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편의점이 오프라인 장악...무역상사까지

올해는 백화점을 제치고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2/6 화요일 로지브릿지 뉴스레터입니다
2024/02/06 화요일
 
 
 
자신의 신분지위로 인해
타인을 경시해서는 안되고,
자신의 의견에 자신이 있다고 하여
부하의 의견을 듣지 않아서도 안되며,
자신의 공적을 자화자찬함으로 인해
신하들의 충심을 잃어서도 아니된다.
 
- 제갈공명 -
 
 

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ASEAN) 국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IMF(국제통화기금)이 지난해 10월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예상한 바에 따르면 2024년 아세안의 경제성장률은 4.5%로 4월에 비해 소폭 하향됐지만요. 글로벌 경기 둔화의 여파로 보이나,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여기에 더해 몽골까지 본다면 IMF는 2024년 경제성장률을 5.5%로 예상하고 있으며, 인구는 약 350만명으로 132위, 면적은 18위 수준입니다. 인구에 비해 땅의 면적이 넓은 편이지만,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약 150만명이 밀집되어 있으며 젊은 소비층이 약 60%에 달하는 국가죠. 이들은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한국 문화에 우호적이며, 준수한 경제성장률이 전망되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높은 국가들로 꼽히고 있는데요. 공통적으로 한국의 편의점들이 공략하고 있는 국가들이기도 합니다.

 

 

✔ 해외진출 현황

 

편의점들이 해외로 진출하게 된 1차적인 이유는 국내 시장이 이미 포화됐기 때문이죠. 국내 편의점 수는 약 5만5천개로 편의점 왕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을 추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일본의 편의점 수는 약 5만6천개에 달하는데 국토 면적은 한국의 약 4배거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편의점들은 2018년부터 빠르게 해외 점포를 늘렸고, 1월 31일 기준 국내 편의점 기업이 해외에 설치한 점포는 1100개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편의점 양강 구도를 보이고 있는 CU와 GS25가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알린 국가는 몽골과 베트남입니다. 최초로 보자면 2017년 CU가 이란에 오픈한 ‘써데기예점’이지만, 미국의 경제 제재조치 등으로 인해 철수했기 때문이죠. 이후에도 CU는 베트남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한차례 좌절한 경험이 있고요.

 

그렇지만 이를 반면교사 삼아 CU는 몽골(2018년)에서 점유율 1위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이후에는 말레이시아(2021년), 올해 상반기에는 카자흐스탄에 진출 예정인데요. 지난해 11월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해외점포 수가 500개를 넘기도 했죠. 몽골과 말레이시아 점포를 합치면 월평균 1000만명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실감하게 했고요.

 

한편, GS25는 베트남(2018년)과 몽골(2021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남부 베트남에서는 점포 수 1위를 기록할 정도이며, 올해 초에는 해외점포 수 500개를 넘어섰고요. 몽골에서는 CU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계 편의점 서클K의 점포가 CU에 인수되면서 두 기업이 몽골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비교적 늦게 해외에 진출한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5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6월 1일 최초로 캄보디아에 진출할 예정인데요. 캄보디아 역시 매년 경제성장률이 7%대에 달할 만큼 빠르게 성장 중인 국가로 향후 5년 내에 100개까지 점포를 늘릴 계획입니다.

 

CU, GS25, 이마트24는 대부분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해외를 공략하고 있는데요. 현지 업체에 운영을 맡기고, 로열티를 받는 형태입니다. 초기 투자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현지 회사들이 법률, 시장동향 분석 등 운영을 주도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있죠. 트렌드에 민감하고, 규모를 빠르게 늘려야 하는 편의점업계에 적합하다는 평가입니다. 이들은 점포 수를 늘리면서도 국내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고, 해외 제품을 국내로 수입하는 무역상사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단기간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경우 점포 수가 일정 수 이상 갖춰져야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GS리테일은 베트남 현지 법인을 지분 투자 형식으로 설립해 손실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베트남 법인의 매출액은 연평균 126.1%씩 성장했으나, 아직 적자인 상황이거든요. 그러나 2021년 가맹사업을 시작하고, 손실을 견디면서 외형을 확대한 덕분에 지난해 3분기 순손실은 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6% 감소했습니다. 점차 성과가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고요.

 

한편, 한국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은 조금 다른 형태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는데요. 세븐일레븐은 국내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에 해외에 직접적으로 진출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대신 전 세계 19개국에 진출해 있는 8만5천여 점포의 인프라를 통해 간접적으로 진출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지난해 1월에는 ‘PB개발/글로벌소싱팀’을 신설해 글로벌 세븐일레븐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의 편의점 산업은 정말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 무역상사의 역할

 

편의점이 무역상사로서, 국내 상품들의 수출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는 건 눈여겨볼 만할 것 같습니다. 마치 국내 이커머스가 해외에서 활약하며, 직구와 역직구를 통해 수출입 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과도 유사해 보이죠. 특히 경쟁력을 확보한 PB(자체브랜드)상품을 직수출하는 등 국내 중소기업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최근 CU는 일본 돈키호테와 홍콩 파크앤샵에 PB상품을 직수출한다고 밝혔습니다. 헤이루(HEYROO) 치즈맛 컵라면을 일본 전역 450여개의 지점에서 판매할 예정이며, 수제맥주와 하이볼 10종을 홍콩에 소개할 예정이죠. 특히 해외에 PB상품을 직수출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유의미한데요. CU는 올해 연간 수출액 1000만달러(약 132억원)을 목표로 대상 국가를 확대할 예정입니다.

 

GS리테일도 현재 33개국 700여개의 상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편의점업계 최초로 수출금액 100억원을 넘긴 바 있으며, 올해는 1000만달러(약 132억원) 수출을 눈 앞에 두고 있죠. 이마트24 또한, 7개국에 35종의 상품을 수출하고 있습니다. 이마트의 PB인 노브랜드는 70%를 국내 중소기업이 생산하고 있어 간접적으로 해외진출 기회를 주는 셈이 되고 있고요.

 

 

 ✔ 오프라인 유통채널 1위?

 

국내 편의점업계의 행보를 보면 해외점포 수를 충분히 확대한 후, 킬러 카테고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전략을 펼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유통채널 중에서도 편의점은 점포 수가 많을수록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 수월해지므로 곧 순위로 직결되기도 하는데요. 지난 5년 사이 빠르게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점포를 늘리는 것을 고려하면 물류인프라를 활용한 택배서비스, 현지 음식 배달업체와 협력 등 다양한 전략으로 파생될 가능성도 높아 보입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최근 GS25가 몽골에 오픈한 오르길스타점은 주류 특화 점포로 오픈했는데요. 오픈 후 20일간 와인과 보드카의 매출 비중이 몽골 내 다른 점포보다 각각 12.8배, 4.8배 높게 나타났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지 파트너인 숀콜라이 그룹이 몽골 내 주류·음료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는 제조사인 ‘APU’의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국내 편의점에서 한우, 골드바, 자동차 등을 판매했던 것처럼 해외에서도 카테고리 다각화, 특화매장 등 현지에 맞춰 풀어내는 전략이 활발해질 것 같죠.

 

한편, 국내에서는 이미 2021년 편의점의 매출이 대형마트를 앞질렀는데요. 또한 지난해 업태별 매출 증가율을 보면, 편의점은 8.1%로 백화점(2.2%), 대형마트(0.5%) 등 다른 오프라인 유통채널보다 큰 폭으로 성장했습니다. 올해는 백화점을 제치고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1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데요. 비교적 저렴한 초기 투자비용, 트렌드에 대응하기 쉬운 구조 등 편의점만의 특장점을 활용해 글로벌에서 활약하는 오프라인 유통채널로서의 역할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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