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은 2022년 대비 약 4% 정도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고요. 2024년에는 회복이 되지만 그래봐야 약 2% 정도 회복하는 수치로 예측이 됩니다.
실제로 팬데믹 기간에는 물동량이 어느 정도가 증가했냐면 전년대비 약 16% 정도 증가했어요. 굉장히 많이 증가했죠. 그렇기 때문에 운임이 증가했던 것으로 알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공급과 수요측면에서 설명을 드렸고요.
그러면 SCFI 측면에서 이걸 종합해서 설명드릴 수 있겠죠. 컴프리헨시브(comprehensive) SCFI 기준입니다. 미서안 등을 전부 종합한 지수죠. 2023년 하반기부터 2024년까지 보게 되면 2019년에 평균 수준인 810포인트보다 낮게 예측이 돼요. 740~780포인트로 전망이 되거든요.
이유는 앞에서 말씀드렸던 공급이 2023년에는 20%, 2024년에는 29%가 증가하고요. 물동량 자체가 전년대비해서 2023년에는 하락, 2024년에는 회복을 하지만 그래봐야 약 2% 정도 증가하는 이런 수치들이 겹치다보니까 운임수준 자체가 2019년의 평균수준인 810포인트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측돼요.
중요한 건 이런 거죠. 선사들이 이 운임을 어떻게든 방어할 거예요. 일반적으로 이 컴프리헨시브 기준에서 선사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마지노선을 보통 1000포인트라고 얘기하거든요. 이미 2월에 무너지긴 했어요. 아마 810포인트보다 더 떨어지게 되면 결국 선사들은 공급량을 조절해서 운임을 어떻게든 올리려고 할 겁니다.
예를 들면 아이들링(idling)을 늘릴 수 있고요. 컨테이너선박의 속도를 더 천천히 조절하거나 블랭크세일링(blank sailing)을 증가시켜서 공급량을 줄이는 작업을 하는 거죠. 운임 자체를 완전히 올리려고 노력할 겁니다.
또 다른 요인은 그런 게 있어요. 해운운임을 수요와 공급의 측면에서 계속 예측하더라도 결국에는 안 맞는 부분이 생겨요. 그런 특정 이벤트들의 발생에 대한 논문을 해외에 투고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 원인 중 하나는 머스크가 강제적으로 해운운임을 급격하게 올리는 기간이 있더라고요. 운임이 너무 하락하게 됐을 때, 머스크처럼 운임을 급격하게 올리는 선사들이 나타난다면 다른 선사들도 동조해서 같이 운임을 올리는 거죠.
그렇게 해서 선사들은 2019년 운임의 평균수준인 810포인트보다는 높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죠. 이런 경험들이 사실 팬데믹 기간이나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분명히 경험이 쌓였다고 생각하고요. 이렇게 운임이 낮아졌을 때 선사들이 잘 대응할 수 있을 거라고 판단합니다.
✔ 해운운임 예측 특허
제가 삼성SDS와 같이 특허를 냈던 것은 공급측면에 대해서 해운운임 예측을 위한 새로운 시뮬레이션 또는 예측방법이었어요. 기본적으로 제가 심사하고 있는 해외 탑저널 논문들도 마찬가지인데 대부분의 논문들은 공급 그 자체의 변수만을 쓰고 있어요. 근데 공급 자체의 변수만을 보게 되면 문제가 팬데믹 기간에 선복량이 부족하고, 물동량이 증가한 상황설명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데이터들의 구조를 파악하고, 문제점을 밝혀내면서 변수를 3가지 정도 만들어냈어요. 첫 번째는 명목선복량입니다. 이 명목선복량은 폐선량, 인도량, 컨테이너선박의 계약량으로 해서 하나 만들어주고 여기에 유휴선복량이라고 하는 변수를 같이 고려해서 운영선복량이라는 변수를 만들어줍니다.
그런데 이 운영선복량도 팬데믹 기간의 컨테이너선복량이 부족했던 것을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 하더라고요. 그래서 어떤 변수를 쓸까 생각해보다가 정시성이라는 변수를 찾을 수 있었어요. 컨테이너선박이 부족하다고 말을 했지만 그 컨테이너선박들이 실제로 사라진 건 아니었거든요. 그 많은 컨테이너선박들은 결국에는 항만에 대기하고 있었던 거죠. 그걸 표현할 수 있는 변수가 정시성이었어요.
그래서 앞에서 말씀드린 명목선복량, 운영선복량 이 개념에다가 운영선복량의 정시성을 고려해서 실선복량이라는 변수를 만들어서 운임예측에 활용하는 로직(logic)의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 변화가 온다
결국에는 해운경기가 불황일 때 선사들은 수익성 하락, 경쟁력 저하, 자금난 등 여러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겠죠. 그렇다보니까 해운 불황기에 그동안 많은 변화들이 있었어요. 역사적으로 봐도 한진해운 파산이 있었고요. 최근에는 2M얼라이언스가 해체됐죠. 물론 머스크가 종합물류기업으로 전환하면서 나아갈 방향이 달라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지만, 이런 일들이 계속 발생하게 되겠죠.
중요한 건 결국에는 아무리 불황기라도 해운선사는 운영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잖아요. 그래서 해운선사는 운임예측을 통해서 불황기에도 결국에는 수익을 유지하기 위한 운영계획을 잘 수립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지금과 같은 불황기에는 물동량 자체가 감소했잖아요. 선박 자체의 가동률이 낮아질 텐데 앞에서 말씀드렸던 운항일정을 조정한다든지, 컨테이너 선박 속도를 조정한다든지, 선박 수를 조정한다든지, 유휴량을 조절한다든지 이런 것들을 예측된 운임수준, 또는 운영에 맞는 운임수준을 정확하게 측정하고 예측해서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겠죠.
저는 삼성이랑 일을 하면서 놀랐던 게 삼성은 각 선사들마다 보는 운임지수들이 달라요.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SCFI(Shanghai Containerized Freight Index)를 보고, CMA CGM은 화주들과 계약할 때 CCFI(China Container Freight Index)를 보고, 머스크는 CTS(Container Trade Statistics)운임을 보고. 이런 식으로 각 선사들마다 협상테이블에서 가져가는 운임지수가 다르거든요. 그런 것들을 삼성은 전부 데이터베이스화시켜서 운임협상에서 우위를 가져가려고 해요.
이런 운임예측이 잘 되면 우리나라 선사들도 고객과 계약을 체결할 때 분명히 더 좋은 조건으로 협상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부족한 대응
저보다도 해운선사에 계신 분들이 많이 고민하시겠지만 기본적으로 제가 주변에서 많이 들었던 얘기는 결국에는 선사들도 많은 경험을 쌓았다는 겁니다. 즉 글로벌 금융위기, 팬데믹 기간. 특히 팬데믹 기간에는 컨테이너 선박의 유휴량을 조절하면서 운임이 엄청나게 상승했죠. 그런 경험들을 바탕으로 이런 불황기에도 선사들이 어려움을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런 부분들에 있어서 개인적으로 저는 해운운임을 전공했고, 논문도 쓰고 심사를 하고 있고 현재 우리나라 최대 화주와 같이 일을 하는 사람으로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게 굉장히 예산이 많이 필요한 연구거든요. 선사들에서도 이런 것들에 대해서 같이 협력해서 할 수 있는 프로젝트나 일이 있으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런 부분이 아쉽습니다.
환경 규제에 대한 데이터도 지금 폐선량만 나오고 있어서 저도 아쉬운 부분입니다. 다른 데이터들은 저희가 처음에 케파(capa)를 시뮬레이션 할 때 폐선량을 신경썼었거든요. 워낙에 주위에서 많이 얘기를 하셨기 때문에. 근데 실제로 글로벌 선복량에서 폐선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그렇게 크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이게 실제 데이터와 현업에 계시는 분들이 느끼는, 또는 언론사에서 얘기하는 것들과 괴리감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아요. 환경규제, 폐선량들이 해운운임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이런 부분들은 데이터가 많지 않아서 어려운 상황이긴 하지만 조금 더 연구를 진행할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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