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어떤 긍정적인 요인이 있냐면 기존에는 우리나라 52주 기준 2주에 한 번씩 쉬었던 거니까 대략 26~27일 안팎의 강제휴업이 들어갔던 거였죠. 당장 그 주말들에 대해서 없던 매출이 생기는 점도 있겠지만, 더 중요한 것은 온라인 배송입니다.
이를테면 SSG닷컴의 SSG배송을 생각을 해보죠. 기존에는 SSG닷컴에 접속하셔서 주문한 상품이 배송되는 것은 일단 SSG닷컴이 가지고 있는 네오라고 불리는 물류센터에서 배송이 나가게 됩니다. 특히 'SSG배송 굿모닝'이라고 해서 새벽배송으로 받아보는 상품은 대다수가 네오라는 물류센터에서 배송이 나간다고 보시면 됩니다.
근데 네오는 애석하게도 수도권에만 위치해 있다보니까 SSG배송의 배송커버리지 자체가 수도권에 국한될 수밖에 없었던 단점이 있었어요. 이것을 극복하기 위해서 이마트는 과거부터 이마트 점포를 활용한 SSG배송도 같이 하고 있었던 거고요. 이마트 점포를 거점으로 해서 주문이 들어온 상품들을 마트 안에서 직원들이 직접 피킹, 패킹 과정을 거쳐 배송차량을 통해서 각 가정지로 배송을 했었습니다.
근데 문제가 뭐였냐면 영업시간 규제가 있으니, 밤 11시 이후로 영업할 수가 없었고요. 그리고 휴일에 대해서도 영업규제가 적용되다보니까 밤과 주말에는 SSG배송에 대해서 대형마트 점포에서 처리할 수 있는 물량이 물리적으로 제한될 수밖에 없는 거죠. 이렇게 생각해보시면 물류센터가 밤에 놀고, 주말에 논다면 배송이 빨라질래야 빨라질 수가 없는 그런 구조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이해가 됩니다.
근데 이런 규제들이 다 풀려버리게 된 거죠. 슈퍼마켓 등 오프라인 점포를 가지고 있는 유통사들이 온라인으로 배송을 함에 있어서 온라인 거래금액이 커질 수 있는 발판이 마련이 됐다고 보셔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이마트를 비롯한 국내 대형마트에 대해서 올해, 2023년에 대해서는 온라인에서 기대감을 가져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콘텐츠와 유통의 결합
신세계 그룹 같은 경우에는 최근에 콘텐츠 커머스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어요. 작년에 개봉했던 영화 중에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라는 설경구씨 주연의 영화가 있었는데 신세계가 인수한 배급사에서 만든 영화입니다.
신세계 그룹 차원에서 콘텐츠 커머스를 강화하고 있는 이 맥락을 잘 보셔야 하는 게 단순히 'OTT 서비스를 하겠다', '콘텐츠를 제작해서 또 다른 비즈니스모델을 추가하겠다' 이런 맥락이 아닌 본업인 유통 커머스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적용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보면 신세계 그룹에서 예능 프로그램을 론칭했다면 거기에 출연하는 출연진들이 입고 나오는 옷이나 신발이나 그런 것들에 대해서 사람들은 관심을 가지게 되죠. 원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어떤 인플루언서가 광고비나 협찬비를 받아서 '이런 점이 좋은 것 같다', '저런 점은 아쉬운 것 같다' 자연스럽게 구매유도가 됐다면 신세계 그룹은 지향하는 방향이 콘텐츠를 만들고 이 콘텐츠를 휴대폰으로 보고 있다가 '이 사람이 입고 있는 옷이 뭐지' 했을 때 이 화면에 있는 출연진의 모습을 클릭하면 자연스럽게 신세계몰로, 그 상품을 판매하는 몰로 유도하려고 하는 서비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단순히 OTT서비스를 한다고 보기 보다는 본업인 유통 커머스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먹고 있는 음식이 궁금하다면 이마트몰로 연결된다던가 그런 식의 브릿지 역할로서 콘텐츠 커머스를 활용하고자 하는 계획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편의점과 퀵커머스
제가 편의점을 말씀드릴 때 항상 언급했던 것이 퀵커머스였던 것 같아요. 이륜차(오토바이)를 기반으로 빠른 시간(한시간 이내, 쿠팡은 20~30분 사이) 안에 배송하는 건데요. 2022년도는 퀵커머스한테 암흑기였습니다. 아무래도 코로나가 엔데믹으로 접어들게 되면서 온라인 구매에 대한 수요 자체가 잦아들었죠.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요기요. 어디랄 것도 없이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상당한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같은 맥락으로 퀵커머스도 마찬가지죠. 그래서 지금 엔데믹이라는 부분에서 퀵커머스라는 비즈니스모델이 한 여름밤의 꿈 같은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근데 최근에 GS리테일의 행보를 주목해보셔야할 것 같아요. 본격적으로 퀵커머스 사업을 론칭했는데요. 요기요 앱에 들어가면 요편의점이라는 기능이 생겼어요. 이게 뭐냐면 대놓고 전국에 있는 GS25 편의점을 거점으로 배송을 1시간 내로 해주겠다는 거죠. 오히려 다른 업체들은 퀵커머스에 대해서 물음표를 찍고, 접을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데 말이죠. 하물며 메쉬코리아는 재무적으로 부침을 겪고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GS리테일은 이걸 강행하고 있습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이유가 2022년도에 침체기라고 해서 사라지는 게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은 게 하나고요. 두 번째는 이전에도 말씀드린 것 같아요. 퀵커머스를 경험해본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더 이상 당일배송이 빠른 게 아닙니다. 우리가 과거 쿠팡의 로켓배송 서비스를 처음 접했을 때 ‘이 좁은 땅에서 이틀 정도 기다리면 되는데 당일배송을 해야 하냐’고 하면서 쿠팡의 서비스에 대해 비난이 난무했던 게 불과 4~5년 전입니다. 근데 지금은 모두가 당일배송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거죠. 그런 맥락에서 배송이 빨라진 서비스에 대해 경험을 이미 해본 소비자들은 당일배송은 느리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퀵커머스라는 트렌드는 막을 수 없는 것이라고 강조드리고 싶고요.
그리고 또 다른 포인트가 이제는 편의점이 퀵커머스에 대한 사업이 본격화될수록 대형마트와의 경쟁구도가 아주 강력해집니다. 왜냐면 대형마트에는 생필품, 오늘 먹을 저녁밥 찬거리 등을 구매하기 위해서 방문합니다. 근데 GS리테일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요편의점 서비스와 품목이 정확히 일치합니다. 심지어는 대량구매가 아니라 소량구매를 소구하는 1인가구들에게도 적합하게끔 상품구색이 마련되어 있죠. 그렇다보니까 직접적으로 대형마트와 경쟁할 수 있는 구도가 형성이 되고 있다는 거죠.
심지어 배송이 1시간이 걸린다고 가정해보면 저희가 마트에 가서 장을 보고 내가 산 상품을 가지고 집까지 들어오는 시간을 생각해보면 얼추 1시간이 걸리거든요. 제가 애오개역에 거주하는데 공덕역에 있는 이마트에 가서 장보고 집에 돌아오는 시간까지 1시간 이내였던 적이 생각해보니까 없었습니다.
그래서 이 퀵커머스라는 부분이 대형마트와 경쟁하는 것이 본격화되는 것이 2023년의 모습이라는 거죠. 거기다가 편의점은 애초에 대형마트와 다르게 영업시간 규제가 없었고, 대형마트는 있던 규제가 사라지는 원년이 2023년이기 때문에 올해는 편의점과 대형마트가 점점 교집합을 맞춰가면서 경쟁구도가 격화되는 그림이 보일 것 같습니다.
✔ GS리테일의 행보
사실은 전통적인 편의점 비즈니스로 GS리테일과 BGF리테일, GS25와 CU가 양강구도를 오랫동안 구축해오고 있습니다. 그동안에는 인구학적인 수혜가 많았어요. 1인가구 형태로 변화하니까 소비할 수 있는 품목이 오늘 먹을 양파 1~2개가 필요하지, 한 망이 필요한 건 아니거든요. 그런 구색을 맞출 수 있는 편의점 업태가 수혜를 봤습니다.
근데 그 역시도 정체기를 맞이했던 거죠. 가구가 늘어나는 개념보다는 점포 출점을 누가 더 많이 하느냐. 가만히 생각해보시면 동네에 편의점이 CU였는데 GS25로 바뀌는 경우나 반대의 경우도, 같은 자리인데 편의점이 바뀌는 경우도 많고요. 심지어는 한 골목 안에서 GS25, 세븐일레븐, CU 뭐 이렇게 다수의 점포가 출점하면서 서로 간의 출혈경쟁이 심해지는 장면을 아주 쉽게 집 근처에서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정체기를 맞이했던 게 2022년도였습니다.
그래서 2022년도에 GS리테일이 야심차게 요마트를 비롯해서 요기요라는 플랫폼을 활용한 퀵커머스 서비스에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작년에는 엔데믹이라는 것이 아쉽게 다가왔던 것 뿐입니다.
온라인을 예로 들어보면요. 코로나로 인해서 2020년, 2021년 이 때는 상당히 온라인 거래액 고성장기가 왔었죠. 근데 너무 전년도가 베이스가 높다보니까 애초에 불안했는데 엔데믹이 되면서 더욱 더 안 좋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근데 이 역시 일시적입니다.
우리나라 작년도 기준으로 전체 소매시장의 거래 규모가 500조원 정도가 되거든요. 500조원 중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180조원을 좀 넘는, 작년 기준으로 200조원 트라이가 가능할 것 같아요. 아직은 집계가 안됐지만 200조원이면 500분의 200, 40%입니다. 온라인 비중이 40%에 육박하는 국가는 중국 말고는 없습니다. 전세계 2위 정도라고 보시면 되고요.
그런 부분에서 온라인이라는 트렌드는 막을 수 없는데 잠시 22년도에 주춤했고 23년도에는 다시 돌아갈 것 같아요. 소비를 하는 방향이 2020년, 21년도까지는 온라인에 치중이 되어 있다가 22년도에는 오프라인으로 다소 옮겨왔을 뿐입니다. 근데 이게 말하자면 보복소비 같은 느낌이죠. 그동안 사람들과 대면을 못했고, 엔데믹이 된 김에 사람들과 약속도 많이 잡고 이런 부분에서 상대적으로 온라인이 주춤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이 있었다면 올해에는 온라인이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될 수 있는 시점으로 보이기 때문에 2023년도에는 누가 뭐래도 새로운 비즈니스모델로 인해서 성장동력이 잡혀가는 구간으로 보시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 대형마트 vs 편의점
아까 잠깐 말씀드린 대형마트와의 경쟁은 결코 나쁜 게 아닙니다. 쿠팡과 네이버를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 양대산맥으로 자리잡기까지 서로의 존재가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왜냐면 온라인시장이 커진다는 것을 누구든 부정하지 않았고 이 안에서 어떤 비즈니스모델이 더 유효한가에 대한 논쟁만 있었을 뿐인데 그 논쟁 가운데에서 정답이 있는 건 아니었죠. 어떻게 보니까 에셋헤비한 쿠팡의 모델이든 에셋라이트한 네이버의 모델이든 둘 다 성공을 했습니다.
경쟁이란 부분은 양쪽의 성장을 돕는 기재가 되는 거지. 경쟁으로 인해서 누군가 도태되는 것은 일단 양대산맥과 같은 메이저 플레이어가 등장한 이후에 발생하는 일들이거든요. 현재는 퀵커머스 시장에서 그렇게 메이저 플레이어가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이 대형마트의 존재는 퀵커머스 플레이어들한테는 상당한 기회가 된다고 보고 있어서 대형마트가 치고 올라올 수 있는 2023년은 퀵커머스 업체들한테도 또 다른 기회가 된다고 저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강남 신세계백화점
백화점은 22년도에 유의미한 기록이 여러 개 있었던 것 같아요. 대표적으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같습니다. 최근에 22년도 거래금액이 나왔는데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이 전세계에서 단일점포 기준으로 거래금액이 가장 많이 나온 점포가 됐습니다. 조만간 3조클럽에도 가입하지 않을까 생각이 드는데, 2조클럽 가입한 게 2019년인가 그래서 단기간, 3년 만에 이뤄낸 성과라서 유의미하게 보고 있고요.
그렇다면 백화점들이 2022년도까지는 고성장을 해왔다는 건데 2023년에도 다를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물론 경기침체라는 부분이 걸리긴 해요. 나라경제가 어려워졌다고 밥을 안 먹지는 않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대형마트나 편의점은 품목 구색을 꾸림에 있어서 방어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백화점에서 거래가 되는 대부분의 품목은 누가 뭐래도 패션 쪽이죠. 패션 쪽은 경기침체와 관련해서 특히나 고가의 상품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은 열려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근데 최근에 나름의 돌파구를 찾아가고 있는 모습을 보면 예컨대 여의도의 더현대도 그렇고요. 그리고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도 그렇고요. 여러 백화점들이 요즘 시쳇말로 힙한 팝업스토어를 많이 열고 있습니다. 작년에 더현대가 아이코닉했죠. 더현대 지하에서 박재범의 원소주를 론칭한 경우 등 MZ세대들의 구미에 맞는 여러 가지 이벤트스토어를 다수 오픈하고 백화점이라는 공간 자체를 엔터테이닝하게 조성해가면서 새로운 소비군을 유입하는 거죠.
예를 들면 대학생은 원래 백화점에서 소비하기에 가격대가 부담이 되는 수준이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화점이 20~30대 초반 사람들의 성지가 되고 있다는 점은 그동안의 모습과는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거고, 그런 점이 2023년도에 더 기대할 수 있는 포인트입니다.
✔ 크로스보더 이커머스
저희가 명품이라고 얘기하는 에루샤라고 하죠. 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 해외의 아마존, 국내 쿠팡이나 네이버 이런 곳에서 위의 3사 브랜드를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은 제한적입니다. 무슨 말이냐면 온라인 판매를 지양하는 브랜드들이에요. 브랜드 가치를 보존해야한다는 명목하에.
근데 그 하위 브랜드들 같은 경우에는 온라인으로 구매를 쉽게, 여러 루트를 통해 할 수가 있거든요. 무슨 말이냐면 명품 브랜드를 포함해서, 명품이 아닌데 백화점에 입점해 있는 브랜드들. 이런 브랜드들 중에 전세계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라는 흐름에서 상품들을 판매하는 채널이 바뀌는 브랜드들이 많아질 걸로 봅니다.
저는 정장을 입을 때 휴고보스 제품을 많이 입는 편이에요. 제 체형에 맞아서 많이 입는데 오프라인 백화점 매장에서 구매하게 되면 상하의 한 벌이 130~140만원 최근에는 150만원까지 합니다. 근데 이걸 백화점에서 입어보고 독일 휴고보스 홈페이지에서 직구하게 되면 반값도 안 합니다. 무슨 말이냐면 전세계적으로 직구라는 패턴이 번잡한 과정에 있을 뿐이지 가격 메리트를 아는 사람들은 직구로 많이 구매하거든요. 그 말은 즉슨 국내 휴고보스 한국총판 같은 경우는 앞으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의 확장이라는 국면에서 상당히 고민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는 겁니다.
그래서 에루샤를 비롯한 고가 라인의 명품들 몇 개를 제외하고는 많은 백화점에 입점해있는 브랜드들이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가 확장되고 있는 국면에서 상당히 백화점 내에서 입지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오히려 선제적으로 더 크로스보더 이커머스라는 관점에서 온라인으로 선회를 하는 브랜드들도 등장할 가능성을 보고 있기 때문에 백화점 전체 점포의 관점에서 보게 되면 이건 위기라고 해석할 수 있죠.
정확히는 면세점이 주로 타격을 입게 되는 채널이 되겠습니다. 요즘에는 입국장 면세점도 있지만 품목이 제한적이에요. 담배, 술 등등 기타 구색이 적은 편이라 출국할 때 많이 사서 나가시죠. 때문에 출국이라는 허들이 높게 작용하고, 이런 과정 없이, 내가 출국하지 않아도 심지어 면세점보다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채널이 있다면 굳이 면세점을 이용할 필요가 없어지거든요.
저는 그 맥락에서 크로스보더 이커머스가 국내 백화점, 면세점 업체들이 긴장감을 가지고 바라봐야하는 트렌드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 2월 7일 화요일 뉴스레터에서 계속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