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은 1977년 미국에서 시작됐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95년 8월, 처음으로 송출됐습니다. GS홈쇼핑(당시 한국홈쇼핑)은 첫 방송에서 여러 전자 제품을 작동시킬 수 있는 리모컨인 ‘하나로 만능 리모컨’을 판매했는데 10개도 채 판매하지 못했다고 하죠. 그러나 이후 통신 매체의 발달과 함께 대기업들이 홈쇼핑 사업에 잇따라 진출했고, 연평균 50%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홈쇼핑은 택배 물동량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는데요. 2001년 본방송을 시작한 우리홈쇼핑은 2003년 연간 580만개의 물량이 예상됐는데 이는 당시 대한통운의 연간 물동량의 10% 수준이었습니다.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서 홈쇼핑 전담 택배사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했죠.
2015년, 홈쇼핑에서 TV의 비중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는데요. ‘TV 취급고(TV방송을 통해 판매된 상품가의 합계)’는 2015년 -3.9%를 기록하면서 역신장합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2016년 TV를 통한 비중은 53.2%로, 모바일의 비중이 29.2%에 달했는데 2012년 1.2%, 2015년 23.7%로 크게 늘어난 수치죠. TV의 비중은 점차 감소하고, 모바일의 비중이 눈에 띄게 증가하기 시작했다는 겁니다.
✔ 시대가 변했다
지난 9일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TV홈쇼핑 7개사(GS숍, CJ온스타일,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홈쇼핑 등)의 지난해 방송 매출(직매입 매출+협력사에서 받은 판매 수수료)은 49.4%로 알려졌습니다. 2018년 60.5%에서 2021년 51.4%로 하락했으며 처음으로 50% 밑으로 내려간 수치입니다.
홈쇼핑 전체 매출액(TV홈쇼핑 7개사+T커머스 5개사)은 2021년부터 감소세를 보였는데요. 2020년 5조8948억원에서 2021년 5조8551억원으로 0.7% 감소하였고, 영업이익은 19% 감소한 602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TV가 아닌 다른 매체로 영상을 시청하는 경우가 늘어났으며, OTT 서비스의 증가로 볼거리가 훨씬 다양해진 결과입니다. 또한 이커머스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함에 따라 주요 쇼핑 채널이 온라인으로 옮겨간 것도 크게 작용했습니다. 지난해 국내 이커머스 시장 규모는 210조원으로 TV홈쇼핑 전체 취급고(21조7776억원)의 10배에 달하죠.
여기에 더불어 송출수수료는 수익성 악화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송출수수료는 홈쇼핑이 유료방송사업자에게 지불하는 사용료로 IPTV, 위성, 케이블TV 등의 유료방송사업자에게 방송 채널을 활용하는 대신 비용을 지불하는 겁니다. 지난해 홈쇼핑 업계의 송출수수료는 2조4148억원으로 방송 매출액 대비 65.7% 수준입니다.
(홈쇼핑 업계에서도 라이브커머스에 대응하여 여러 가지 전략을 펼치고 있습니다)
✔ 라이브와 쇼핑
라이브커머스(Live Commerce)는 온라인에서 실시간으로 상품을 판매하는 쇼핑 채널인데요.실시간으로 구매자와 판매자가 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오프라인 매장에 방문해서 구매하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한다고 볼 수 있죠.
라이브커머스에서도 TV홈쇼핑처럼 쇼호스트가 존재하는데 구매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 다릅니다.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다는 면에서 차별화가 되어 있다는 건데요. TV홈쇼핑처럼 스튜디오에서 전문 쇼호스트가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하는 경우도 있지만, 실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판매하는 경우처럼 차별화된 경험을 공유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인플루언서를 활용해 팬들의 구매를 유도하기도 하는데요. 자신이 친근했던, 좋아했던 인플루언서가 판매하는 것이니 구매로 이어질 확률이 높은 거죠. 특히 중국은 ‘왕홍(인플루언서) 경제’가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유명한 왕홍이 제품을 홍보하면 매출은 보장된다는 겁니다. 지난 3월 중국의 왕홍 ‘쉬샨(Sherry)’이 내한해 13시간 동안 진행한 라이브커머스에서는 1억1070만위안(약 2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국내에서는 네이버 쇼핑라이브와, 카카오 쇼핑라이브가 대표적인데요. 2020년 7월 론칭한 네이버 쇼핑라이브는 누적 조회 수가 약 20억회에 달하며, 스마트스토어 입점 판매자들을 대상으로 간편하게 라이브커머스를 할 수 있도록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9월부터는 2분 내외의 짧은 영상(숏폼)으로 판매활동을 할 수 있는 ‘숏클립’ 베타서비스를 운영 중인데, 1분기 거래액이 전분기 대비 2배 증가하기도 했습니다.
✔ 유튜브가 왔다
최근 유튜브가 한국어 쇼핑 채널을 개설하고 라이브커머스 기능을 강화했죠. 본격적으로 ‘유튜브 쇼핑’이라는 로고를 썸네일로 내걸었다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으나 기존 쇼핑 기능에서 접근성을 높인 형태였습니다.
현재로서는 자체 판매 창구는 별도로 개설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데요. 제품과의 연동을 편리하게 구축했으나 소비자들이 제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이커머스 또는 자사몰을 통해야 가능하다는 거죠. 본격적으로 유통업에 진출하기보다는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콘텐츠를 더욱 강화하려는 움직임인데요. 실제로 유튜브는 협력사들에게 크리에이터 선정이나, 구성 등 콘텐츠적인 부분을 자체적으로 기획할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국내 이용자 1인당 유튜브 앱 이용 시간은 월평균 32.9시간,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4183만명으로 주요 앱 중 가장 높았습니다. 아직 자체적인 판매 창구가 없는 만큼 실효성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지만이용자들이 유튜브에서 체류하는 시간을 고려했을 때, 이후 움직임에 대해서도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중국판 틱톡 ‘더우인(Douyin)’을 기반으로 한 라이브쇼핑 ‘틱톡 숍’은 아시아 국가들을 기반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중국에서 더우인의 연간 상품 판매액은 100억달러에 달하는데요. 또한 영국에서는 틱톡이 새로운 인앱 쇼핑 기능 ‘트렌디 비트(Trendy Beat)'를 테스트 중이며, 모기업인 바이트댄스(ByteDance)가 직접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프로젝트S 플랜’까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내 라이브커머스 시장 규모는 2020년 4000억원을 달했으며, 올해는 1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2025년에는 25조원 규모로 전망되고 있고요. 특히나 쌍방향 소통을 기반으로 하는 라이브커머스는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각 브랜드나 제조사에서 자체적으로 라이브커머스 서비스를 론칭하거나 강화하는 모습을 볼 때 판매 창구이자, 고객과의 접점을 늘리는 효과적인 전략으로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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