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조·신유통 C커머스에 대응하는 한국 기업들의 자세

■기획 및 제작 : 로지브릿지

■유통의신 조철휘 박사

■유통의신 마종수 교수

■숙명여자대학교 서용구 교수

■마종수 : 마윈이 얘기했던 게 오신이라고 해서 신유통과 신제조가 있습니다. 2016년도에만 하더라도 체감 못했는데 이제 신제조가 어떤 건지 뼈저리게 와닿는 시기가 된 것 같아요. 알리바바, 알리익스프레스도 그렇지만 특히 쉬인 같은 기업들이 옷을 만드는데 옷의 최소 제작 단위가 놀랍죠.

국내에서는 한 100만 단위까지 가거든요. 한 번 만들 때 몇 십만장에서 몇 백만장을 한 번에 만들어야 원가경쟁력이 있잖아요. 그래서 보면 국내 오프라인 기업들이나 대형마트들은 옷을 만들 때 그냥 아이템 몇 백가지를 가지고, 몇 백만장을 만들거든요. 근데 지금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특히 쉬인은 한 번 만들 때 50장 단위로 생산합니다. 사이즈도 다양합니다. 그러면 하나의 옷을 50장 정도로 만들어놓고 선택의 폭은 넓힐 수 있거든요.

■서용구 : 국내에서는 상상도 못하죠. 지금 유니클로나 이런 곳에 대해서 제조인프라가 좋다고 하는데 쉬인은 제조, 유통, 물류를 완전히 한 기업이 하는, 50장 단위의 소형 제작도 가능한 지금까지는 존재하지 않았던 유형의 기업이거든요. 알리, 테무, 쉬인 모두 유통 교과서에는 존재하지 않는 기업들입니다. 그래서 무섭다는 거고요.

어쨌든 중국이 우리나라와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디폴트로 놓고, 생각해야 되는 시대가 됐다고 생각하고요. 초저가 이커머스 시장이 우리나라에서 10조원 이상 되는 메이저 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결론지을 수 있을 것 같아요.

■조철휘 : C커머스는 지속해서 성장할 것 같은데요. 국내 유통기업들도 가만히 있을 수 없습니다. 소매업체, 업태 별로 다양한 변화가 있겠는데 어떻게 나아가야 할까요?

■서용구 : 우리나라가 2020년부터 인구가 줄고 있어요. 그래서 내수시장이 다운사이징 마켓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기본적으로 객단가는 늘고 있기 때문에 시장 자체가 마이너스 성장을 하진 않겠지만요. 지금 2%대 저성장 국가가 됐기 때문에 전 세계에서 이커머스 경쟁이 가장 치열한 시장이 한국이라고 얘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지금 수익률도 양극화되면서 1등이 이커머스고, 2등을 가지고 편의점과 백화점이 비등비등한 수준인데요. 대형마트가 4등으로 쳐졌다는 게 쇼킹하거든요. 전 세계에서 짧은 기간에 마켓셰어 1등에서 4등으로 미끄러진 사례가 없을뿐더러 대형마트의 성장을 20년간 봐왔기 때문에 충격적입니다.

이마트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을 만나보니까 사기도 많이 저하됐다고 하더라고요. 예전에는 한국 유통의 최고 주역, 메인 플레이어였다면 지금은 많이 변화됐잖아요. 특별하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렇게 돼서 황당한 부분도 있다고 해요.

또한 우리나라처럼 도시화율이 90% 이상인 국가가 별로 없어요. 아파트라고 하는 일종의 모여사는 형태가 있어서 밀집도도 높고, 이런 주거형태 때문에 이커머스 인프라가 세계 최고인 거죠. 그래서 이렇게 빠르게 확산된 겁니다.

■조철휘 : 전 세계에서 제일 잘 돼 있죠.

■서용구 : 5년 전만 해도 쿠팡이 언제 망할지에 대해서 서로 얘기하는 상황이었거든요. 상장하고서도 돈은 만들었지만 계속 적자기업이었습니다. 그런데 손정의 회장이 큰돈을 적절하게 공급했기 때문에 살아남았고 여기서 코로나19라는 시기를 타고난 거고요. 거기서 물류센터에 투자하면서 진득하게 효율성을 높여왔기 때문에 오늘의 쿠팡이 된 건데 지금 매출이 32조원 정도인데 어디까지 갈지 마종수 교수님은 어떻게 보십니까?

■마종수 : 지난해에 매출이 32조원이 나왔고, 거래액으로는 이미 50조원이 나왔었거든요. 만약에 매출로 50조원을 달성하면 전체 시장에서 25%, 30%까지 가려면 60조원 정도는 가야하는데 이 선이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알리, 테무, 쉬인이 없었다면 지난해에 네이버가 4/4분기에 4.9%로 신장률이 떨어지면서 국내 시장을 쿠팡이 독점하고 질주하는 그림이었거든요.

그런데 이 틈새를 알테쉬가 파고들었고요. 그래서 쿠팡은 지금 50조원의 매출을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내부적으로 체인지가 되는 거죠. 로켓그로스나 로켓직구로 나왔던 매출이 스왑이 되면서 50조원 정도는 유지가 될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점유율 자체가 높아지는 건 아니라는 거죠.

쿠팡이 꿈꿨던 건 원래 30%라는 점유율을 달성하고 싶었는데 지난해까지는 문제가 없었으나 알리, 테무가 등장한 이후로는 쉽지 않고, 거꾸로 알리, 테무는 쿠팡의 점유율을 뺏어온다기보다는 네이버, G마켓, 11번가 등 신선이 그렇게 강하지 않은 업체들의 점유율을 뺏어오면서 쿠팡, 알리테무, 네이버 이렇게 삼두마차 체제로 갈 것 같습니다.

다만, 이제 우리가 알리를 제재, 통제할 수 있을까라고 보면 저는 물류가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물류 주도권을 갖고, 통관이라든지 이런 부분에서 알리한테 밀리지 않고 조율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알리의 성장 속도를 조절하면서 국익을 지킬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여기서 너무 많은 부분을 양보하면 급속도로 추가 기울 수 있다고 봅니다.

■서용구 : 그러면 알리가 약속하는 역직구 시장은 어떻게 보세요?

■마종수 : 역직구는 사실 거꾸로 시장이 이미 중국발로 다 채워져 있기 때문에 우리가 알리를 타고 역직구로 나가기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매년 지금 축소되고 있는 이유가 우리가 제일 컸던 시장이 중국이었는데 중국 화장품 시장이 쪼그라들어서 그렇게 된 영향도 있거든요.

또 경쟁력으로 본다면 가격부분에서 알리, 테무 쪽으로 많이 뺏겼고요. 다만, 이제 우리가 브랜드를 지키고 품질을 지킨다면 강점을 가질 수 있겠죠. 지금도 지인 중에서 알리바바 글로벌 사이트에서 많은 상품을 판매하는 분도 있어요. 알리익스프레스나 1688닷컴 등보다는 가격은 한 3배 이상 비싸지만, 글로벌 바이어들은 한국 제품을 찾더라고요.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에게 너무 겁먹지만 않고, 품질을 지키고, 신뢰도를 지키고 브랜드를 지켜 나가는 부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서용구 : 한국이 유니크한 제품들도 있지만 김이라든지, 이런 건 중국이 도저히 쫓아올 수 없는 특정 품목들을 계속 개발한다면 알리익스프레스가 150개국가에서 영업하고 있기 때문에 역직구 시장도 열려는 있다고 봅니다. 100% 비관적이지는 않죠.

■조철휘 : 최근 LG생활건강이 알리하고 케이베뉴하면서 매출이 반등했더라고요. 그런 영향도 있고 김도 수출시장 1조원이 넘었기 때문에 이런 역직구 시장도 가능성을 봐야겠습니다.

■마종수 : 한편으로는 제가 좋아하는 삼겹살, 김 이런 게 한류타고 수출되니까, 글로벌 수요가 늘어나니까 김값이 한 장당 130원까지 올라갔더라고요. 걱정을 하기 시작하고, 우리나라만 알고 있던 좋은 것들이 세계로 나가니까 그런 부분도 있더라고요.

■서용구 : 사실 김, 김치, 삼겹살이 한국인의 비밀이었는데, 우리만의 비밀이었는데 안타까운 부분도 있습니다.

토마스 피케티의 논지가 자본수익률은 4.5%로 고정돼 있는데 1950년부터 2012년까지 62년간 전 세계 경제성장률이 자본수익률에 가장 근접했어요. 그러니까 한국이 운이 좋은 게 1950년부터 2012년까지, 그때 우리가 무역도 많이 하고, 경제성장을 했거든요.

그래서 유일하게 후진국에서 선진국에서 편입한 유일한 나라입니다. 유럽이 2008년 이후로 안 좋거든요. 영국을 1년에 한 번씩 꾸준히 다니고 있는데 나라가 추락한 걸 그대로 보고 있습니다. 2024년 이후로 세계는 다시 자본수익률과 경제성장률이 벌어지고요.

미국은 지금 렌트비를 못 내서 자동차를 뺏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3800만명 정도, 한국과 비슷한 정도의 인구가 보험료도 못 내고 최빈민층으로 된다는 거죠. 샌타바버라, 뉴욕, 샌프란시스코 이렇게 비싼 1, 2, 3등 도시인데 여기서는 8만불 이하 1억 이하에어슨 서민이에요. 물가가 너무 비싸서.

미국에서 제가 묵었던 호텔이 과거에 210불에서 380불이 됐습니다. 거의 2배가 됐어요. 불과 3~4년 만입니다. 코로나19때 lax라는 공항에 내리면 미국 인근 호텔이 많은데 서비스는 나빠지고, 비싸졌어요. 미국은 지금 인플레이션 직격탄을 맞아서 가난해지고 있습니다. 가난해진 선진국이죠. 저가 시장은 이제 시작입니다.

■마종수 : 변수가 하나 있지 않나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관세가 60%가 시작이니까 그러면 직구건 뭐건 끝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