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의신 조철휘 박사
◆유통의신 마종수 교수
원래는 쿠팡이 앞으로 국내 1등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잖아요. 초반에는 한 15% 성장을 하다가, 8%대, 그러다가 이제는 이커머스 거래액이 4.9%로 떨어졌습니다. 우리가 4분기 때 이커머스 성장률이 8~9%가 나왔기 때문에 실제로 네이버의 커머스는 쿠팡의 유일한 대항마였거든요.
그런데 네이버는 이제 커머스 쪽으로는 많이 접었죠. 이건 의도적으로 접었다기보다는 쿠팡에 밀렸다고 봐요. 네이버도 노력했으나 성장률이 떨어진 거고, G마켓이나, SSG닷컴, 롯데 등 다 마찬가지입니다. 역신장이에요. 그나마 쿠팡과 네이버가 비슷하게 두 릿수 성장을 유지하다가 5%대 미만으로 떨어진 겁니다.
유일하게 여기서 생각하지도 못했던 업체가 알리(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죠. 원래는 지난해 3분기까지는 ‘걱정하지 마세요’라고 했어요. 그런데 10월에 놀랐던 게 무료배송이 나와서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이 되면서 한시적으로 진행할 줄 알았는데 이게 계속 진행되고 있습니다. 게다가 한 달 이내에 가격이 떨어지면 차액까지 환불해 주고요.
그리고 쿠팡의 활성 고객수가 한 번도 떨어진 적이 없는데 지난해 12월에 소폭 떨어졌거든요. 그 이면에는 알리, 테무, 쉬인이 금액은 적지만 고객이 늘어나면서 생활용품이라든지 그런 시장을 점유하고 있다는 겁니다.
쿠팡의 멤버십 회원 수가 꾸준하게 상승하면서 1위 체제로 가는 모습이었는데 사실 월 회비 4990원, 유료거든요. 그런데 중국발 이커머스 앱들은 회비가 없습니다. 무료배송, 무료반품, 차액환불에다가 빠른 대응을 위해 자금과 인력을 계속 투입하고 있어요. 이런 부분이 무서운 거죠.
멤버십을 보면 떠오르는 게 ‘신세계유니버스클럽’인데요. 당시에 SSG닷컴의 유료 회원이 300만명 가량인데 1천만명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였죠. 그래서 어려운 부분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SSG닷컴 자체에서는 무료배송이라든지, 쿠폰 등의 일부 할인 혜택이었다가 신세계유니버스클럽에서는 각각의 계열사, 스타벅스, 야구단, 신세계 백화점 등 할인을 넣어준 거였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SSG닷컴에서 진행하던 무료배송 혜택이 줄어든 셈이었습니다.
사실 SSG닷컴이 이해가 가죠. 무료배송을 제공하면 적자가 더 불어날 수밖에 없거든요.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부수적인 서비스보다 쿠팡처럼 확실하게 물류에 대한 장점을 이용하거나, 네이버처럼 페이, 그러니까 결제에 대한 장점을 이용하는 게 필요합니다.
지금 중국 직구가 3조7천억원이거든요. 이 성장세로 본다면 올해 6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이는데 금액 자체만 본다면 쿠팡이 2016년부터 2021년까지 5년간 연평균 성장률이 61%였습니다. 5년 동안에 쿠팡의 매출이 10배가 상승했어요. 그런데 중국 직구 성장률의 추세도 비슷해요. 그러면 5년이면 40조원에 달하는 겁니다. 이런 시그널이 굉장히 중요한데 쿠팡은 지금 멈추는 시그널이 떴고, 알테쉬는 여전히 50~60%의 성장률을 보인다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지금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45~50%에 육박하기 때문에 더 이상은 신장하기 어렵습니다. 그런 상태에서 수십조원의 매출이 국내에서 중국으로 넘어가게 되면 5년 뒤에는 쿠팡을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은 파산의 기로에 있을 수도 있다고 봐요. 쿠팡은 쿠팡대로 덩치를 유지하고 있고, 네이버는 현재 누가 오더라도 기반 자체가 다른 플랫폼이고요. 오히려 광고나 이런 부분에서 이득을 볼 수도 있겠죠. 카카오도 마찬가지입니다. 결국 소비자가 주인공이 될 겁니다.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가 이제 중요해지는 거죠.
한편, 네이버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거든요. 매출이나 영업이익이 전부 최대였습니다. 그러면 당연히 주가도 부양이 되어야 하는데 반짝 상승했다가 최근에는 연중 최저치로 떨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일부 투자자들은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중국발 이커머스 앱들이 오히려 광고의 기회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하지만, 사실은 직접적으로 커머스 업체를 갖고 있어야 메인이 되는데 이런 식으로 진행되면 하청업체로 되는 느낌이라는 겁니다.
이런 부분들이 네이버의 성장성이 정체될 것 같다고 얘기하는 까닭이고요. 또한 네이버가 잘했던 게 알리나 테무가 갖고 있는 상품들을 네이버에서 파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그런 중국발 기업들이 직접적으로 들어오면 광고 수입은 올라간다고 한들 결국 스마트스토어가 침체되고 마이너스가 될 수밖에 없다는 거죠.
오히려 알리나 테무 등이 진출했을 때 국내에서는 신선식품을 잡고 있는 곳들이 견딜 것이라는 평가가 많아요. 컬리, 오아시스마켓, 쿠팡과 같은 경우 견뎌낼 수 있다고 보는 이유죠. 일반적으로 G마켓, 11번가, 티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이런 곳들은 기본적으로 저항성이 없어요. 그래서 상대적으로 쿠팡한테 조금 더 높은 점수를 주는 겁니다.
다만, 쿠팡이라고 하더라도 신선식품의 %가 높지는 않거든요. 생활용품, 가전 등의 매출 구성비가 큽니다. 60~70%가량이기 때문에 안전지대는 아니라는 거죠. 결국 우리나라의 업체들 중에서 지금 이런 중국발 이커머스 앱들의 진출에 대해서 안심할 수 있는 곳은 없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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