죠.
HMM도 앞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서 범위의 경제, 규모의 경제를 넓히면서 글로벌 선사들이 경쟁하고 있는 게 뭔지 벤치마킹도 하고 그런 식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해운 관련 사업만 하는 것은 반대입니다. 문제가 있다고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