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지금, 정부는 메가 FTA를 말하고 있을까요
정부는 올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이른바 메가 FTA(자유무역협정)을 중심으로 중견국 간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겠다는 방향을 밝혔습니다. 동시에 신남방,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 동반국과의 통상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공급망과 디지털, 그린 분야까지 협정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이 발표를 접하며 든 생각은, 공급망이 더 이상 기업의 선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영역이 되었다는 사실인데요. 산업부가 이 메시지를 지금 이 시점에 강조한 데에는, 단순한 통상 정책을 넘어 세계가 움직이는 방향에 대한 판단이 담겨 있다고 보입니다.
🤔공급망은 더 이상 기업의 선택만으로 설계되지 않습니다
과거 공급망은 기업 간 효율 경쟁의 영역이었습니다. 누가 더 저렴하게 생산하고, 더 빠르게 조달하느냐가 핵심이었습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공급망의 성격은 분명히 달라졌습니다. 관세 인상, 수출 통제, 제재, 인증 규제 등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면서 공급망은 기업이 단독으로 설계하고 통제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났습니다. 글로벌 신용보험사인 알리안츠 트레이드는 2026년 세계 교역 환경이 여전히 둔화 국면에 놓여 있다고 분석하며, 지정학적 긴장과 통상 정책 불확실성을 주요 요인으로 지목했습니다. 이는 시장 자체가 사라진다는 의미가 아니라, 시장으로 향하는 경로가 과거보다 훨씬 복잡해졌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제 공급망을 설계할 때 비용과 효율뿐 아니라, 정치적 안정성과 제도 리스크를 함께 고려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되었습니다.
😑세계화는 끝난 것이 아니라, 다시 나뉘고 있습니다
탈세계화라는 표현이 자주 사용되지만, 실제로 진행 중인 변화는 세계의 단절이라기보다 연결 방식의 변화에 가깝습니다. 모든 국가와 폭넓게 연결되던 구조에서, 신뢰할 수 있는 국가와 선택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관세 정책을 통해 자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을 압박하고 있고, 중국은 핵심 자원과 소재를 전략적으로 관리하며 대응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환경과 규범을 앞세워 새로운 진입 기준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사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러한 흐름을 다극화로 규정하며, 더 많은 국가가 규칙을 만드는 주체로 나서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들은 가격 경쟁력보다 정책 리스크와 지정학적 변수를 먼저 계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변화가 효율을 일부 포기하는 대신,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선택처럼 느껴집니다.
🙄자원과 소재는 전략 자산이 되었습니다
최근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불거진 군·민간 겸용 품목 수출 통제 이슈는 이러한 변화를 잘 보여줍니다. 중국은 군사적 활용 가능성이 있는 품목의 수출을 제한했고, 일본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희토류를 포함한 핵심 소재의 공급 안정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주요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일본은 여전히 희토류 수입에서 중국 의존도가 상당한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추가적인 공급 리스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특정 국가의 단발성 조치가 아니라, 자원과 소재를 국가가 직접 관리하고 필요할 경우 통제할 수 있는 체계가 이미 구축되었다는 사실입니다. 베트남 역시 희토류를 전략 자원으로 지정하고 수출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을 보면 공급망 리스크는 더 이상 우발적인 변수라기보다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에너지와 항로 역시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왔습니다
공급망의 정치화는 자원과 소재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원유와 해상 물류, 주요 항로 역시 외교와 안보 논리 속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주요 외신들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원유 흐름과 관련해 강경한 조치를 취하면서 해상 운송과 에너지 공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외교 갈등을 넘어 운임, 보험, 장기 계약 구조 전반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공급망 변수로 작용합니다. 북극 항로와 희소 광물이 얽힌 그린란드 이슈 역시 비슷한 맥락입니다. 일부 글로벌 매체들은 그린란드의 희토류 매장 잠재력을 언급하며, 자원 확보와 전략적 거점이라는 측면에서 국제적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항로와 자원, 군사적 위치가 하나의 문제로 묶이면서 물류는 점점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 환경을 읽는 문제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은 중견국 연대를 선택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산업부가 강조한 메가 자유무역협정과 중견국 간 연대는 상당히 현실적인 선택으로 보입니다.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강대국 중 어느 한쪽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분명한 리스크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신흥국과 중견국을 연결하는 통상 네트워크는 단순한 수출 확대 수단이 아니라,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시키는 안전장치에 가깝습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정부는 중국과의 서비스·투자 분야 협정 고도화와 CPTPP 참여를 중장기 목표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집트와의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 추진 역시 특정 국가와의 교역 확대라기보다, 한국의 공급망이 특정 진영에 고정되지 않도록 하려는 전략적 판단으로 읽힙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선택이 무역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현실적으로 취할 수 있는 균형 잡힌 대응처럼 느껴집니다.
😑이 공급망이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가
이제 실무자분들께서 던지셔야 할 질문은 비교적 분명해 보입니다. 이 공급망이 얼마나 효율적인가가 아니라, 이 공급망이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는가입니다. 특정 국가나 지역에 대한 의존도가 과도하지 않은지, 정책 변화가 발생했을 때 대체 시나리오가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 의사결정 구조가 충분히 빠르게 움직일 수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공급망은 더 이상 구매팀이나 물류팀만의 문제가 아니라, 경영 전략과 외교 환경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영역이 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기업들이 단기 성과보다 장기적인 안정성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신호로 읽힙니다.
😏정부 메시지의 함의
오늘 이 글을 통해, 왜 지금 정부가 이러한 메시지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지, 그 배경을 정리하고 싶었습니다. 세계는 다시 나뉘고 있고, 공급망은 그 경계선 위에 놓여 있습니다. 이 변화는 일시적인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인 흐름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제조, 유통, 물류 현장에서 일하고 계신 분들께서 이 흐름을 조금이라도 먼저 읽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정리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