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ASEAN) 국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안정적이고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IMF(국제통화기금)이 지난해 10월 ‘세계경제전망’을 통해 예상한 바에 따르면 2024년 아세안의 경제성장률은 4.5%로 4월에 비해 소폭 하향됐지만요. 글로벌 경기 둔화의 여파로 보이나, 여전히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됩니다.
여기에 더해 몽골까지 본다면 IMF는 2024년 경제성장률을 5.5%로 예상하고 있으며, 인구는 약 350만명으로 132위, 면적은 18위 수준입니다. 인구에 비해 땅의 면적이 넓은 편이지만, 수도인 울란바토르에 약 150만명이 밀집되어 있으며 젊은 소비층이 약 60%에 달하는 국가죠. 이들은 한류 열풍으로 인해 한국 문화에 우호적이며, 준수한 경제성장률이 전망되고 있어 성장잠재력이 높은 국가들로 꼽히고 있는데요. 공통적으로 한국의 편의점들이 공략하고 있는 국가들이기도 합니다.
✔ 해외진출 현황
편의점들이 해외로 진출하게 된 1차적인 이유는 국내 시장이 이미 포화됐기 때문이죠. 국내 편의점 수는 약 5만5천개로 편의점 왕국이라고 불리는 일본을 추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일본의 편의점 수는 약 5만6천개에 달하는데 국토 면적은 한국의 약 4배거든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편의점들은 2018년부터 빠르게 해외 점포를 늘렸고, 1월 31일 기준 국내 편의점 기업이 해외에 설치한 점포는 1100개를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편의점 양강 구도를 보이고 있는 CU와 GS25가 본격적으로 해외 진출을 알린 국가는 몽골과 베트남입니다. 최초로 보자면 2017년 CU가 이란에 오픈한 ‘써데기예점’이지만, 미국의 경제 제재조치 등으로 인해 철수했기 때문이죠. 이후에도 CU는 베트남에서 코로나19로 인해 한차례 좌절한 경험이 있고요.
그렇지만 이를 반면교사 삼아 CU는 몽골(2018년)에서 점유율 1위에 달할 정도로 성장했으며, 이후에는 말레이시아(2021년), 올해 상반기에는 카자흐스탄에 진출 예정인데요. 지난해 11월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해외점포 수가 500개를 넘기도 했죠. 몽골과 말레이시아 점포를 합치면 월평균 1000만명이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인기를 실감하게 했고요.
한편, GS25는 베트남(2018년)과 몽골(2021년)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습니다. 남부 베트남에서는 점포 수 1위를 기록할 정도이며, 올해 초에는 해외점포 수 500개를 넘어섰고요. 몽골에서는 CU의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미국계 편의점 서클K의 점포가 CU에 인수되면서 두 기업이 몽골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수준입니다.
비교적 늦게 해외에 진출한 이마트24는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에 50여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으며, 오는 6월 1일 최초로 캄보디아에 진출할 예정인데요. 캄보디아 역시 매년 경제성장률이 7%대에 달할 만큼 빠르게 성장 중인 국가로 향후 5년 내에 100개까지 점포를 늘릴 계획입니다.
CU, GS25, 이마트24는 대부분 ‘마스터 프랜차이즈’ 형태로 해외를 공략하고 있는데요. 현지 업체에 운영을 맡기고, 로열티를 받는 형태입니다. 초기 투자비용을 최소화하면서 현지 회사들이 법률, 시장동향 분석 등 운영을 주도해,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장점이 있죠. 트렌드에 민감하고, 규모를 빠르게 늘려야 하는 편의점업계에 적합하다는 평가입니다. 이들은 점포 수를 늘리면서도 국내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고, 해외 제품을 국내로 수입하는 무역상사의 역할까지 겸하고 있는데요.
그러나 단기간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프랜차이즈 사업의 경우 점포 수가 일정 수 이상 갖춰져야 고정비를 절감할 수 있기 때문이죠. 특히 GS리테일은 베트남 현지 법인을 지분 투자 형식으로 설립해 손실을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베트남 법인의 매출액은 연평균 126.1%씩 성장했으나, 아직 적자인 상황이거든요. 그러나 2021년 가맹사업을 시작하고, 손실을 견디면서 외형을 확대한 덕분에 지난해 3분기 순손실은 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6% 감소했습니다. 점차 성과가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공격적으로 매장을 확대할 것으로 보이고요.
한편, 한국 세븐일레븐(코리아세븐)은 조금 다른 형태로 해외에 진출하고 있는데요. 세븐일레븐은 국내 브랜드가 아니기 때문에 해외에 직접적으로 진출하기 어렵기 때문이죠. 대신 전 세계 19개국에 진출해 있는 8만5천여 점포의 인프라를 통해 간접적으로 진출하는 방식을 택합니다. 지난해 1월에는 ‘PB개발/글로벌소싱팀’을 신설해 글로벌 세븐일레븐과의 교류를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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