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한진 측은 사업보고서를 통해 택배, 국내 물류, 국제 운송, 해외물류 등 국내외 물류를 아우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경기변동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는데요. 특히 한진은 지난해 6월 '비전 2025'를 제시하며 2025년 매출 4조5천억원, 영업이익 2천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최근 인도네시아 사무소를 법인으로 전환했고, 태국과 싱가포르에도 거점을 확보하는 등 초국경택배(크로스보더이커머스) 시장 공략을 위해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되는데요. 한진은 지난 2011년, 해외 배송대행 서비스 '이하넥스', 2017년에는 해외상품 구매대행 온라인 쇼핑몰 '이하넥스몰', 지난 3월에는 이하넥스에 C2C 기능을 통합해 글로벌 C2C 직구 플랫폼 '훗타운'을 론칭하며 글로벌 커머스 시장을 선점하는 모습은 다른 택배사와 차별화된 지점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입니다.
한진은 2024년까지 대전 스마트 메가 허브에 약 1200억원, 2025년까지 택배터미널 강화에 약 964억원을 투자할 계획인데요. 국내 물류 인프라를 강화하면서 지난 쿠팡 물량 이탈로 인해 발생했던 피해를 최소화하고 택배시장 점유율을 빠르게 늘리기 위함으로 보입니다.
✔ 진천 메가 허브 터미널
롯데글로벌로지스는 택배 3사 중 유일하게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두 자릿 수로 성장했는데요. 그 배경에는 2022년 1월 가동을 시작한 진천(중부권) 택배 메가 허브 터미널을 통한 공격적인 영업전략에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되며, 2024년까지 약 921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해 자동화 분류시설을 구축할 계획입니다.
지난 3월에는 평택시와 협력해 수소 화물차를 간선 물류에 도입 예정이며, 자원순환 플랫폼 '에코야'를 물류센터 10곳에 구축하는 등 친환경 물류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또 자율주행 로봇 전문 기업 '로보티즈'와 물류 배송 로봇에 대해 협력하는 등 미래 기술에 대한 관심도 높은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베트남 호찌민 뚜띠엠 에코 스마트시티, 롯데몰 하노이 등의 대형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현지 물류 사업도 확장하고 있습니다. 인도네시아에 운송망을 구축하고, 롯데글로벌로지스틱스 헝가리 법인을 세우는 등 글로벌 판로를 확대하고 있죠.
롯데글로벌로지스는 2025년까지 약 2047억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여주 의류 통합센터를 구축할 계획인데요. 의류물류 통합센터를 구축해 특화 물류시장을 선도한다는 목표입니다. 지난 1월에는 패션 의류 특화 상품에 대해 택배 요금을 최대 17.85% 인상하기도 했습니다.
✔ 오네 서비스의 과제
CJ대한통운은 올해 택배 통합 배송 브랜드인 오네(ONE) 서비스를 론칭하며, 익일배송, 당일배송, 새벽배송을 통합하고, 내일도착보장배송, 일요배송 등을 운영해 새로운 고객 배송 경험을 제공할 계획입니다. 빠르고 정확한 배송을 제공하면서도 주말배송 등으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러나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는 있습니다.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택배 노조는 택배기사들의 새벽배송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CJ대한통운의 직영 택배기사 비율이 약 10%로 알려져 있는데 오네 서비스를 확대 시행했을 때 과연 노조가 협조적으로 참여할지는 미지수입니다.
때문에 오네 서비스의 물동량이 증가할 경우 직영 기사들로는 감당이 되지 않는 구역이 생길 것으로 보입니다. 그간 몇 차례 있었던 노조 파업을 보면 일부 구역에서는 배송 자체가 단절됐었는데요. 이 사례만 보더라도 서비스 구역을 체계화하지 않으면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결국 브랜드 가치에 악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있어 보이는데요. 본사에서 강제로 직영화를 한다거나 배송 서비스를 강제하게 된다면 더 큰 파업으로 빚어질 수도 있겠고요.
그럼에도 오네 서비스는 분명 택배를 브랜딩하고, 서비스를 통합하는 등 선도적인 노력이라는 점에서 응원하고 싶은 대목입니다. 물류 및 택배산업을 저단가 수주 경쟁이 아닌 서비스 경쟁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요소가 될 수도 있을 것 같고요. 더구나 CJ대한통운은 최근 글로벌 물류에도 더욱 관심이 많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해 글로벌 사업 매출은 처음으로 약 5조원이 넘었는데요. 전체 매출 대비 약 41.7%에 해당합니다. 글로벌 권역 물류센터(GDC) 증축 및 신설, 인천 국제특송센터(ICC) 증축 등 해외 물류 인프라를 공격적으로 강화하며 약 100조원대로 예상되는 초국경 택배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는 모습입니다.
CJ대한통운이 기존 택배기사들과의 협력적 관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물류 사업을 성공적으로 확장한다면 올해 큰 변곡점을 넘어 시장 1위 사업자로서 경쟁자들과 초격차를 벌릴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쿠팡의 택배사업 확대
올해 주목해야 할 택배산업의 가장 큰 이슈 중 하나는 단연 쿠팡의 로켓그로스(풀필먼트) 서비스와 함께 퀵플렉스(택배사업) 확장입니다. 2021년 택배 운송사업자 자격을 취득한 쿠팡은 지난해부터 물량 및 택배기사들을 물류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로 옮기고 있죠.
쿠팡 뉴스룸에 따르면 로켓그로스는 중소상공인들이 CFS의 물류창고에 제품을 입고만 하면 교환, 반품, 고객 응대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고 소개합니다. 소량, 심지어는 상품 1개도 입고가 가능하고 24시간 배송 인프라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강력한 물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이유가 있습니다. 쿠팡은 전국에 6조원을 투자해 물류 인프라를 구축했고, 300개 이상의 택배 영업점을 두고 있죠. 또 직고용한 쿠팡친구(쿠팡맨)는 1만여명에 달하는데 기존의 택배 대리점과 유사한 퀵플렉스를 확장하고 있고, 일반인 배송 형태인 플렉스까지 총 3가지 형태의 배송 인력도 구축한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쿠팡의 택배 물동량이나 매출액 비중은 별도로 자세히 집계할 수는 없지만 20~30% 내외로 알려져 있는데요. 만일 로켓그로스가 확대된다면 다른 택배사의 물량을 쿠팡으로 이탈시킬 수 있는 강력한 유인책으로 보입니다. 물론 택배사업에 진출하면서 퀵플렉스를 확장하게 되면 파업이나 갈등에 대한 리스크는 우려될 수 있겠지만요. 과거 쿠팡이 한진에 위탁했던 물량을 자체배송으로 돌리면서 이탈시켰던 것을 보면 택배 3사와 쿠팡의 경쟁은 올해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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