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 간 있었던 주요 물류 뉴스를 요약해 전달해 드리는 로지스픽 코너입니다.
첫 번째 뉴스입니다.
HMM(옛 현대상선)의 해상노조가 90%(92.1%)가 넘는 찬성률로 파업 투표를 가결했습니다.
현행 해상법에 따르면 운항 중이거나 외국 항국에 있는 선박에선 쟁의행위가 금지됩니다.
이에 따라 해상노조 측은 제한된 파업 대신 단체 이직을 택하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습니다.
해상노조는 24일 단체 사직과 관련해 조합원의 의사를 최종적으로 묻고, 25일 단체 사직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한국 선원에 이직 제안을 해온 스위스 국적 대형 해운사인 MSC로 단체 지원서를 제출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한편 HMM 노조는 육상노조와 해상노조가 있는데, HMM 경영진은 최근 두 노조에 임금 8% 인상과 성과급으로 기본급의 500%를 지급하는 협상안을 제시했습니다.
하지만 두 노조는 임금 8% 인상과 격려금 800%를 요구했고, 사측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첫째, 만약 HMM 해상노조가 단체 사직할 경우 수출입 기업들의 어려움은 더욱 증폭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현재 한국 수출기업들은 해상 운임 폭증과 컨테이너 수급의 어려움이라는 이중고에 빠져 있습니다.
이에 더해 체선 현상과 하역 지연, 내륙 물류 병목 현상 등의 여파로 '정시성'이 악화된 상황인데, 만약 HMM 노조가 단체사표를 내고 이직할 경우 '정시성'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는 곧 납기나 생산 일정 등의 차질로 이어져, 수출기업들의 공급망 리스크 위협은 더 심화될 것으로 보이며, 고객들과의 '신뢰도' 하락에도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둘째, 지난해 HMM의 1인 평균 급여액은 6,246만원으로 집계됩니다.
2012년 1인 평균 급여액 7,068만원에 비해 11.6% 감소했습니다.
그런데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변화를 살펴봐야 합니다.
2012년 HMM(당시 현대상선) 매출액은 8조46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 -5096억원, 당기순손실 -9885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엄청난 적자에도 불구하고 이듬해 HMM 1인 평균 급여액은 7,157억원으로 소폭 증가합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 -3288억원, 당기순손실 -7140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18년 기준 연평균 급여액은 6,806만원으로 대체로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는데, 2019년 들어 6,104만원으로 급격하게 낮아집니다.
특히 같은 기간 전체 직원은 1307명에서 1425명으로 오히려 증가했고, 비정규직 비율이 줄고, 정규직 비율이 높아졌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57%늘었고, 영업손실은 98% 줄었습니다.
즉 HMM 경영진이 만성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수익성을 개선하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지점입니다.
2020년 흑자전환에 성공하면서 직원들의 평균 급여액도 소폭 늘었고 정규직 비율도 더 높아졌습니다.
반면 미등기임원을 비롯해 이사와 감사의 평균 보수는 감소했습니다.
셋째, HMM은 지난해 만성적자를 벗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도 견조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HMM뿐만 아니라 다른 선사들 역시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며 미래 먹거리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선복량을 늘리기 위해 신조를 발주하는 것도 투자일 수 있습니다만, 전문인력을 강화하는 것 역시 미래를 위한 투자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노조의 주장이 무리한 게 아니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더 높은 임금을 제시하는 곳이 있다면, 개인의 의지에 따라 언제든지 소속을 옮길 자유는 있습니다.
하지만 HMM이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막대한 공적자금 덕분에 기사회생할 수 있었다는 점에 비춰 보면, HMM 직원들 또한 일자리를 유지할 수 있었던, 일종의 국민들에게 빚을 진 측면도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HMM 노조의 단체행동에 더욱 많은 국민들이 씁쓸해 하는 게 아닐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준비한 로지스픽 코너는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