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거래액 15조 안팎.
옥션, G마켓, 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가 매각설에 휩싸였습니다.
몸값은 5조에서 8조까지 거론되고 있습니다.
8조라.. 과연 이 금액이 합리적인 금액인지, 변화하는 한국의 이커머스 시장 판도를 중심으로 이베이코리아 8조 가치가 합리적인지 분석해 봤습니다.
이베이코리아의 지난해 거래액은 15조~16조원대로 예상되며, 매출액은 2018년 기준 9812억원, 영업이익은 48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2015년 매출 7994억원, 영업이익 801억과 비교하면 매출은 22.7% 증가, 영업이익은 39% 감소했습니다.
한국 이커머스 시장을 이야기 하면 빠질 수 없는, 또 쿠팡 이야기를 꺼내야 될 것 같습니다.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 결제금액은 17조771억원으로 이베이코리아 16조9772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베이코리아와 쿠팡 사업모델은 매우 다릅니다.
우선 매출 규모에서 큰 차이를 보이는데요.
2018년 이베이코리아 매출이 1조를 넘기지 못했지만, 쿠팡은 4조4277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왜 이렇게 큰 차이를 보일까요?
직매입 방식 때문입니다.
옥션과 G마켓, 판매자와 구매자를 연결하고, 중간에서 판매 수수료를 받는 사업모델입니다.
하지만 쿠팡은 직접 물건을 자신의 창고에 매입해 보관하면서, 자체 배송차량, 배송인력 쿠팡맨을 통해 소비재뿐만 아니라 식품까지 다양한 상품군을 당일, 빠르면 몇 시간 내에 소비자에게 배달하는 구조를 갖고 있습니다.
쿠팡은 막대한 적자를 감수하고 공격적인 투자로 물류, 배송 투자로 단기간에 폭발적 성장을 이루는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보수적인 인프라 투자로 점차 성장이 둔화되는 양상입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식료품 카테고리 내 주문이 폭증하고 있지만, 옥션이나 지마켓은 신선식품 온라인물류센터 등에 대한 투자가 미비해 마켓컬리나 쿠팡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현실입니다.
당장 눈 앞의 숫자만 보면 쿠팡보다 이베이코리아가 매력적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성장률 둔화되고 있고, 영업이익 400억원대.
그나마 매년 영업이익도 매년 감소하는 이베이코리아는 뜨는 해가 아니라 지는 해가 아닐까요?
한화투자증권 남성현 연구원은 본지 통화에서 이베이코리아를 5조를 주고 산다면, 투자금액을 회수할 때까지 100년은 걸리지 않겠느냐며, 본인이라면 절대 살 생각도 없으며, 적정가치에 대해서는 냉혹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나아가 만약 이베이코리아가 매각되면 이 자금은 해외로 흘러가게 됩니다.
이베이코리아는 미국 이베이 본사의 자회사인 영국 이베이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주식회사를 유한책임회사로 전환하면서 외부 감사와 경영실적 공시 의무에서 벗어났습니다.
이 때문에 이베이코리아가 자발적으로 공개하지 않으면 외부에서 매출이나 배당 등 경영에 대한 정보를 알기 어려워졌습니다.
지속되는 성장률 둔화와 영업이익 감소를 숨기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지적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 쿠팡과 함께 네이버쇼핑이 신흥 이커머스 강자로 떠오르면서 이베이코리아는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아지는 모습입니다.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에서 발생한 결제액은 20조9249억원에 달합니다.
네이버는 우수한 검색역량과 페이먼트에 강점을, 쿠팡은 풀필먼트와 배송부문 등에서 강점을 갖고 있으나, 이베이코리아는 이들 기업과 경쟁할 마땅한 '무기'가 없습니다.
CJ대한통운이나 한진과 같은 기업 이베이코리아를 품으면 다양한 지점에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겠으나, 현실적으로 자금조달 여력이 없을 듯 보이며, 반대로 이베이코리아가 국내 택배기업을 인수하며 단기간에 인프라를 확충하는 방식도 생각해 볼 수 있겠으나, 이 또한 막대한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즉 쿠팡와 네이버쇼핑과 한국 이커머스 시장에서 경쟁하며 살아남기 위해서는 이베이는 무형자산 외에 유형자산이나 그 외 마땅한 기술력이 있는지 의구심이 들며, 5조, 혹은 8조 몸값을 책정하기에는 너무 과도한 숫자 아닌지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