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와우 멤버십 인상
■조철휘 : 쿠팡의 멤버십 회원비 인상의 여파로 '탈팡(쿠팡 멤버십 탈퇴)'이라는 얘기도 많이 들리더라고요. 아무래도 젊은 층 같은 경우는 구독서비스를 여러 개 이용하다 보니까 월 3만원에서 5만원까지 나온다고 합니다.
■마종수 : 쿠팡이 과거에 멤버십 수수료를 올렸을 때가 2021년도 12월이었는데 지금처럼 큰 파장은 없었던 것 같아요. 워낙에 저렴했으니까. 2900원에 무료배송, 무료반품에 쿠팡플레이라든지, 이츠라든지 많은 서비스를 2900원에 해주다 보니 큰 혜택이라고 소비자들이 느꼈던 거고 거기서 큰 폭으로 올랐어요.
4900원이면 80%니까 이번에 올랐던 것보다도 인상 폭은 더 크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4900원이라는 금액 자체도 소비자들이 ‘이 정도까지는 인내할 수 있다’고 봤던 것 같습니다. 물론, 이탈할 거라고 보는 시각도 있었어요. 그렇지만 결과적으로는 약 900만명의 멤버십 회원 수가 불과 3년 만에 1500만명이 됐습니다. 어마어마하게 늘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쿠팡도 자신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회비를 80% 올렸는데도 불구하고 크게 회원이 늘었으니 이번에는 58% 인상되지만, 서비스가 이만큼 좋아지니까 분명히 고객들은 쿠팡에 묶여 있을 거라는 자신감이죠.
■조철휘 : 연간 멤버십 회비로 벌어들이는 돈이 약 1조3천억원에 달하니까 만약에 3~40%가 탈퇴해도 '이익적으로는 유지한다' 이런 자신감도 있는 것 같죠.
■마종수 : 그런 건 있죠. 기존에는 한 8~9천억원 정도였는데 1500만명이 만약에 회비를 인상해가지고 그대로 유지를 한다면 1조3200억원이 넘게 나와요. 그러면 거의 한 5천억원 가까운 손익이 개선되는 거죠. 쿠팡의 1차 인상처럼 똑같이 회원 수가 유지된다는 전제만 있어도 5천억원이라는 수입이 별도로 생기기 때문에 지난해 쿠팡의 연간 영업이익인 6100억원 정도의 이익이 추가적으로 나오는 겁니다.
게다가 쿠팡Inc가 미국 그룹이다 보니까 미국에서 봤을 때는 이번 인상으로 1년에 5천억원 정도의 추가 수익이 발생을 한다고 하면 분명히 호재 중에 호재고 그 이후로 쿠팡 주가가 크게 오르지 않았습니까?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죠. 초반 1년을 제외하고는 지금이 가장 고점이라고 볼 수가 있을 것 같아요. 근데 우려를 표하고 싶은 게 쿠팡이 거기서 뭔가 한 발 더 나가려면 회원 수가 빠지지 않아야 된다는 전제조건이 있다는 겁니다.
여기서 쿠팡의 유저를 자세히 봐야 해요. 주로 세 부류가 있는데 헤비 유저는 1년에 적어도 500만원 이상을 쓴 고객들로 약 20%입니다. 쿠팡 고객은 평균적으로 쿠팡에서 한 달에 14만원 정도 써요. 1년으로 따지면 약 180만원을 소비합니다. 여기에 미들, 라이트 유저가 있습니다. 그중 한 달에 10만원 미만 평균 6~7만원을 쓰는 라이트 유저가 전체에서 20%쯤 돼요.
사실 저 같은 경우에는 못 빠져나와요. 저는 굉장히 헤비 유저거든요. 한 1년에 5~600만원 이상을 쿠팡에서 쇼핑하기 때문에 회비가 7천원이 아니라 1만원이 돼도 빠져나오기 어려워요. 그런데 중간에 있는 고객, 특히 이 라이트 유저들은 연간 회비가 10만원이면 굉장히 부담이 되거든요.
일부 언론이나 전문가들은 월 회비를 올리면서 영업이익이 올라가고, 고객을 더 잡을 거라고 보는데 사실 불안한 지점이 많아요. 오죽하면 공정위(공정거래위원회)에도 그 문제가 올라갔습니다. 아직 유권해석이 나오지는 않았고, 직접적인 제재는 어려울 수 있어도 여론들이 호의적이지만은 않다는 거죠. 그래서 라이트, 미들 유저를 중심으로 분명 멤버십을 이탈할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런데 지금 쿠팡이 200개의 시군구에 로켓배송을 하기 위해 투자하고 있죠. 이미 전체 시군구 230개중 약 180개에 로켓배송을 하고 있습니다. 이건 사실 전체 고객 중에서도 일부 고객을 잡기 위해서인데 결국 서비스 비용이 올라가는 거거든요. 이렇게 되면 기존에 있던 충성고객들도 이탈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한 전략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여기에 테무나 알리(알리익스프레스)도 기본적으로 무료배송, 무료반품을 제공하고 있죠. 젊은 층에서는 신선의 경우 컬리, 오아시스, SSG닷컴 등 무료배송을 이용하면 되고요. 비식품은 테무와 알리를 중심으로 네이버까지 넘어갈 수 있습니다.
✔ 왜 인상했을까?
■마종수 : 사실 여기서 ‘쿠팡은 왜 회비를 올렸을까’ 이게 중요합니다. 쿠팡이 신사업을 하고, 쿠팡이츠라든지, 쿠팡플레이라든지 좋습니다. 젊은 층도 끌어들이고 쿠팡이츠 같은 경우에는 지금 무료배달을 시작한 지가 얼마 안 됐잖아요. 굉장히 파격적이었어요.
근데 사실은 쿠팡이츠 무료배달, 쿠팡플레이에서 메이저리그 개막전 중계라든지, 혜택을 주니까 ‘1년에 이것만 가지고도 수십만 원. 이게 이익이야’ 이런 관점으로 얘기를 하고 있다는 거죠. 1년에 80만원 이상의 혜택을 제공하니까 ‘인상 금액은 크지 않아’ 이런 논리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쿠팡이츠를 이용하지 않고 주로 배달의민족을 쓰거든요. 어차피 배달의민족이 똑같이 서비스를 하고 있거든요. 결과적으로 말하면 쿠팡이 말하는 그 80 몇만 원의 서비스는 사실은 독과점에 가까운 끼워팔기 느낌이 들어요. 그래서 과연 쿠팡이 진짜 1500만 와우 회원을 생각해가지고 제도를 바꾼 건지 의문시되고 있습니다.
■조철휘 : 저도 쿠팡을 사용하지만 쿠팡이츠를 거의 안 쓰거든요. 안 쓰다가 이번에 한 번 써봤어요. 보니까 무료배달도 되고 별도로 1700원 할인이 되더라고요. 아마 부담을 쿠팡에서 하는 것 같은데 이렇게 확대는 시키는데 어떻게 보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굳이 안 써도 되는 걸 늘리는 걸 수도 있겠네요.
■마종수 : 또 하나 걱정은 서비스 비용이 지금 1차적으로는 음식점으로 가더라고요. 식당에서는 이 무료배달 서비스를 본인들이 하기 싫더라도 쿠팡이 전체 네트워크를 연결하려면 새로 바뀐 요금제를 써야 하는데 기존보다 올라간 요금제로 알고 있습니다.
결국 어딘가에서는 그 서비스 요금이 전가가 되는 거죠. 음식점 얘기를 들어보니까 결과적으로 자기들은 음식값을 올릴 수밖에 없다는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렇다고 해서 쿠팡이츠와 협력하지 않을 수도 없고, 양해해 달라 또 이런 얘기가 나오고 있고요.
배달의민족도 똑같이 따라가더라고요. 쿠팡이 무료배달하니까 배달의민족도 무료배달 서비스를 도입했죠. 여기서도 일반적으로 배달의민족을 훨씬 더 많이 썼기 때문에 포인트라든지 여러 가지 요소들이 있어서 쉽게 빠져나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쿠팡이 내부적으로 마케팅을 통해서 쿠팡이츠 회원을 유치하고 쿠팡의 객단가를 올리기 위한 전략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데 그것 때문에 발생한 추가적인 비용을 소비자들이 물어야 된다는 것에는 반발할 수밖에 없죠.
✔ 탈팡을 막아야
■조철휘 : 그럼에도 쿠팡 주가가 회비 인상 이후 계속 상승세입니다. 23달러가 넘었는데 어디까지 올라가게 될까요?
■마종수 : 저도 궁금하긴 합니다. 항상 40조원을 넘기기 힘들었는데 56조원까지 갔으니까 단기간에 크게 상승했죠.
■조철휘 : 아무래도 멤버십 회비가 인상되면서 이 금액만큼 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 결과인 것 같죠.
■마종수 : 수익성이 확보된다는 기대감도 있고, 약 1조3200억원의 비용이 앞으로 연간 수입으로 잡히니까 이번 인상분으로 5천억원대의 순수익 증가 효과가 있다고 보는 거죠. 다만, 이게 일회성으로 끝날지, 지속될지가 중요하겠는데요.
분기 별로 발표가 되기 때문에 하반기나, 4분기에 지금의 멤버십 회원 약 1500만명에서 크게 떨어진다고 하면 재앙이 될 수 있습니다. 20~30만명 정도 소폭으로 감소하면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어떻게 보면 100만명 단위로 감소할 수 있는 가능성도 충분하거든요.
연간 회비가 1년에 5천억원이 플러스되는데 지금 1500만명에서 1300만명으로 떨어지더라도 순수하게 회비 인상만 본다면 2천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 증가가 예상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200만명이 떨어져 나가면 객단가가 같이 떨어지잖아요. 고객이 통째로 이탈한다는 거죠.
일각에서는 회비만 보고 고객이 100만명 넘게 이탈하더라도 쿠팡에 도움이 될 거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진짜 위험한 생각이죠. 오히려 제로썸 게임에서 탈팡한 고객이 네이버, 알리, 테무, SSG닷컴으로 가는 순간 시장 판도는 다시 짜이는 겁니다.
■조철휘 : 공감합니다. 회원 수 약 1500만명이 고점이라고 예상했거든요. 그런데 이게 뚝뚝 떨어진다면 투자에 대한 성과, 차세대 비즈니스에 제동이 걸립니다.
✔ 멤버십 유치 경쟁
■조철휘 : 그래서 아마 이번 기회에 지금 네이버하고 신세계 클럽이 전쟁에 완전히 불을 붙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마종수 : 맞습니다. 쿠팡이 과거에 인상했을 때만 하더라도 네이버, 11번가, 컬리 등 다들 적극적으로 대응을 안 했어요. 워낙에 각자 도생하기 바빴을 수도 있겠지만, 지금 같은 경우에는 완전히 판이 바뀐다는 거죠.
쓱닷컴은 빅스마일데이라고 해서 여태까지 준비해 왔었는데 마침 쿠팡이 멤버십 가격을 올려버린 거예요. 첫 번째로 내세우는 게 원래 G마켓 회원비 즉, 쓱닷컴이죠. 쓱닷컴의 회원비가 3만원짜리였는데 4900원으로 한 80%를 내렸어요. 거기다가 5월에 가입하면 2년치로 해주더라고요. 4900원에 3만원짜리 멤버십을 2년간 쓸 수 있게 해줍니다.
게다가 이게 너무 이슈가 되니까 최근에 4900원으로 결제를 하면 14500원어치 캐시백을 해줘요. 2년 동안 무료로 5% 쿠폰을 주기도 하고요. 그리고 스마일배송, 무료배송 쿠폰 주고 6대 계열사 이마트, 신세계면세점, 신세계백화점, 스타벅스, SSG랜더스 등에서 포인트도 쌓아줍니다.
원래는 그 3만원이라는 연회비가 허들이 높았어요. 그래서 출시 당시에도 회원이 300만명인데 이걸 통해가지고 1천만명이 아니라 오히려 기존 회원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씀드린 겁니다. 왜냐하면 이걸 만들었을 때 배송 혜택을 줄였거든요. 비용을 줄이고, 나머지를 포인트로 해가지고 묶어놨었는데 이번에는 좀 가능성은 있다고 봅니다.
물론 메이저가 되기는 힘들지만 이 정도의 금액에 이 정도의 서비스 정도면 충분히 탈팡하는 일부 고객들을 끌어올 수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어떻게 보면 쿠팡 대 반 쿠팡 연합이기 때문에 혼자만의 싸움은 아니거든요. 컬리도 이번에 딱 그 시간에 맞춰서 3개월 무료 서비스를 했어요. 2900원에 무료배송하고 있고요. 11번가도 원래 월 회비가 9,900원인데 1000원으로 낮췄습니다. 기간은 1달이지만 연장할 수도 있겠죠. 탈팡하는 고객들을 끌어오기 위한 준비가 끝난 겁니다.
■조철휘 : 게다가 아마존도 49달러(약 6만7천원) 미만 무료배송 서비스를 하더라고요.
■마종수 : 아마존도 이전에 한 번 했었거든요. 그런데 99달러였기 때문에 거의 한 13~14만원이 되어야 했습니다. 객단가 부담이 너무 커서 실패했던 부분도 있죠.
아마존이 지금 하는 서비스는 우연치 않게 들어온 건지 아니면 노리고 한 건지는 아직 몰라요. 국가마다 돌아가면서 무료배송 서비스를 해주는데 아마 이번에는 쿠팡이 멤버십 비용을 인상하자마자 한 걸 봐서는 타이밍을 보고 맞췄던 것으로 보입니다.
사실 우리나라 이커머스 시장이 전 세계 4위 정도로 크기도 하고 물류인프라가 잘 돼 있기 때문에 탐나는 시장이긴 하거든요. 그동안에는 쿠팡의 막강한 물류인프라 때문에 들어오지 못했던 건 사실인 것 같습니다. 쿠팡이 약 6조원을 들여서 만든 인프라를 지금은 거의 15조원은 들여야 메꿀 수 있거든요.
이것 때문에 사실은 주저하다가 이번 기회를 보고 찔러본 것 같은데 아직까지 진심은 아닌 것 같습니다. 특히 아마존은 11번가와 제휴를 맺어서 진출한 바 있지 않습니까? 다만, 그때 배송도 생각보다 느렸고, SKU도 많지 않았습니다. 아마존에서 파는 게 약 1억8천만가지인데, 몇십만가지 위주로 판매했어요. 아직까지는 관망하는 자세로 보고 있는 것 같아요. 아마존보다는 국내 이커머스들이 얼마나 결집하거나, 장기적으로 전략을 지속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