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와 테무, 강력하지만 약점은 있다

여태까지 2~3천원짜리를 팔다가 200~300만원짜리를 팔면 한 번에 상승할 수 있는 구조죠.
3/7 목요일 로지브릿지 뉴스레터입니다
2024/03/07 목요일
 
 
 
웃음은 거리를 둘 수 있게 해준다.
웃으면 문제를 한 발짝 떨어져 바라볼 수 있고,
해결한 다음,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 밥 뉴하트 -
 
 
◆유통의신 조철휘 박사
◆유통의신 마종수 교수
 

✔ 한국은 아직

 

◆조철휘 : 그렇다면 국내에 진출한 알리를 먼저 주목해 볼 수 있겠죠. 기본적으로 무료배송, 무료반품, 차액환불 등 이런 부분을 홍보한 게 알리와 테무였거든요. 여기에 더해서 알리가 한국 진출을 확대하려면 '카테고리 확장', '물류 네트워크 강화' 이 두 개가 필수적인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런데 최근에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까지 입점하면서 사실상 공산품에서 패션, 뷰티 등의 영역까지 확대됐고, 최근에는 신선식품의 소싱 경력자를 모집하고 있다는 소식도 알려졌습니다.

 

◆마종수 : 신선식품 직원까지 모집한다는 것 자체가 좀 다른 의미거든요. 이를테면 알리의 '케이베뉴(K-venue)'에는 여태까지 원래 한국 상품이 없었는데 최근 '애경, 깨끗한 나라, LG생활건강' 등 많은 업체들이 입점했습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업체들은 알리에서 배송하는 게 아니거든요. 각 업체들이 공장이나 물류센터에 거점을 두고, 주문만 알리에서 받아서 배송하는 거거든요. 물류는 별개로 가는 겁니다. 때문에 쿠팡처럼 당일배송은 아니더라도, 2~3일 배송이 되는 거고요.

 

이 셀러들을 모집하려고 수수료를 0%로 제시했죠. 이커머스 기업들이 평균적으로 물류비를 제외하고, 6~11% 정도 받고 있으니까 정말 공격적인 겁니다. 광고도 특정 기간에는 무료로 뿌려주고요. 안 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만, 눈치를 보는 거죠. 아직까지는 알리가 국내 시장 점유율이 높지는 않거든요. 물론, 앱만 보면 2월에 700만건이 넘었습니다. 원래 그 정도면 매출이 연간 10조원 이상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니까 실제 구매고객은 그렇게 많지 않다는 거고요.

 

그런데 만약에 신선식품과 같은 카테고리가 확장되고, 평택, 인천 등에 물류센터를 짓고 직배송을 해줄 수 있다면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그 단계를 현재 진행 중인 것 같아요. 중국배송-업체배송-국내 진출을 위한 밑작업까지 말이죠.

 

◆조철휘 : 그런데 쿠팡이 셀러도 많고, 와우회원도 든든한데 알리가 돈을 투자해서 성장할 수 있을까 이런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마종수 : 생각해보면 알리바바, 테무, 쉬인 등 이런 중국의 기업들이 절대 작은 회사가 아닙니다. 알리바바(알리익스프레스) 기업가치가 250조원이 넘어가고, 핀둬둬(테무)도 230조원이 넘어가고, 쉬인도 상장은 안 했지만 80조원 이상 평가받고 있고요. 그렇게 보면 쿠팡보다 작은 기업은 없어요.

 

테무만 보더라도 지난해 쓴 마케팅 비용이 3조원이 넘은 걸로 알려졌어요. 알리바바그룹도 1조7천억원에 달하고요. 광고비만 조 단위로 쓰면서까지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현재 국내에서는 그렇게까지 공격적으로 투자하지는 않은 상태인 거죠. 그런데 이제는 인터넷을 찾아보면 테무나 알리가 뜨기 시작하고요. 지금도 무서운 속도인데, 더 가팔라질 것 같습니다.

 

◆조철휘 : 지금 최신 데이터로 보면 테무가 미국에서 온라인 광고비가 17억달러(약 2조3천억원)입니다. 미국의 슈퍼볼 광고가 비싼 걸로 유명하죠. 30초를 송출하려면 700만달러(약 93억원)인데 6회 광고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공격적으로 진출한 덕분에 미국에서 테무가 1위를 차지할 수 있었고요. 2022년 9월에 출시해서 24년 1월에 MAU는 5100만명을 기록했습니다. 유럽도 영국 1500만, 독일 1300만, 프랑스 1200만, 스페인, 이탈리아 900만입니다. 선진국 진출 속도를 보면 상당히 빠릅니다.

 

◆마종수 : 국내에도 2월 기준 MAU(월간활성이용자수)가 알리가 818만명, 테무가 581만명, 쉬인이 68만명으로 집계됐습니다. 알테쉬라고 불리는 3개의 앱을 사용하는 고객이 한 달에 1500만명 가까이 된다는 거죠. 아직 홍보가 활발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이 정도 수치가 나왔다는 겁니다.

 
(알리와 테무가 일부 규제를 피해갈 수 있다는 점도 역차별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 물류만 원활해지면

 

◆마종수 : 한국 소비자들은 이미 다른 이커머스를 통해서 비싼 가격을 인식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가격은 더 저렴하게 무료배송, 무료반품, 차액까지도 보상해 주겠다는 거고요. 생각해 보면 쿠팡의 회원 수가 계속 높아지는 혜택 중 가장 큰 게 무료배송, 무료반품입니다. 그런데 알리나 테무는 비용을 지불하고 회원이 될 필요도 없죠. 이런 이유 때문에 쿠팡을 이용할 필요가 줄어드는 겁니다. 게다가 신선식품을 포함한, 국내 식품까지도 접근한다면 그건 무서운 얘기죠.

 

게다가 일부 문제로 제기되고 있는 배송 속도는 통관의 영향일 수도 있어요. 중국 내에서는 이미 더 많은 물량을 더 빠르게 보낼 수 있거든요. 그런데 문제는 평택항에서 한진이든, CJ대한통운이든 업체들이 물량을 나누는데 이 부분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적어도 2일 이상, 많게는 4~5일 걸리거든요. 최근, 알리가 일부 상품을 5일 배송에서 10일 배송까지 늘려놓은 까닭입니다.

 

한국에서 소화를 못하는 경지에 이른 거죠. 결과적으로 이 문제는 물류센터 케파(생산능력)가 커지고, 확장된다면 해결될 수 있습니다. 매출은 물류센터의 규모와 똑같이 늘어나거든요. 아마존도 그랬고, 쿠팡도 그랬죠. 2014년, 쿠팡 물류센터가 10만평에서 현재 약 130만평까지 늘어났는데, 데이터를 보시면 물류센터의 면적과 매출이 똑같이 늘어나요. 주문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기 때문에 물류센터를 후행으로 지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업체들은 주문이 늘어나기 전에 물류센터를 먼저 지었기 때문에 해당하지 않지만요.

 

지금 중국의 상황이 그렇다는 거죠. 물류센터만 제대로 지어지고, 역할만 한다면 지난해에 중국발 직구액이 3조원에 달하는데 올해 2배 이상, 6~7조원도 갈 것 같습니다. 다만, 국내에서 받아들이는 속도가 문제가 될 거고요. 또한 법적인 문제도 있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에서도 가만히 두고 볼 것인가에 대해서죠.

 

◆조철휘 : 우리나라가 2023년에 24시간 통관제, 상시통관제도를 만들었습니다. 9~18시, 상황에 따라서 연장근무였는데 평일에는 24시까지 가동시키는 그런 방식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량을 처리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렇게 누적되다보니까 GDC(글로벌물류센터)에서 정체되면서 출고가 안 되는 거죠. 이 과정을 좀 풀어내야겠죠.

 

◆마종수 : 그런데 이게 쉽지 않아요. CJ대한통운이나 한진에 있는 관계자들에게 ‘물류센터를 공동으로 개발하자’ 공동으로 만들어서 물건을 보관해두자는 거죠. 이런 제안을 실제로 한다고 알고 있어요. 그런데 CJ대한통운이나 한진에서 받아들일 이유가 없습니다. 땅을 남한테 주는 꼴이거든요.

 

난감한 거죠. 직접적으로 들어오자니 법적으로도 '허가해 줄까' 싶고요. 왜냐면 지금은 직접적으로 수입을 해오는 형태가 아니거든요. 물건을 갖다 두고, 수입 직전 상태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수입을 찍고 나가는 형태입니다. 때문에 관세청에서 허가할 확률이 낮다고 보고 있고요. 물론, 무리해서 상품을 직접 수입하고 일반 창고에 넣는 건 가능한데, 알리나 테무는 위탁매입을 하고, 직매입을 안 하거든요. 직매입과 비슷하지만, 다른 형태로 업체의 상품을 파는 거기 때문에 이런 방식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내 업체에서 명확하게 제휴를 할 수 있는 라인이 없으면 물류 문제를 해결하기가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사실 알리와 테무를 막고 있는 건 물류망인 것 같아요. 절대 쉽지 않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해결하기 전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조철휘 : 물류센터 같은 경우 이런 얘기도 들리고 있습니다. ‘차이냐오(알리바바그룹의 물류자회사)’가 평택항에 거점을 갖고 있어서 그걸 활용해서 배송만 위탁하는 방향. 물류센터 운영부터 배송까지 위탁하는 방향. 인천항, 평택항도 주요 거점이 필요하기 때문에 이 부분을 임대차를 통해서 국내 물류를 확장하는 방향 등 여러 케이스가 나오고 있어요.

 

◆마종수 : 사실 직접적으로 들어오는 건 힘들다고 보는데요. 그런데 우회하는 방법이 있죠. 테무는 미국에서 그렇게 하고 있어요. 미국 내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중에서 유통상을 포섭해서 물류센터를 짓게 하고, 간접적으로 허가를 피해가는 방식으로 확장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거든요. 한국도 그렇게 될 수 있어요. 직접 진출이 아니라 한국 사람들에게 허가를 받게 하고, 우회적으로 들어올 수 있다면 또 다른 이슈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계속되는 품질 이슈

 

◆조철휘 : 그리고 대표적인 문제가 있죠. 가격이 저렴한 건 사실이지만, 가품과 광고 이슈가 있습니다. 한국 시장을 빠르게 공략하면서 불량품 배송, 환불 불가, 배송지연, 유해 선정성 논란, 사기성 짙은 광고 등 이런 부분들은 명과 암이 있어요.

 

◆마종수 : 맞습니다. 가품 문제가 특히 심각한 것 같아요. 삼성전자 로고를 버젓이 달아놓고 팔았는데 가품이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근데 핀둬둬(테무의 모기업) 창업자 황정은 모방한 것이지, 가품이 아니라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CEO 자체의 마인드가 그렇기 때문에 쉽게 해결될 것 같지는 않아요.

 

공구 세트가 국내에서 보면 10만원짜리인데 5900원에 판매해서 구매했더니 그림이더라고요. 아직도 있어요. 60만원가량의 옷을 샀는데 구슬 하나만 오고, 판매자가 사라지기도 하고요. 이게 왜냐면 알리와 테무도 본인들이 컨트롤할 수 있는 상품이 있고, 아닌 상품이 있거든요.

 

알리익스프레스 초이스와 같이 본인들이 3~4만개 상품을 잡아놓고, 일부 품질관리까지 할 수 있겠지만 사이트 내에는 일반 중국 셀러들이 판매하는 것도 있습니다. 여전히 배송기간은 1개월 걸리고 통제가 안 되는 상품도 있겠죠. 실제적으로는 몇 천만가지 상품이 팔린다고 하더라도 실질적으로 국내 소비자들이 안심할 수 있는 상품은 몇 만가지 밖에 안 된다는 거고요.

 

여기서 쿠팡에 또 하나의 허들이 생긴 건데요. 쿠팡의 SKU가 천만가지라고 하잖아요. 그 많은 상품을 익일에 소비자에게 배송해 줄 수 있는데 여전히 알리나 테무는 한정된 SKU만 운영하기 때문에 구색에서 차이가 납니다.  상품 자체는 쿠팡보다 많은데 문제는 무료배송, 무료반품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건 몇 만가지 안 된다는 거죠. 그래서 사실 쿠팡과 비교했을 때 보증해 줄 수 있는 상품은 많이 없고, 그중에서도 이슈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요. 소비자들이 아직은 위험부담을 감수하고, 일부 가품이 올 거라는 걸 감수하고 구매하고 있는 단계인 거죠.

 

◆조철휘 : 아직 그런 부분이 해결은 안 됐지만, 일부 카테고리를 늘리는 전략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알리가 대형상품 특송서비스를 출시했거든요. 최대 7일 내에 대형가구, 대형상품을 차이냐오와 협업해서 빠르게 배송해 준다는 건데, 아마 중국 상품이 이런 부분에서 품질이나 가성비 부분에서 좋다면 효과가 좋을 것 같습니다.

 

◆마종수 : 그렇죠. 지금은 세 변의 합(가로+세로+높이)이라고 하죠. 기준에 맞춰서 제한적인 크기의 상품들 위주로 운영했었습니다. 사실 TV나 가전 등의 고가 상품을 구매하기에는 아직 플랫폼에 대한 신뢰가 부족해서 못하고 있는 거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렇게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까지 원활하게 구매가 가능하다면 순식간에 매출이 어마어마하게 올라갈 거거든요.

 

지금은 중국 직구가 대세지만, 원래는 이베이와 같은 곳이 대세였습니다. 6~7년 전에 미국에서 삼성전자 TV를 구매한 적이 있는데요. 80인치 TV인데 국내에선 600만원에 판매하던 걸 200만원에 샀거든요. 해외에서 블랙프라이데이라고 저렴하게 팔더라고요. 무상 A/S도 동일하게 됐습니다. 그때는 배송이 1개월 정도 걸렸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걸 7일 안에 해주겠다는 거는 파격적인 거죠. 중국 광둥성에 있는 알리바바그룹의 물류센터에다가 프리미엄 가전을 보관하고, 잘 포장해서 국내까지 해운으로 운송하고, 설치물류 사업자에게 인계해서 소비자에게 배송해 주면 이건 지금 매출의 몇 배가 나올 수도 있는 시장입니다. 여태까지 2~3천원짜리를 팔다가 200~300만원짜리를 팔면 한 번에 상승할 수 있는 구조죠.

 

※ 뒷이야기는 <유통의신> 유튜브에 업로드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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