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과 SK 11번가는 왜 손을 잡았나?

■콘텐츠 기고자 : MXN커머스 박상신 부사장

 

지난 11월 16일, 아마존과 SK텔레콤이 협력해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키다고 발표했습니다.

 

본론에 들어가 앞서, 먼저 11번가가 어떤 회사인지 간략히 살펴보겠습니다.

 

11번가는 2018년 9월 1일 기준, SK플래닛 주식회사에서 인적분할 돼 신설법인으로 설립이 됐으며, 전자상거래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는 SK텔레콤(80.26%)이고, 나인홀딩스 유한회사(18.18%)가 2대 주주로 있습니다.

 

나인홀딩스 유한회사는 사모펀드 H&Q코리아, 국민연금, 새마을금고가 11번가에 5000원을 투자하며 지분 획득 목적으로 설립한 회사입니다.

 

 

지난해 매출액은 5300억원, 영업이익은 14억원, 당기순손실 -50억원의 실적을 기록했고,

 

올해 3분기 매출액 1350억원, 영업이익 14억원으로 집계 됐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 주목할 사실은 11월 26일, 11번가가 코리아센터 투자 지분 전량(4.56%, 347만1126주)을 346억원에 매각했습니다. 

 

11번가 측은 2018년 12월 27일 코리아센터 주식을 취득하는 목적으로 '커머서비스 및 글로벌 사업 활성화를 위한 전략적 제휴'라고 설명했습니다.

 

또한 11번가 당시 코리아센터와 제휴를 판매자의 해외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며, 

 

코리아센터 측 역시 코리아센터가 미국, 일본, 중국, 독일 등에 보유한 7개 물류창고를 활용해, 11번가와 해외 직구, 역직구에서 보다 활성화된 수출 경쟁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일련의 상황을 보면, 11번가는 '코리아센터' 지분을 처분하며 관계를 정리하고, 아마존과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SK텔레콤이 발표한 보도자료를 보면, "아마존과 글로벌 초협력 추진이 결실을 맺게 돼 기쁘다"고 설명했습니다.

 

낙동강 오리알이 된 '코리아센터' 입장에선 그간 쌓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노하우를 공유했을 가능성도 있는데, 이번 11번가의 지분 처분으로 인해 착잡할 것 같단 생각이 듭니다.

 

어찌됐건, 다시 본론으로 들어와서 그러면 왜 아마존은 SK텔레콤을 선택했을까요? 

 

여러 정황을 놓고 추측을 해봤을 때, 저희가 주목한 키워드는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와 '온라인쇼핑'의 결합. 두 키워드입니다.

 

아마존은 이미 미국에서 OTT 프라임 비디오와 이커머스를 결합한 형태로 소비자 락인(Rock-in) 효과를 보고 있습니다.

 

아마존이 SK텔레콤와 손잡고 국내 'OTT' 시장에 진출한다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우선 'OTT'를 언급하기 앞서 국내 IT업계의 뜨거운 이슈인 '망 사용료'를 떼놓고 이야기 할 수 없는데요.

 

 

망 사용료는 아주 쉽게 설명해, 고속도로 통행요금과 유사한 개념입니다.

 

고속도로 인프라를 깔고, 통행요금을 징수하는 것처럼, 국내 통신망 사업자(SKT, KT, LG 3사 독점) 역시 통신망이라는 고속도로를 설치해서 통행요금(망 사용료)을 받고 있습니다.

 

넷플릭스, 유튜브와 같은 기업들은 서버를 해외에 두고 있기 때문에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지 않지만, 

 

네이버 카카오 같은 국내 기업들은 연간 수백억원의 망 사용료를 지불하고 있어 '역차별'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최근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 넷플릭스가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어 법적 공방을 이어 갈 전망입니다.

 

일련의 상황을 고려하면, 아마존이 SKT를 전략적 파트너로 선택한 이유는 현명한 판단인 것 같습니다.

 

아마존이 국내 OTT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SKT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 형태라면, '망 사용료' 논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여지가 높습니다.

 

 

두 번째는 '온라인쇼핑'입니다. 

 

SK텔레콤은 이번 아마존 협력 보도자료 가장 첫 문장에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인 아마존과 이커머스 사업 혁신을 위해 협력을 추진하고, 11번가에서 고객들이 아마존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 다음 11번가를 "글로벌 유통허브 플랫폼"으로 성장시키기고, 국내 셀러들이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SKT는 11번가의 성장을 바탕으로 한 사업 혁신을 위해 아마존과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했는데, 이를 통해 아마존은 11번가의 IPO 등 한국 시장에서의 사업 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게 됩니다.

 

 

전자상거래 세계 1위 아마존(점유율 38.7%)과 국내 5G 이동통신점유율 1위 SK텔레콤(점유율 46.6%)의 만남은 흥미로운 소식입니다.

 

여기서 다시 질문이 생깁니다. 왜 아마존은 쿠팡이나 네이버, 이마트 등이 아닌 '11번가'를 이커머스 파트너로 선택했을까요?

 

첫째, 아무리 뛰어난 이커머스 기술력이 뛰어나고, 차별화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인터넷 환경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빈 껍데기에 불과합니다.

 

특히 AI(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등 다양한 첨단 기술이 5G 기반 위에 운영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국내 통신 3사가 독점하는 이동통신의 가치와 중요성은 앞으로 더 부각될 수밖에 없습니다.

 

둘째, 클라우드 서비스입니다.

 

SK텔레콤은 이미 올해 5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손잡고 연내 5G 모바일 에지 컴퓨팅(MEC)에 기반한 에지 클라우드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통신 지연 시간을 최대 60% 수준까지 감소시킬 수 있고, 이동 중인 사용자에게도 끊김 없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또한 무인배송 로봇, 자율주행 등을 실현해 산업 전반에 혁심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됩니다.

 

셋째, 물류 역량 강화입니다.

 

첫째로 언급한 5G 통신환경과 둘째, 데이터와 인터넷을 연결하는 중앙컴퓨터 '클라우드' 역량이 글로벌 전자상거래 진출을 위한 기본 골조라면, 

 

물류는 탄탄한 골조 위에 작동되는 시스템입니다.

 

SKT가 운영하는 SKT인사이트 수록된 글 <방금 주문했는데 벌써 배송이야? 5G가 만들어 낼 물류 혁신_SKT블록체인플랫폼개발팀 김성택>을 보면,

 

 

5G 네트워크 기술은 물류 산업의 혁신할 수 있는 최고의 기반 기술이라고 평가하고 있습니다.

 

5G의 특성은 '초연결·초저지연·초고속'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물류산업 혁신을 위해 필요한 핵심 키워드가 함축돼 있습니다.

 

아무리 뛰어난 하드웨어·소프트웨어 기술력이 있어도, 안정적인 통신 및 클라우드 기술이 뒷받침되지 못 하면 '허울'에 불과합니다. 

 

아마존과 SK텔레콤의 협업은 글로벌 전자상거래 진출의 초석을 다지는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한국의 우수한 제조상품을 전 세계로 온라인 고객에게 판매하기 위한 준비는 이제 시작됐습니다.

 

안정적인 5G 통신환경과 클라우드 기반에서 구현되는 물류산업을 비롯한 여러 공정의 혁신.

 

두 기업이 그리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빅픽처를 유심히 지켜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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