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으로 향하는 물류 길목이 불안하다

지난 2021, 22년 해운회사들이 역사적인 흑자를 만들었고 이 역사적 흑자를 만드는 데에 기여를 한 사람들 중 하나가 ILWU의 노동자들이었다는 겁니다.
6/12일 월요일 로지브리지 뉴스레터입니다
2023/06/12 월요일
 
 
 
물이 깊지 않으면
큰 배를 띄울 수 없고,
바람이 세지 않으면
큰 날개를 띄우지 못한다
 
- 장자 -
 
 
글 : 부산신항만(주) 권기현 부사장
 

✔ ILWU, PMA 갈등

 

ILWU(국제항만창고노동조합)는 미국 서안 전체의 독워커(dock worker, 항만근로자)들 약 22,000명이 소속되어 있는 단체이고요. PMA(태평양선주협회)는 전체 선사들, 터미널을 대표하는 단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해운물류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하고 영향력이 큰 두 단체로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ILWU와 PMA 간의 협상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못하면서 이번이 벌써 3번째 폐쇄인데요. 실질적으로 3월30, 31일에 롱비치항에서 24시간 정도 터미널 폐쇄가 있었고요. 지난주에도 마찬가지로 롱비치항에서 터미널 폐쇄가 있었고, 금주 들어서 시애틀항에서 폐쇄가 있었던 건데요. 2022년, 팬데믹 꼭지일 때 선박들이 109척 정도가 대기했었던 것에 비하면 지금 5~6척 정도라, 지금 당장에 큰 문제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장기화된다면 또 한 번 물류대란이 일어날 수 있는 부분이라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중요한 쟁점 중 하나는 임금 협상입니다. 현재 ILWU의 임금은 높은 것으로 나오고 있어요. 대우가 좋은 거죠. PMA의 자료에 의하면 작년도에 항만근로자들의 평균 임금은 20만불 정도 됩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하면 2억6천만원이죠.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그리고 사무직들이나 시니어들은 실질적으로 더 많은 임금을 받은 것으로 나오고 있어요. 거기에 대해서 ILWU가 실질적으로 응답하거나 그러지는 않고 있지만 실질적인 임금이 상당히 높아요. 거기에 보험이나 기타 등을 생각해 보면 아마 노동자 조합 중에는 가장 높은 편에 속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역사적인 흑자

 

그런데 지금 ILWU에서 얘기하는 것은 지난 2021, 22년 해운회사들이 역사적인 흑자를 만들었고 이 역사적 흑자를 만드는 데에 기여를 한 사람들 중 하나가 ILWU의 노동자들이었다는 겁니다. '노동자들이 목숨을 걸고 일을 했다. 그런 노동자들의 희생에 대해서 어느 정도 보상이 필요하다'라고 얘기하는 거고요. PMA나 다른 당사자들의 얘기는 '이미 충분히 보상을 하고 있고, 높은 수준이다'라는 겁니다. 

 

지금 또 이미 해운시황이 한풀 꺾였지 않습니까. 계약을 한 번 하게 되면 1년에 끝나는 것도 아니고 3~5년 장기적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높은 임금 인상을 해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PMA 측은 보는 것 같고요. 또 일부 선사들은 본인들 평균 임금과 비교해 보면서 전체적인 선사의 평균 임금보다 이미 현재 ILWU의 임금이 더 높은 거라고 얘기하면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현재로 봐서는 하루 스톱하는 정도로 큰 영향이 있는 것 같지는 않고요. 단지 이게 장기화된다고 하면 우리나라에도 일부 영향이 오겠죠. 한국에서 선박이 딜레이 되거나 이런 일들이 발생할 수도 있고, TS(환적) 화물들이 제대로 못 나갈 수도 있어서 적체를 가져올 수 있는 가능성들은 있습니다만 터미널 입장에서는 크게 변화가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 파나마운하도 중요

 

지금 현재 아시아에서 미국 동안을 가는 방법은 두 가지거든요. 하나는 수에즈운하를 이용해서 가는 방법이고, 하나는 파나마운하를 통해서 가는 방법이 있습니다. 싱가포르를 기점으로 본다면 당연히 수에즈로 가겠죠. 근데 북중국이나 한국, 일본 등 동북아 쪽은 태평양을 건너서 미국 동안으로 갑니다.

 

그리고 인구 면에서 봐도 미국의 서쪽보다는 동쪽 인구가 많고, 실질적으로 화물량도 많습니다. 단지 예전에는 서안에서 내려서 철송이나 육송으로 가는 화물들도 있어서 서안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팬데믹 이후로는 동안이 훨씬 더 많은 물량을 차지하고 있고요. 이런 상황에서 동안으로 가는 길목, 가장 중요한 길목이 파나마운하고요.

 

작년, 재작년 팬데믹이 되고, 실제로 ILWU 이슈까지 겹쳐서 서안으로 가는 화물들이 많이 동안으로 옮겨갔습니다. 때문에 지금 현재 이슈가 되는 게 동안으로 가는 파나마운하죠. 파나마운하는 태평양과 대서양 사이에 운하를 만들어서 선박을 움직이기 때문에, 운하가 지나가는 길에 충분한 물이 공급되어야 하거든요. 그런데 가뭄이 심해서 드래프트(draft)가 많이 낮아져 전체 선적 물량의 30% 이상이 선적할 수 없는 상황이거든요. 예를 들어 예전에 1만개를 싣고 가는 선박이라고 하면 지금은 7천개 정도만 지나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30% 정도가 줄어드는 게 되잖아요.

 

이 상황에서 예를 들어 미국 서안에서 장기간의 파업이 벌어진다고 하면 그건 큰 문제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전반적으로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큰 영향이 없지만 그 추이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 2023.06.13 화요일 뉴스레터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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