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의 8년 전과 8년 후

세월이 흘러 지금에 느끼는 것이지만, 농협택배 진출을 막은 건 너무나 어리석인 일이었습니다.
8/14 월요일 로지브리지 뉴스레터입니다
2023/08/14 월요일
 
 
 
내 인생의
주인공은 바로 나
내 인생의
구경꾼들로 인해
내 인생이 흔들릴 필요없어
 
- 어쩌면, 어쩌면, 어쩌면 중에서 -
 
 

✔ 2015년

 

2015년 2월. 저희는 <택배산업에 먹구름이 몰려온다>(링크)라는 제목으로 쿠팡의 등장으로 인한 택배산업의 본질적 문제를 짚은 바 있습니다. 저희는 당시 쿠팡의 택배사업 진출을 상세하게 다뤘는데, 요지는 택배사업자들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메기'의 등장을 알리는 것이었습니다.
 
이때 한국통합물류협회 측은 화운법 56조에 따라 노란색 사업용 번호판을 사용하지 않는 쿠팡을 전면에서 비판하며 가장 선두에서 쿠팡과 맞대결을 벌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쿠팡은 현재 한국통합물류협회 회원사의 일원으로 택배사업에 진출하여, 굴지의 물류회사 중 하나로 성장하는 중입니다. 
 
유통물류업계에서 쿠팡은 그저 적자만 기록하며 언제 망할지 모를 비웃음의 존재였지만, 지금은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한국의 유통을넘어 국제물류와 무역까지 넘나드는 가장 강력한 존재가 됐습니다. 쿠팡은 직접 DJI를 비롯해 여러 제조사와 직접 계약을 맺고 수입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쿠팡수입' 카테고리 상품은 더더욱 증가할 겁니다. 
 
궁극적으로 쿠팡은 유통을 넘어 '무역상사' 역할을 더 확대하며, 해외에 거점을 둔 자체 상품 제조 및 소싱, 해운항공업까지 사업의 범위를 확대해 모든 것들을 연결할 '수직계열화'를 이룰 야심을 품고 있다고 확신합니다.
 
 

✔ 8년 전에 했다면 

 

저희는 여러 채널을 통해 꾸준히 쿠팡의 성장을 예견했고, 그에 따라 전통 택배사들이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꾸준히 강조했습니다. 택배사 관점이 아니라, 화주와 고객 입장에서의 서비스 다각화를 꾸준히 요구했습니다. CJ대한통운이 론칭한 '오네(ONE)'와 같은 것이었죠. 만약 8년 전 지금의 '오네' 서비스가 있었다면 쿠팡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참 어려웠을 겁니다. '짐을 맡기는 화주와 소비자 요구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대응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당시 농협이 택배사업 진출하겠다고 선언하자, 택배사들은 입을 모아 반대 입장을 냈습니다. 고백컨대 저 또한 당시 회사 상사의 입장을 대변하여 농협택배 진출을 반대하는 논조의 글을 작성했고, 그 과정에서 그것이 문제가 있다라는 확신을 갖게 됐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지금에 느끼는 것이지만, 농협택배 진출을 막은 건 너무나 어리석인 일이었습니다. 여전히 농산물 유통 물류는 낙후되어 있고, 큰 혁신을 이루지 못 했습니다. 팰릿(파렛트) 표준화도 더디며, 콜드체인시스템도 미비합니다. 
 
결과론적으로 화주나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안 되며, 더 큰 물류비용을 지불할 뿐더러 불필요한 농산물 재고손실이 발생하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농협택배 진출을 막던 기존 택배사들이 적극적으로 나서 농산물 유통 물류 체계 혁신을 이뤘는지 묻고 싶습니다. 쿠팡이 있었기에 '오네' 서비스가 론칭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화주와 소비자 모두 조금 더 나은 환경에서 물류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한화투자증권(현 IBM 투자증권) 남성연 연구위원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 8년 후에는
 
앞으로 8년 후 미래는 어떨까요? 지금의 이상기후를 보고 있으면 택배업계에서 준비해야 할 지점은 분명해 보입니다. 올해보다 내년에 더욱 큰 규모의 태풍과 폭염이 발생할 것이란 예측을 갖고, 한층 더 개선된 포장체계와 콜드체인시스템의 구비가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할 것 같습니다. 
환경 친화적으로 저렴하면서도 효과적인 부자재 개발 및 조달 역시 분명 'ESG'와 연관된 중요할 영역이 될 것입니다.
 
또 물류 현장 노동자들이 폭염이나 한파가 닥쳐도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을 마련하여, 지속가능한 근무인력을 유지하고 이를 통해 숙련도를 향상하는 것 또한 'ESG'와 관련한 중요한 준비사항입니다.
 
동시에 사람을 대체하는 자동화 구간의 증가가 예견되는 만큼, 기존의 인력을 재배치하여 감원을 최소화하면서도 일의 흐름을 파악한 숙련자들의 노하우에 기반한 자동화의 효율성과 생산성 향상을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해 보입니다.
 
아울러 지금 대다수 택배사들이 채택하고 있는 허브앤스포크 모델이 안고 있는 비효율화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도 동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산물이나 농산물까지 점진적으로 더 다양한 품목으로 '풀필먼트'의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며, 당연히 물류센터의 구조나 형태도 화주사의 요구에 맞게끔 '커스터마이징화'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단편적으로 철강사들이 온라인몰을 열어 B2B 중심에서 B2B2C로 출고와 판매 형태를 바꾸는 조짐만 보더라도, 앞으로 점점 더 다양한 산업군에서 더 다양한 품목들이 낱개 단위로 출고되어 배송되는 형태가 일반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 전 세계적으로 이커머스 부문의 온라인 전환율 향상에 힘입어 해외직구와 역직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어, 통신 연걸성에 기반한 끊임없는 물류체계 구축과 가시성 확보는 점점 중요한 화두가 될 것 같습니다. 
 
동시에 단순히 물건을 전달하는 역할을 넘어, C/S 대행 등 물류사의 역할은 앞으로 더욱 확대되어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지점들이 확대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나아가 GDP 증가에 따라 새로운 문화, 레저 활동이 증가되어 신규 물동량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며, 각자의 개성에 집중하는 '초개인화'에 맞춰 유통 물류 부문에서의 역할이나 대응도 더 다양해질 것으로 예견됩니다.
 
그래서 물류나 풀필먼트의 개념을 단순히 물건의 보관이나 포장, 출고, 배송 등의 방식으로 정립하기 보다는, 조금 더 확장성을 갖고 3D프린팅, 수소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등 더욱 다양한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확장성을 열어두는 게 필요해 보입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과거 농협택배를 견제하여 시장에 진입할 수 없도록 한 과오를 교훈 삼을 필요가 있습니다. 울타리를 치고 보수적으로 자신들만의 세상에 갇히기 보단,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새로운 사업자나 기술을 포용력 있게 안을 수 있는 마음을 갖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광고) ※ 로지브리지 멤버십 회원사 '밸류링크유' 소개 : 디지털 테크 기반 통합 국제 물류 플랫폼 밸류링크유입니다. 수입부터 국내 직영 풀필먼트, 온디맨드 라스트마일, 수출 국제운송 연계 서비스, 해외 풀필먼트&라스트마일까지 End-to-end 이커머스 셀러 물류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더 자세히 보기)
 
 
 
(광고) ※ 로지브리지 멤버십 회원사 'JLL코리아' 소개 : JLL(NYSE: JLL)은 글로벌 종합 부동산 서비스 회사로 230년 이상의 경험, 전세계 80개국 300개의 지사 103,000명의 전문인력을 토대로 고객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글로벌 기업입니다. (더 자세히 보기)
 
 
 
 
※ 클릭하시면 기사 & 보고서 원문을 보실 수 있습니다.  
 
 
 
 
 
 
 
🍋 로지브리지 뉴스레터에 담겼으면 하는 참신한 아이디어, 또 개선했으면 하는 내용이나 아쉬운 점 등을 익명으로 자유롭게 보내주세요. 매주 좋은 의견을 보내주시는 두 분을 선정하여, 영화 예매권(2매)를 선물로 보내드립니다. (제안하기)
 
 
 
👬 다양한 협업, 콘텐츠와 영상 제작을 함께 하고 싶은 분들, 언제나 환영입니다!
 
 
 
 
 
로지브리지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63-8 1547호 070-8286-1403수신거부 Unsubscribe
글쓴이
비밀번호
비밀번호 확인
평점 주기
작성된 후기가 없습니다.
후기 수정
글쓴이
평점 주기
목록으로 가기
재입고 알림 신청
휴대폰 번호
-
-
재입고 시 알림
페이스북
카카오톡
네이버 블로그
밴드
floating-button-im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