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이러한 문제가 야기된 부분을, 평소에 교육훈련이나 이런 것들을 지키고 수행했는지 회사차원에 물어야죠. 제가 코레일 조직도를 보니까 사장 밑에 부사장이 있고, 그 밑에 본부가 있는데 사장 직속으로 어떤 부서가 있냐면 안전총괄본부가 있어요. 이 부서가 제가 2008년 근무할 때는 없었어요. 안전부서는 있었지만. 총괄본부라는 거대한 본부를 만든 이유가 계속 사고가 나니까, 코레일 역대 사장들이 굉장히 신경을 쓰고 예민합니다.
여기에 보니까 무려 5개 처가 있어요. 대단한 겁니다. 안전계획처, 산업안전처, 시민안전처, 환경경영처, 비상계획처 이렇게 다섯 곳이 있어요. 이곳이 안전총괄본부장 밑에 있어요. 이 본부는 사장 직속이고요. 그렇다면 사장 직속으로 이렇게 구조를 뒀다는 건 철도사고에 대한 전반적 책임자를 두면서 안전에 대해 총괄하라고 둔 거 아닙니까?
그런데 지난 사망사고 4건에 대해서 누가 책임을 졌느냐? 안전총괄본부장이나 안전계획처나 이쪽이 아닙니다. 화물열차 때문에 사고가 났다고 물류본부장이 책임일 진 겁니다. 이것은 제가 볼 때 어처구니가 없습니다. 그리고 물류수송처장이라고 있어요. 물류본부장 밑에 물류계획처장, 물류마케팅처장, 물류수송처장. 그런데 물류수송처장이 뜬금없이 책임을 지고 강제로 전보가 됐어요. 그러니까 무슨 말이냐면, 화물열차 사망사고의 책임을 돈을 버는 현업 부서에 책임을 돌린 거죠.
안전을 총괄하는 부서가 책임을 지큰 것이 맞지, 영업이나 운영을 하는 팀이 책임을 지는 것이 맞습니까? 우리가 보통 보면, 회사 내에 안전총괄부서나 관리부서가 있어요. 산업안전보건법에 의거해서 산업안전관리자, 산업안전보건관리책임자와 같은 몇 명을 의무적으로 두게 돼 있어요. 몇 명 이상의 사업장에 대해서는. 코레일도 여기에 해당이 되거든요. 그러면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을 총괄하는 부서가 1차적 책임이 있어요. 그래서 안전총괄 임원이 있으면 대표가 구속이 안 될 수가 있습니다.
제가 이번에 조사를 해보니까, 지난 번에 한국제강에서 중대재해가 발생해서 대표이사가 첫 구속이 됐죠? 법정구속에 징역 1년이 확정된 이유가, 안전총괄 임원이 없었어요. 만약 그 임원이 있다면 임원이 구속이 됩니다. 그래서 요즘 그룹이나 대기업에서 안전총괄 임원을 두기 시작했어요.
조사를 해보니까, 안전총괄부서의 직책이 있더라고요. 안전보건담당임원, CSO라고 합니다. Chief Safety Officer. 만약에 안전업무에 전권을 위임받은 CSO가 있다면, CEO는 형사처벌을 면할 수 있다는 것이 중대재해처벌법상 여러 법무법인 등의 해석입니다.
그러니까 결국은 코레일은 CSO의 역할이 바로 안전총괄본부장이죠. 본부장이면 임원급입니다. 코레일의 상임이사가 본부장입니다. 그러면 CSO가 중대재해에 대상이 되면 첫 번째 1차적 책임자입니다. 2차적 책임은 현업부서입니다. 현업부서의 오봉역장이든, 선로반이든 어디든 간에 사고를 야기한 빌미를 줄 수 있는 관리부서죠. 그리고 안전관리자. 산업안전보건법에 의거해 선임이 된 안전관리자가 책임이 있겠죠. 그리고 3차적 책임이 그런 업무를 수행한 부서가 되겠죠. 수송처나 영업처나 이런 현장. 그리고 사장이 총괄적 책임이 있겠고요.
그러니까 법적으로 1차적 책임은 안전총괄자가 책임을 지는 것이 맞다. 그런데 코레일에서는 어떻게 인사가 이뤄졌는냐? 물류본부장을 대기발령해서 집에 보내고, 불명예스럽게. 본인이 원치 않았지만. 그리고 수송처장이 자기도 모르는 사이 다른 곳으로 전보가 되고. 이것은 원칙도 없고 안전에 관한 총괄적인 관리책임이 있는 이런 사람들이 아니라, 제가 보기에 코레일 조직 내부에 파워게임이 있는 것 같아요. 파워가 있는 부서가 힘을 더 쓰는 것은 아닌가.
물류본부는 지난 10년 간 계속 적자가 아닙니까? 연간 2~3천억씩 적자가 나서. 제가 있을 때도 항상 천덕꾸러기 같은 취급을 당했어요. 여객이나 기획본부에서 뭐랄까요, 다른 부서에서 항상 비아냥스럽게. 계속 적자가 나니까. 그런 부분이 있지 않나. 제가 3년간 마케팅 처장으로 직접 있었기에 그 속내를 알고 있어서 말씀을 드리는 겁니다.
그래서 오봉역 화물 수송원의 사망은 너무나 안타깝습니다. 다시 한 번 명복을 빌고요. 그러나 안전수칙이나 매뉴얼을 현장직까지 다 준수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사망사고의 책임이 잘못됐다. 애꿎은 돈을 버는 물류본부장이 집에 가고, 수송처장은 본인 의지와 관련이 없이 전보가 되고. 이런 것들은 분명히 잘못된 조치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