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류산업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

코로나19시기 비약적인 성장을 이룬 물류산업은 급속도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나 지자체(지방자치단체)에서는 성장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물류에 대한 정책과 지원을 발표하는 모습인데요. 특히나 미래의 기술을 접목하고자 하는 ‘스마트물류’, ‘차세대물류’, ‘디지털물류’ 등의 키워드를 다수 확인할 수 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물류산업의 도약을 위해 ‘스마트 물류 인프라 구축방안’을 발표했습니다. 26년까지 로봇배송, 27년까지 드론배송을 상용화하고, 도심 내 물류센터를 AI(인공지능)와 빅데이터 기술로 첨단화하여 초단시간 배송을 실현할 계획입니다. 또한 자율주행 화물차 상용화를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27년까지 도시 철도를 활용한 지하물류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고요.

이 외에도 도시첨단물류단지 등의 물류거점을 조성하고, 도심 인근 지역에 유휴부지를 적극 활용하여 물류 인프라를 확충하는 등 물류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목표죠. 그동안 물류 관련 시설들이 지역 주민들에게 혐오시설로 비쳤던 것을 해결하기 위해 화물차와 물류시설에 대한 안전 관리도 강화할 예정입니다.

지난 3월, 국토교통부는 스마트물류 혁신을 위한 ‘디지털 물류실증단지 조성사업’의 대상으로 4개 지자체(경상남도, 구미시, 부산광역시, 인천광역시 등)를 선정하는데요.

경상남도는 '디지털 물류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목표입니다. 거주 지역마다 물류서비스의 불균형이 존재하기 때문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거죠. 김해시의 ‘중소유통공동도매물류센터’를 통해 디지털 실증을 추진할 예정입니다. 현실 세계의 시설을 가상세계에 구축하는 디지털 트윈(Digital Twin) 기술을 활용하여 물류과정을 모니터링하고 데이터화하여 편리한 물류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김해시는 의약품 물류에도 강점을 보이는 지역인데요. 지난해 3월 국토교통부의 ‘스마트 의약품 공동물류센터 실증사업’ 대상자로도 선정돼 오는 9월까지 ‘스마트 의약품 공동물류센터’를 구축할 계획입니다. 의약품 풀필먼트를 제공하고 협업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거죠. 김해시는 최근 2년간 16개 물류기업으로부터 4조954억원의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습니다.

창원시는 별도로 ‘디지털 물류시범도시 조성사업’에 선정돼 '마산해양신도시'를 중심으로 지하물류, 친환경 배송 서비스를 구축할 계획인데요. 현재 조성 중인 마산해양신도시는 인공섬으로, 2개의 가교를 통해서만 접근이 가능하기 때문에 물류를 지하로 이동시키고, 지상은 친환경 공간으로 조성한다는 목표입니다.

구미시는 지역의 주력 산업인 ‘전력 반도체’에 맞춘 디지털 물류서비스를 실증합니다. 경상북도와 협력해 자율주행 공동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디지털 트윈, 메타버스 등의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겠다는 건데요. 이를 통해 물류비 절감, 근로환경 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관련 물류는 고부가가치산업으로 항공편을 통해 물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최근 신공항특별법까지 통과되면서 구미시는 ‘반도체 특화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부산시는 '물류현장 안전 관리에 대한 디지털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입니다. 노후된 물류창고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안전 관리 교육 및 소프트웨어 등을 제공해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거죠. 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사고에 대한 리스크를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입니다.

인천시는 소상공인 공동물류센터를 구축해 소상공인의 물류 경쟁력을 강화하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계획입니다. 인천시에서 보유한 물류 인프라를 활용해 구역별로 순회해서 집화하여 택배 단가를 낮추고, 배송 속도를 높였습니다. 지난 10일부터 운영을 시작했으며 수도권 당일배송은 3500원, 국내 익일배송은 2500원으로 이용이 가능합니다.

서울시는 특히 생활물류에 대한 사업에 집중하고 있는데, 수도권에서 국내 택배 물동량의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물류시설은 점점 외곽으로 후퇴하는 모습인데요.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내 물류단지는 총 25개이며, 향후 총 52개가 운영될 전망인데, 수도권 내에는 경기도 10개, 서울, 인천에 각 1개씩 총 12개에 불과합니다. 물류터미널과 물류창고도 부족해 결국 배송거리 증가, 교통정체 유발 등의 악영향을 끼친다는 거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서울시는 ‘우리동네 공동배송센터’를 구축하고 있는데, 택배사들의 물품을 통합 배송하여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방식입니다. 지역의 청년들이 친환경 수단을 활용하여 배송하며, 택배 소외계층(독거노인, 임산부 등)과 택배 소외지역(배송 난지역) 해소에도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또한 접근성이 뛰어난 주유소 공간을 생활물류 거점으로 조성할 계획입니다. 주유소를 기존의 기능과 더불어 MFC(Micro Fulfillment Center) 역할을 수행하고, 드론‧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로 배송하며, 전기차 충전시설, 공유 이동 수단 등이 같이 있는 종합적인 허브로 만든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아울러 도시 철도 기반의 지하물류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요. 시내 곳곳을 오고 가는 지하철 교통망을 활용하여 택배를 배송하는 방법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지난 11일 서울교통공사는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60세 이상 시니어물류매니저를 양성한다고 밝혔습니다. 서울 지하철 269개역에서 발생하는 물동량을 지하철을 타고 목적지 인근 역의 물품 보관함까지 배송해 주는 형태입니다. 물동량이 늘어남에 따라 노인 일자리 창출과 더불어 친환경 물류 서비스 구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비혼잡시간의 여객 열차 사이에 화물열차를 투입하거나, 열차의 일부 칸을 화물칸으로 할애하는 등의 방안을 계획 중입니다.

이 외에도 각 지자체마다 지역적 특성을 활용하면서도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물류 정책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노동집약적이라고 불리고 있는 물류산업의 발전을 위해 국가 차원에서도 디지털 전환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은 뜻깊은 일인 것 같습니다. 다만, 운영비용을 해소하기 위해 성과부터 우선 보여야 한다는 압박도 업계에서 확인되고 있는 점을 보면 다소 아쉽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물류산업의 중요성과 성장성을 확인할 수 있었죠. 타 산업이 성장할수록 물류에 대한 수요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요.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물류 인프라와 기술, 그리고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지금과 같은 물류서비스를 경험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류에 대한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만큼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서 경쟁력 있는 산업이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