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선물하기 시장의 규모는 2022년 약 5조원대로 추정이 되는데요. 2027년에는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특히 카카오의 1강 구조에서 배달의민족, 쿠팡, 네이버 등이 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면서 경쟁이 점차 과열되는 양상입니다.
또한 상품권을 넘어 배달지를 입력해야 받을 수 있는, 즉 택배 물동량을 창출하는 형태로 선물하기 시장이 진화하는 모습인데요. 쿠팡의 로켓배송도 선물하기 기능을 제공하며, 네이버도 도착보장 서비스를 선물하기까지 확대하기 위해 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죠. 카카오 역시 물류 배송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방식의 전략적 협업이나 투자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보입니다.
✔ 미사용, 그러나 사용완료
온라인 선물하기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일종의 성장통과 같은 이런 저런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배달의민족 선물하기를 이용했던 한 사용자를 통해 몇 가지 문제의식을 갖게 됐습니다.
크게 두 가지인데요. 첫 번째는 발신자와 수신자 모두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기간이 만료된 이용권이 '사용완료'라고 표기되어 고객센터로부터 몇 차례 확인을 거친 후, 시스템 오류가 있었음이 확인됐습니다.
고객센터의 응답은 시스템 오류라고 하지만, 실제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는 명확하게 알기 어려웠습니다. 초기 고객센터의 응답은 일관되게 사용이 완료됐다는 입장이었고, 이를 증명하기 위해 소비자가 몇 차례 직접 메일과 전화 등으로 이를 증빙했습니다.
물론 헤프닝으로 넘어갈 수 있는 사소한 실수일 수 있으나,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 미흡하여 선물을 보낸 발송인과 선물을 받은 수신인 모두 뻘쭘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 미환불, 그리고 이자수익
두 번째는 바로 환불 시스템인데요. 우선 배달의민족 선물하기를 통해 기간이 만료된 상품은 10%의 수수료를 제외하고 선물을 받은 수신자에게 반환이 됩니다. 이를 위해 수신자는 직접 고객센터로 전화를 걸어 90% 금액에 대해 환불을 요청해야 하며, 환불액은 5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소멸되어 환불이 불가능합니다.
10%의 수수료는 차치하더라도, 수동적인 방식의 환불금 반환은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만약 5년 간 환불을 받지 않으면, 이 금액은 배달의민족이 소유하게 됩니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명시한 신유형 상품권 표준약관에 의한 것인데, 공정위는 신유형 상품권을 구매한 날 또는 충전일로부터 5년이 경과하면 상법상의 상사채권소멸시효가 완성되어 고객은 발행자 등에게 물품 등의 제공, 환불 및 잔액반환을 요청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미환불액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알려지지 않았으나, 최근 높은 금리를 감안하면 이자수익 또한 상당할 것으로 추측이 됩니다.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을 수 있으나, 지난해 재무제표 기준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의 이자 수취 금액은 80억원으로 집계됩니다.
✔ 자동환불제는 어려울까
이 문제는 비단 배달의민족 뿐만 아니라, 카카오나 타 배달앱도 동일한 정책을 고수하고 있으며 5년이 경과하면 환불을 받을 수 없습니다. 해당 기업들이 구현한 앱 기술력을 볼 때, 자동환불제나 자동환불시스템 구축이 충분이 가능하리라 생각이 들기에, 기술의 문제가 아닌 의지의 문제로 생각이 됩니다.
실제로 배달의민족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문제점이 있다고 판단하여 소비자들이 조금 더 쉽게 환불을 받을 수 있는 기능적 개선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는데요. 5년이 경과하면 환불을 받지 못 하는 법적 규정 또한, 공정위는 발행자 등이 자발적으로 신유형 상품권의 사용을 허락한 경우에는 소멸시효를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 보면 무기한적으로 환불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으면, 부담이 될 수 있음이 당연합니다. 그러나 사안에 따라 5년이 경과하도록 환불을 받지 못 한 부득이한 사안에 대해서는 조금 더 유연하게 대응하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