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클럽'이 아쉬운 평가를 받는 이유

결국 프로모션도 중요하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원하는 혜택과 감당 가능한 비용의 선을 조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5/16 목요일 로지브릿지 뉴스레터입니다
2024/05/16 목요
 
 
 
사색을 함으로써 얻는 가치는 우리 자신에게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 존 맥스웰 -
 
 

배민(배달의민족)의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4월 1일 보도자료에서 멤버십이나 패스 없이도 배민 고객이라면 '한집·알뜰배달 10% 할인' 또는 '알뜰배달 무료'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는데요. 멤버십과 패스가 언급된 점만 보더라도 쿠팡이츠와, 요기요를 견제한 행보로 해석됩니다.

 

그리고 4월 12일, 배민은 '한집·알뜰배달 10% 할인' 혜택을 제외하고, '알뜰배달 무료' 혜택만 유지하는 형태로 변경했습니다. 대신 한집배달의 경우에는 배달팁을 1000원 이하로 인하했죠. 현재까지도 배민 앱에 접속하면 자동으로 무료배달 혜택이 적용되며, 한집배달의 배달비는 무료~1000원입니다.

 

이후 4월 25일, 배민은 자사 앱에서 구독 서비스 '배민클럽' 론칭을 예고했는데요. 멤버십이나 패스를 언급하며 비용 진입장벽을 낮추던 이전과는 다른 입장이죠. 앞서 언급한 혜택을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다른 할인 쿠폰과 중복 적용이 가능하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이 혜택은 '배민배달'에만 적용되는데요.

 

배민은 크게 배민배달과 가게배달로 서비스를 구성하고 있습니다. 배민배달은 배민이 직접 운영해 배달이 더 빠르고 알뜰하다고 소개하고 있으며, 알뜰배달과 한집배달이 해당하고요. 가게배달은 사장님이 배달방식을 선택해 가게에서 자체적으로 배달하거나, 배달대행사를 이용하는 형태로 배민은 '중개' 역할을 담당하는 셈입니다.

 

배민클럽의 구체적인 론칭 시기, 비용 등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이후 B마트 등 혜택이 확대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무엇이 다른가

 

쿠팡이츠는 3월 26일부터 쿠팡의 로켓와우 멤버십 회원에 한해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한다고 밝혔습니다. 쿠팡 역시 기본 배달은 무료지만, 한집배달은 1000원의 비용을 내야 하고요. 쿠팡이츠는 이전에도 와우회원에 한해 10% 할인을 제공한 바 있습니다. 이 혜택을 무료배달로 전환했으며 5월 31일까지는 두 가지 혜택 중 원하는 것으로 선택이 가능합니다. 주문 금액이 크다면 10% 할인을 선택할 수도 있는 거죠.

 

요기요는 4월 5일부터 '요기배달(실속배달, 한집배달)'로 최소주문금액 1만5천원 이상 주문시 무료배달 혜택을 제공했습니다. 배민, 쿠팡이츠와 달리 한집배달도 무료로 제공한다는 게 차별점인데요. 게다가 요기요의 멤버십 제도인 '요기패스X'의 가입비를 기존 4900원에서 2900원으로 6월 30일까지 인하하고 최소주문금액을 없앴습니다. 이후 요기요는 구독비 인하 프로모션을 한시적이 아닌, 계속 할인으로 변경했는데요. 이미 무료배달 혜택을 받고 있는 비구독자를 요기패스X 가입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진입장벽을 최소화한 모양새죠.

 

4월, 배민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2174만명, 쿠팡이츠는 684만명, 요기요는 550만명으로 전월 대비 배민과 요기요는 각각 12만명, 20만명 감소했으며, 쿠팡이츠는 58만명 증가했습니다. 요기요는 2위 쿠팡이츠와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모습이며, 가장 늦게 무료배달 혜택을 시작한 만큼 5월의 MAU 변화가 있을지도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 한계가 명확

 

그런데 배민클럽 론칭에 대해 업계의 평가가 긍정적이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건데요. 쿠팡이츠는 이미 약 1500만 회원에게 로켓배송을 제공하며 '고객을 락인하기 위한 부가서비스'로 무료배달을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죠. 이미 7890원(기존 회원은 8월부터 4990원)의 구독료를 내고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별도의 비용을 내면서까지 배민클럽을 이용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게다가 쿠팡의 로켓와우 멤버십 비용 인상 발표 이후, 소비자들은 비용과 서비스에 대해 민감해진 상황인데요. 배민은 현재 부가적인 서비스 제공이 불확실한 상황으로 쿠팡이 7890원이라는 요금으로 로켓배송,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무료배달까지 제공하고 있기에 혜택에 대한 기준은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요기요는 프로모션이긴 하지만 2900원이라는 저가로 구독 서비스를 운영 중이므로 가격에서도 경쟁력을 가지기는 어려워 보이고요.

 

물론, 당분간 출혈경쟁을 감내할 동력은 있죠.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3조4155억원의 매출, 699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습니다. 2022년에는 매출 2조9471억원, 영업이익 4241억원으로 2년 연속 수천억원 단위의 흑자라는 호실적을 보여준 건데요. 국내 음식배달 시장에서 60%가 넘는 점유율을 보여주며 흑자까지 내고 있어 배달앱 1위자리를 단단하게 수성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모기업 딜리버리히어로에게 4127억원의 배당을 실시했으며 물류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은 1% 아래의 이익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우아한청년들의 지난해 매출은 1조2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10%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82억원으로 전년보다도 약 3억원 줄었습니다. 배민의 배달 서비스로 대부분의 매출을 내고 있어 그만큼 라이더에게 지급하는 외주용역비 부담이 크기 때문인데요. 지난해 기준 외주용역비는 1조59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85%에 달합니다. 

 

결국 지금의 무료배달 프로모션이 배민클럽 없이는 지속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이죠.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하는 등 배민클럽을 이용해야만 하는 강력한 유인책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음식배달의 본질을 잘 해내면서도 새로운 무기를 활용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 반쿠팡연대로 간다면

 

상황이 마냥 나쁘지만은 않습니다. 배달앱 시장만 본다면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3사지만, 커머스까지 생각하면 '반쿠팡연대'가 떠오르는데요. 특히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는 네이버의 플러스멤버십은 매달 정기결제하는 리텐션 비율만 95%에 달합니다. 이번 쿠팡의 멤버십 비용 인상에 맞춰 탈팡(쿠팡 멤버십 탈퇴)하는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첫 가입 3개월 무료, 1만원 이상 도착보장 무료배송 등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기도 한데요.

 

지난 뉴스레터에서 다뤘듯 네이버는 현재 당일배송, 일요배송 등 '물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네이버의 물류 전략이 바뀌고 있습니다> 이를 고려하면 특히 당일배송에서는 2륜차 기반의 퀵커머스 역량을 갖춘 배민과 협업할 지점도 보이는데요. 지금 '네이버도착보장 당일배송'은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휴지, 기저귀, 분유 등을 당일에 배송하고 있으며 도착보장 전체 상품 중 약 50%에 이릅니다. 네이버는 직접적으로 물류 인프라를 보유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다르지만, 배민의 B마트와도 유사한 듯 보이죠.

 

또한 네이버가 올해 초 김범준 전 우아한형제들 대표이사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영입했다는 점을 보면 '라스트마일과 퀵커머스' 사업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아예 우아한청년들이 네이버의 물류연합군 NFA(NAVER Fulfillment Aliance)에 소속된다면 필요했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줄 수도 있죠. 여기에 배민스토어와 같은 서비스 확장성을 본다면 네이버는 귀중한 파트너가 될 수 있습니다.

 

사실 지금도 네이버에서는 원하는 식당을 찾고, 배달을 클릭하면 배민앱으로 연결이 가능합니다. 이외에도 네이버 쇼핑라이브나, 스마트스토어 입점 셀러 등 배민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지점이 많아 보이죠. 탈팡 고객을 잡는 네이버, 배달앱 1위를 수성하기 위한 배민은 서로의 멤버십에 득이 될 수 있는 협업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만, 이미 네이버는 지역 마트 플랫폼 서비스 '토마토'를 운영하는 리테일앤인사이트와 제휴해 '동네슈퍼 장보기'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주문자 인근의 마트에서 2시간 내외로 배송하는 건데요. 이 부분에서는 동일한 형태의 협업은 어려울 수 있겠지만 배민이 배민스토어, B마트 등 단순 음식 배달이 아닌 종합물류기업으로 방향성을 잡은 만큼 서로가 윈윈할 수 있는 그림도 그려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 음식배달 말고도

 

또한 B마트와 배민스토어 서비스는 추가적인 성장성이 기대되는 사업입니다. 우아한형제들의 지난해 상품매출(직매입 상품 매출이 포함된 영역으로 B마트 매출에 해당)은 6880억원으로 전년(5122억원) 대비 34% 증가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서울, 경기, 부산, 대구 등 약 70여개의 도심형 유통센터(PPC)를 운영하고, SKU는 1만여개에 달하죠.

 

또한 배민이 운영하는 중개몰, 배민스토어는 지난해 8월 말 기준 100여개의 브랜드, 570여명의 개인셀러가 입점했습니다. 음식 외에도 디지털, 뷰티, 반려용품, 홈데코, 도서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을 배달하고 있기 때문에 객단가 성장이 기대되죠. 기본 배달비에 더해 주문금액의 일정 비율을 중개수수료로 받는 형태이므로 수십만원 단위의 가전을 판매할 경우 수익성이 더 높아지는 구조입니다.

 

지난해 5월에는 전자랜드가 배민스토어에 입점해 100여개 품목을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1년 만에 매장을 89개점으로 확대하고, 품목도 200개 이상으로 늘렸습니다. 12월 한 달만 보더라도 26개의 지점을 확대했을 때 직전 달 대비 매출(배민스토어에서 판매한)이 6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고요. 이외에도 삼성스토어, 프리스비(애플) 등 고가의 디지털 기기들이 입점돼 있어 지속적으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 해결해야할 과제

 

결국 배민클럽은 B마트, 배민스토어와 같은 음식배달 외의 영역에서 혜택을 제공하는 방향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OTT, 네이버와의 제휴 등을 통해 콘텐츠도 보강할 수 있겠죠. 더불어 지금 쿠팡의 멤버십 비용 인상, 탈팡을 잡기 위한 이커머스 기업들의 노력은 배민에게는 좋은 그림입니다. 쿠팡의 멤버십 회원 수가 줄어드는 만큼 고스란히 쿠팡이츠 이용자도 줄어들 수밖에 없죠. 부가적인 혜택을 제공하지 않는 상태에서 배민이 아닌, 쿠팡이츠를 이용할 이유가 없으니까요.

 

다만, 배민클럽을 론칭하는 동시에 해결해야 할 과제도 존재합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배민클럽의 혜택은 '배민배달'에만 적용되는데요. 멤버십에 가입한 소비자들은 배민배달을 주로 이용하게 되니까 자영업자는 소비자에게 선택받으려면 '배민1플러스' 요금제를 이용해야 하는 거죠. 배민1플러스는 6.8%의 중개수수료, 건당 추가 배달비 등 비용 발생이 불가피하므로 가게배달을 고집하던 곳들은 지출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긍정적인 부분은 배민의 중개수수료(6.8%)는 쿠팡이츠(9.8%), 요기요(12.5%)보다 낮다는 건데요. 다만, 이 비용이 프로모션이 장기간 지속되거나, 끝나게 됐을 때 음식값 상승으로 이어진다면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실제로 가게배달과 배민배달의 음식값, 최소주문금액을 다르게 설정했다고 밝힌 자영업자도 존재하죠.

 

소비자들은 이전 배달앱 출혈경쟁의 경험을 토대로 '이 비용이 누구에게 전가되는지, 실제 가격의 차이는 없는지' 민감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한 듯 보이는데요. 저희만 하더라도 주문할 때 배민, 쿠팡이츠, 요기요 앱을 번갈아가며 접속해 가격을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이처럼 배달업계는 특히 가격에 따라 앱 이용 이탈이 가속화돼 충성도가 비교적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결국 프로모션도 중요하겠지만, 소비자의 입장에서 원하는 혜택과 감당 가능한 비용의 선을 조율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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