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에즈운하 이용량↑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글로벌 선복량은 지속적으로 증가 중이며, 특히 컨테이너의 운하 이용 빈도가 가장 높습니다. 글로벌 해운컨설팅업체 드류리(Drewy) 통계에 따르면 2019년 기준 수에즈운하를 통과한 선박은 1만8800척으로 2018년 1만8174척과 비교해 3.9% 증가했어요.
선박의 종류별로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비중은 컨테이너선 28.5%, 탱커선 27.3%, 건화물선 22.2%로, 다양한 선박이 수에즈운하를 통과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죠. 중량을 기준(2019년)으로 보면, 약 12억7000만톤의 물동량이 운송됐는데, 컨테이너 52.7%, 유조선 19.7%, 건화물 13.2%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에즈운하를 통과한 2만척에 달하는 선박과 이를 이용하는 화주들이 통항료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는 의미예요.
✔ 제한적 영향
2020년 기준 우리나라의 해외 지역별 수출입 물동량 중 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컨테이너 선박은 약 62척으로, 컨테이너선 비중이 부정기 화물선에 비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요. 하지만 다른 글로벌 선사들과 비교해 우리나라 선사들의 수에즈운하 이용 비중이 적어, 통항료 인상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죠.
사실 수에즈운하 통항료는 몇 차례 인상 조짐을 보였던 바 있는데요. 수에즈운하 당국은 2018년 통항료 인상 방침을 발표했지만, 경쟁 항로인 북극항로의 개척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글로벌 리스크가 높아짐에 따라, 통항료 인상 적용 기간을 연장해 왔거든요. 또 2021년 3월 발생한 에버기븐호 좌초 사고로 한 차례 통항료를 할인하기도 했죠. 수에즈운하 당국은 이러한 근거를 들어 이번 통항료 인상이 당연한 것이라는 주장을 펴고 있어요.
✔ 화주 영향 미미
글로벌 선사들 입장에서는 해운시황이 악화되는 상황에 더해, 통항료까지 오를 경우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어요. 우리나라의 경우 국제무역 규정에 따라 컨테이너선의 운하 통항료는 운항비(Voyage costs)에 포함되어 선사가 부담하고 있지만, 사실상 이 비용은 또 다시 화주에게 전가되는 구조예요. 다만 화물 스팟(Spot) 시장을 통해 주로 운용되는 원유, 곡물 등의 벌크화물을 처리하는 부정기 화물선은 장기계약(COA, CVC)이 거의 없기 때문에 선사의 부담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여요.
정리해 보면, 수에즈운하 통항료 인상으로 우리나라 컨테이너 운임은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측되며, 건화물선 운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보여요. 특히 운하 통항료는 운임과 요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총비용의 1% 미만으로 화주에게 전가되는 부분도 크지 않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 익숙해진 고운임
컨테이너, 건화물선 운임은 최근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2023년에도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여요. 화주 입장에서 기존 고운임에 익숙해져 있는 상황이라, 총비용에서 비중이 낮은 운하 통항료 상승이 주는 체감 효과가 그다지 높지 않을 것 같거든요. 그럼에도 경기 하락으로 화주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운하 통항료가 지속적으로 전가된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 아닐 겁니다.
✔ 리스크헤징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신냉전이 대두됨에 따른 재글로벌화(Reglobalization)가 촉진되어 기존 무역 루트들이 많이 바뀔 가능성이 존재하고 있어요. 추후 수에즈운하 이용 빈도가 증가할 가능성도 있죠.
그렇기 때문에 단순히 수에즈운하의 통항료 상승 영향이 제한적이다라고 해석할 게 아니라, 운임 변동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과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해 보여요. 나아가 리스크헤징(위험회피)을 위한 대안 루트 확보를 고민하며, 우리나라 수출입 기업들이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할 수 있는 더 심도 깊은 고민을 지속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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