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물류 해운 항공 부문 신년사를 분석해 보면, 업종이 조금씩 차이를 보이더라도, 공통적으로 가리키는 방향이 분명하게 드러납니다. 불확실성은 일상이 되었고 이를 견디는 방식은 단순한 비용 절감이 아니라 체질 전환이며 그 체질 전환의 성패는 실행 속도에서 갈린다는 인식이 여러 메시지에서 일관되게 나타납니다.
대부분의 단체장과 최고경영자들은 2026년을 공급 부담과 교역 둔화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 규제 강화가 동시에 작동하는 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한국해운협회 정태순 회장은 글로벌 교역량 회복 기대와 함께 선복량 증가와 운임 변동성이라는 구조적 도전이 병존할 것이라고 언급하며 예측 자체보다 대응 역량이 중요해진 환경을 강조했습니다. HMM 최원혁 사장 역시 공급 과잉과 항로 정상화 가능성이 맞물릴 경우 시장 하방 압력이 심화될 수 있다고 진단하며 유연한 대응 체계 구축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이처럼 공통된 인식은 기다리며 버티는 전략에서 벗어나 선제적 대응과 구조 재편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습니다.
신년사 전반에서 눈에 띄는 또 하나의 흐름은 비용을 줄이자는 메시지보다 돈의 방향을 바꾸자는 문제의식입니다. 단순 긴축이나 방어적 경영보다 친환경 전환과 디지털 전환, 터미널과 선대 인프라 강화, 안전과 보안 체계 고도화가 필수 과제로 제시됩니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안병길 사장은 자금 지원 역할을 넘어 해양산업의 체질 자체를 바꾸겠다고 밝히며 탈탄소 전환과 인공지능 전환을 동시에 추진하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는 비용을 아끼는 경영이 아니라 미래 경쟁력을 만드는 투자로 관점이 이동했음을 보여줍니다.
해운과 항만 분야에서는 네트워크와 제도, 안전이 핵심 화두로 반복됩니다. 해운 분야에서는 장기 계약 확대와 서비스 네트워크 재구성, 친환경 연료 확보와 금융 지원이 동시에 언급됩니다. 정태순 회장은 친환경 선박과 대체 연료 확보, 해운 금융 지원 확대를 통해 운임 중심 경쟁에서 구조 중심 경쟁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항만 물류 분야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제도와 비용 문제가 전면에 등장합니다. 한국항만물류협회 노삼석 회장은 항만시설 보안료와 하역 요금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해 현장 부담으로 작용해 왔다고 지적하며 요금 체계의 합리화와 안전 투자 확대를 주요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이는 산업 경쟁력이 결국 현장의 비용 구조와 제도 설계에서 결정된다는 인식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공공과 금융 영역에서는 역할 정의 자체가 확장되고 있습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금융 지원 실적을 넘어 탈탄소 지원과 해양 정보 제공, 인공지능 전환 지원까지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안병길 사장은 해진공이 위기 시 해양산업의 안전판이자 미래 성장을 여는 역할을 하겠다고 언급하며 단순 지원 기관을 넘어 산업 방향을 이끄는 주체가 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대기업 그룹 물류의 메시지는 통합을 비용 절감이 아닌 서비스 형태의 전환으로 정의합니다.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은 항공 부문 통합과 육상 물류 재편을 통해 국내외를 끊김 없이 연결하는 통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히며 이제 경쟁 상대는 국내가 아니라 글로벌 시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안전과 보안은 타협할 수 없는 절대 가치로 반복 언급되며 통합의 목적이 규모 확대가 아니라 신뢰 가능한 서비스 완성에 있음을 분명히 합니다.
기업 신년사에서는 외형 성장 목표와 함께 운영 내구성이라는 키워드가 빠지지 않습니다. 로지스올은 2026년 매출 목표와 중장기 성장 계획을 제시하면서도 인사 공정성 강화와 윤리 경영, 리스크 관리 체계 고도화, 표준 계약과 채권 관리, 정보 보안 정비를 동시에 강조했습니다. 서병륜 회장은 고객 중심의 물류 혁신과 함께 내부 운영의 신뢰성과 지속 가능성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성장은 유지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학계와 협회 메시지는 친환경을 선언이 아니라 설비와 운영의 문제로 정의합니다. 한국물류학회 배일현 회장은 물류가 환경 문제의 원인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가치 창출의 주체로 전환되고 있다고 언급하며 물류센터 에너지 효율 개선과 콜드체인 운영 고도화, 신재생에너지 도입 같은 실행 과제를 제시했습니다. 이는 친환경이 캠페인이 아니라 현장의 설계와 투자 판단의 문제임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실무자 관점에서 보면 몇 가지 시사점이 명확합니다. 서비스 품질을 단순 비용 항목으로만 관리할 경우 단기 비용은 줄일 수 있어도 신뢰 하락이라는 더 큰 비용을 치를 수 있습니다. 친환경과 디지털, 보안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계약과 입찰의 기본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통합과 협업을 강조할수록 서비스 수준 협약과 클레임 처리, 데이터 기준과 정산 기준을 얼마나 빠르게 통일하느냐가 성패를 가르게 됩니다.
종합하면 2026년의 물류 경쟁력은 더 싸게가 아니라 더 끊김 없이 더 안전하게 더 규제에 강하게로 재정의되고 있습니다. 여러 단체장과 최고경영자의 신년사를 관통하는 메시지는 분명합니다. 이제 물류는 비용이 아니라 국가와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인프라라는 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