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반대하는 이유

이 모든 것을 종합해봤을 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의견입니다.
6/16일 금요일 로지브리지 뉴스레터입니다
2023/06/16 금요일
 
 
 
모든 것이 여러분에게
불리하게 다가오는 것처럼 느껴질 때,
비행기는 바람에 편승하는 게 아니라
바람을 거슬러 이륙한다는 사실을 기억하세요.
 
- 헨리 포드 -
 
 
글 : 배화여자대학교 국제무역물류학과 구교훈 겸임교수
 

✔ 반대합니다

 

최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난항을 겪고 있는 모습이죠. 사실 금호그룹이 포기한 아시아나항공을 굳이 대한항공이 인수해야 하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몽골, 베트남 등 알짜배기 구간을 아시아나항공이 가지고 있어서일 수도 있지만, 단순히 몸집을 키우기 위해서라고 보기는 어렵거든요. 기업이라는 것은 재무적 건전성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연결기준으로 2000%가 넘습니다. 참고로 한진해운이 파산할 당시에 부채비율이 1000%가 조금 넘는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높은 것으로 보이죠.

 

실제로 많은 분들도 비슷한 의구심을 가지시는 것 같습니다. 대한항공의 지주사는 한진칼인데, 한진칼의 주가가 등락을 반복하다가 최근 쭉 올라갔습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난항을 겪는다는 소식에 올라갔어요. 아시아나항공의 인수가 어렵다는 뉴스가 나오면서 한진칼의 주가가 상승했다는 것은 그만큼 인수하지 않았을 때 더 전망이 좋아 보인다는 것이거든요. 주식은 미래의 가치를 반영하는 역할을 하니까요.

 

 

✔ 글로벌 물동량 감소

 

지난 19주차 항공화물 운임이 kg당 2.64달러였어요. 이게 피크(고점)일 때 10달러가 넘었습니다. 결국은 3분의 1 수준도 못 미치게 급락한 건데요. 팬데믹 기간 중 항공화물의 수요가 늘어나게 되면서 항공사들은 여객기의 좌석을 뜯어내고, 화물기와 병행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었죠. 그런데 최근에는 항공화물의 수요가 줄어들고 있어요.

 

경기는 침체되고, 중국과의 교역관계는 악화되고 있고요. 미국도 니어쇼어링(nearshoring)이나 자국 내에 제조 공장을 유치하는 등의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물동량이 증가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때문에 항공사들이 이제는 오히려 다시 여객기로 전환하고 있는 상황이죠. 이런 부분에서 지난 팬데믹 기간과 같이 항공화물의 호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겁니다.

 
(기업이 인수합병할 때 어떤 시너지가 있을지 면밀히 따져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 비용적 부담 가중

 

최근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 중 하나인 사우디아라비아가 대규모 원유 감산 계획을 밝혔습니다. 오는 7월부터 하루 100만배럴 규모의 원유 감산에 들어간다는 건데요. 또한 전 세계 원유의 약 40%를 생산하는 OPEC+는 2024년부터 하루 140만배럴을 추가 감산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결국 유가 하락을 방어할 수 있는 요소가 되겠죠. 항공사 입장에서는 항공유에 대한 부담이 늘어난다는 것을 뜻합니다.

 

또한 항공산업은 금리와 환율에 영향을 크게 받는 산업인데 미국이 최근 금리를 꾸준히 인상해왔습니다. 항공사들은 보통 리스(대여) 하고 매달 리스료를 지불하는 형태로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는데요. 금리가 인상될수록 리스료도 같이 올라가게 되거든요. 아시아나항공은 대부분 운용리스(초기 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매달 리스료 지불) 형태로 항공기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내야 하는 리스료도 높습니다.또한 리스료를 상환할 때는 대부분 달러로 지급하게 되면서 환율이 개입되는데, 현재는 많이 안정화됐지만 여전히 원달러 환율이 높은 것도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 그렇게 다 줘버리면

 

가장 중요한 핵심은 슬롯(시간당 비행기가 이·착륙할 수 있는 횟수)입니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려면 전 세계 주요 국가들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로, 미국, 영국, EU, 일본, 중국 등 모두 합병을 하려면 우리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습니다. 현재 영국, EU, 중국은 우리 대한항공에 대해서 조건부로 승인한 상태인데, 여기서 조건은 슬롯을 반납해야 한다는 겁니다. 알짜배기 노선에 대해서 자신들의 이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말이죠. 

 

결국 중국이나 EU, 영국 등의 국가는 이익을 챙기면서 결합을 승인하겠다는 겁니다. 근데 미국이라는 복병이 나타났죠.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면 미국으로 오고 가는 노선에 대해서 대한항공이 시장점유율을 더욱 많이 가져가니까 경쟁을 제한하고 독점할 우려가 있다고 봤습니다.

 

쉽게 말하자면 대형 항공사가 생기게 되고, 특정 노선에 대해 여객과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을 독점하게 되면 운송 경쟁력이 하락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겁니다. 이는 결국 미국 소비자들의 이익을 침해할 수 있는 결과로 다가온다는 거죠. 또한 미국에도 현재 3대 항공사(아메리칸 항공, 델타 항공, 유나이티드 항공)가 존재하는데 합병 과정에서 슬롯을 반납하게 되면 이 항공사들의 점유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겠고요.

 

그런데 대한항공의 조원태 회장은 최근 모든 것을 희생하더라도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습니다. 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이 미국과 EU를 설득하기 위해 슬롯을 더 포기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때문에 합병에 대한 시너지 효과가 축소될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 상황인 거죠. 이 모든 것을 종합해봤을 때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서 반대하는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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