컬리도 퀵커머스한다는데 시장은 어때요?

결국 요기요는 GS리테일과의 시너지가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1/30 화요일 로지브릿지 뉴스레터입니다
2024/01/30 화요일
 
 
 
시작하기에 가장 완벽한 곳은
바로 지금 당신이 있는 그 곳이다.
 
- 디이터 에프 우흐트도르프 -
 
 

✔ 컬리 퀵커머스 진출?

 

컬리의 퀵커머스(근거리 배달) 진출이 점차 뚜렷해지고 있습니다. 강남구 대치동에 MFC(도심물류센터) 구축을 위한 계약을 진행 중이고, 부릉(VROONG)을 비롯한 다양한 배달대행업체들과 접촉해 운영 파트너사를 선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거든요. 주력 카테고리인 ‘신선식품’, 최근 성과를 보이고 있는 ‘뷰티’ 제품군을 빠르게 배송해 올리브영의 ‘오늘드림’, 배민(배달의민족)의 ‘B마트’가 합쳐진 형태의 시너지 효과를 낼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습니다.

 

업계에 따르면 최종적인 형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MFC 관련 사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컬리는 지난해 ‘오늘 저녁 뭐 먹지?’ 라이브 방송을 통해 당일배송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영해 수요를 확인했고, 이를 발전시켜 퀵커머스 사업까지 나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업계의 반응은 엇갈리는 모습인데요. 퀵커머스 사업의 수익성이 보장되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빠른 배송을 위해 도심에 물류인프라 구축이 필수적이며, 배달라이더 임금 등 추가적인 물류비가 불가피하고, 엔데믹 이후 수요까지 줄어들고 있죠. 이마트와 쿠팡이츠는 퀵커머스 사업을 중단하거나 축소하기도 했고요. 더군다나 이미 시장의 선두주자라 평가받는 배민, 올리브영과 GS리테일+요기요 등 강력한 경쟁자가 포진되어 있습니다.

 

한편, 컬리는 창사 9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해 12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송파물류센터 철수와 창원, 평택물류센터의 생산성 증대 등 직접물류비 개선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컬리는 일시적 효과가 아닌, 철저히 계획된 구조적 개선의 결과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TV광고 중단 등 마케팅 비용의 절감 효과까지 동반된 것으로 ‘절약’에 의한 흑자라는 시선도 공존하고 있죠.

 

특히 컬리는 올해 흑자전환을 조건으로 사모펀드 등에서 1200억원을 조달받았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한 흑자가 절실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동시에 연기했던 IPO(기업공개)를 위해서 수익사업에 대한 투자가 필수적이므로, 지금의 신사업 진출은 수익성과 규모라는 두 가지 측면을 만족해야 하는 겁니다.

 

 

✔ 퀵커머스 시장 근황

 

지금의 퀵커머스 시장은 경쟁이 치열합니다. 배민은 시장 진입 초기부터 MFC를 구축해 약 70개의 지점을 운영 중인 것으로 알려졌고, 배달앱 1위의 영향력을 바탕으로 카테고리를 늘린 모양새고요. 올리브영과 GS리테일은 전국 오프라인 점포들을 적극 활용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사업에 진출해 빠르게 활성화시키는 중입니다.

 

특히 올리브영은 CJ그룹의 주력 사업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4조원 돌파, 온라인 매출은 1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거든요. 3분기 온라인 매출 비중은 2591억원(25.9%)인데, 통상적으로 4분기 연말 결산 세일을 통해 최대 매출을 기록하기 때문입니다.

 

온라인의 성장 배경으로는 ‘오늘드림’이 꼽히고 있는데요. 소비자의 가장 가까운 매장에서 빠르게 배송해 주거나, 온라인 주문 후 매장에서 픽업하는 ‘오늘드림 픽업’ 등 옴니채널 전략을 활발하게 이용 중입니다. 전국 1300개 이상의 점포, 수도권 주요 권역에 구축한 물류센터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죠. 올해에는 본격적으로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으로, 4~5조원의 기업가치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GS리테일은 온라인 사업들의 방향성을 아예 퀵커머스로 겨냥한 모습입니다. 전국의 편의점 GS25, 슈퍼 GS더프레시를 MFC로 활용하고 있고, 온라인 장보기 쇼핑몰인 ‘GS프레시몰’은 아예 사업을 중단하기도 했거든요. GS리테일은 요기요 앱을 통해 편의점과 슈퍼를 이용할 수 있는 ‘요편의점’과 ‘요마트’에 역량을 집중하고, 자체 앱 ‘우리동네GS'를 통해 퀵커머스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9월 우리동네GS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283만명으로, 국내 오프라인 유통사 앱 가운데 1위를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퀵커머스가 포함되는 라스트마일 영역은 현재 이런 키워드를 갖고 있습니다)
 

✔ 배달앱 요기요는

 

반면에 배달앱으로서의 요기요는 다소 불안합니다. 현재 배달앱 3사(배민·요기요·쿠팡이츠)의 MAU는 지속해서 감소하는 추세로, 지난해 11월 기준 전년 대비 2.5%(74만8461명) 줄었습니다. 이 중에서도 1, 2위인 배민, 요기요의 이용자는 줄고, 3위인 쿠팡이츠의 이용자가 늘면서 격차는 차츰 줄어들고 있는데요.

 

지난 21일, DAU(일일활성이용자수)기준 쿠팡이츠(111만5160명)가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요기요(100만1706명)를 넘어섰습니다. 동시에 지난해 11월 취임한 이정환 대표가 2개월 만에 사임하면서 내부적인 혼란까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죠. 고객들의 배달앱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와중, 요기요가 흔들리는 틈을 쿠팡이츠는 놓치지 않은 셈입니다.

 

쿠팡이츠는 멤버십 회원에게 10% 할인을 제공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죠. 그간 쿠팡이 적자를 감수하면서 연간 흑자에 근접한, ‘계획된 적자’라는 전략과 비슷한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문제는 배달앱 출혈경쟁에 불을 붙이고 있다 건데, 불안한 시장환경과 맞물려 경쟁이 지속되면 도태되는 기업은 실적 악화로 이어질 확률도 있어 보입니다.

 

한편, 시장점유율 약 60%를 차지하는 배민은 입지를 더욱 공고하게 하려는 모습입니다. 각종 할인 혜택은 물론, 자체 라이더로 운영하던 ‘배민1’을 배달대행업체에 위탁 운영하기로 했거든요. 그간 ‘배달 지연’에 대한 문제가 불거졌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죠. 일각에서는 리스크가 높은 물류업의 비중을 줄이려는 것이라고 분석하는데요. 물류 자회사 ‘우아한청년들’은 2년째 가장 많은 산업재해가 발생한 기업이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요기요는 GS리테일과의 시너지가 필수적인 상황입니다. 실제로 GS리테일에 따르면 요편의점과 요마트의 매출은 2023년 10월 159.9%, 12월 163.5% 성장하고 있는데요. 특히 전국 점포를 활용하기 때문에 비수도권 매장은 증가폭이 더 큰 것으로 확인됩니다.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배달 본업으로의 요기요는 배민을 추격하기에도, 쿠팡이츠와 격차를 벌리기에도 뚜렷한 경쟁력이 부재해 보이는데요. 그렇지만 GS리테일이 퀵커머스에 방점을 찍은 만큼, 새로운 형태의 차별화 전략이 등장할 수 있을지, 요기요와 추가적인 시너지는 무엇인지가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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