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류스코어] 바로고 vs 생각대로

■진행 : 로지브리지 김동민 편집장
■진행 : 로지브리지 박제준 프로

 

●김 : 요즘 코로나 이후 도로 위에 오토바이 정말 많이 다니지 않습니까? 

 

오늘은 요즘 주목받고 있는 '퀵커머스'와 '도심물류'의 연결망을 완결하는 '라스트마일(말단배송)'의 한 축인 이륜차 배달대행 시장을 알아보겠습니다.

 

그 중에서도 2020년 기준 거래액(업계추정) 3조1000억원을 돌파한 '생각대로(인성데이타)'와 2조9000억원을 기록한 바로고'를 중심으로 시장재편의 움직임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7월 바로고가 생각대로 인수를 추진한다는 풍문이 돌았는데요.

 

바로고가 생각대로 운영사인 인성데이터의 대주주 지분 76.44% 중 절반이 넘는 40%를 인수하는 게 골자였습니다. 

 

○박 : 두 기업 거래액을 합하면 6조원에 달하네요. 만약 인수가 성사되면, 초대형 사업자의 탄생이 예고되는군요.

 

●김 : 그렇죠. 인성데이타는 지난해 5월에도 'NH투자증권'을 주간사로 선정해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 매각을 추진한 적도 있거든요. 매각의 의지가 확실해 보이죠.

 

그런데 택배기업 간 M&A(인수합병)은 '1+1=2'가 아니라는 통설이 있습니다. 2013년 CJ그룹이 대한통운을 인수하면서 겪었던 사례가 대표적인데요.

 

당시 CJ GLS와 대한통운이 서비스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서비스가 중복되는 시스템과 네트워크 인프라의 통합을 추진했는데, 이해관계가 달랐던 양사의 대리점주(개인사업자)와 택배기사(개인사업자) 등이 갈등을 빚으면서 결국 파업까지 치달았던 적이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상당한 물동량이 이탈했고,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하락하는 등 사업초기에 상당한 고전을 겪었습니다.

 

또한 KG그룹이 'KG로지스'를 통해 '옐로우캡'과 KGB택배를 인수하며 통합하는 과정에서 인프라를 통합하는 데 실패해 결국 폐업 수순을 겪은 사례를 보더라도, '돈'이 얽힌 서로의 이해관계를 중재하는 게 녹록지 않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우리나라 이륜차 배달대행시장 또한 택배산업의 구조와 마찬가지로 대부분이 지역별 대리점주(개인사업자)와 배달기사(개인사업자)로 연결되는 다단계 운송구조이기 때문에 각자의 이해관계에 따라 언제든지 이탈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박 : 그러면 두 기업의 통합도 쉽지 않겠군요.

 

●김 : 물론 두 기업이 인프라를 각각 유지하면서 사업을 운영한다면 큰 갈등은 없겠지만, 만약 중복되는 인프라를 통합해 배송효율을 높이려고 한다면 상당한 진통을 겪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기업이 공개한 자료를 정리해 보면, 바로고의 전국 허브는 1080여곳, 생각대로는 1040여곳입니다.

 

배송효율을 높이기 위해 권역별로 지점을 통합하면 누군가는 사업권을 포기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가맹점주와의 갈등은 물론, 배송기사(라이더)의 이탈 가능성도 예측해 볼 수 있습니다.

 

올해 7월부터 생활물류법(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이 시행됐지만, 이륜차 배달대행업은 여전히 누구나 쉽게 창업이 가능한 자유업이기 때문에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합니다.

 

쿠팡이츠가 높은 배달비를 공세로 단숨에 배달기사를 대거 모집하며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간 사례만 보더라도 '후발주자'의 시장진입은 언제든 열려있다고 볼 수 있죠. 

 

○박 : 최근에 카카오모빌리티가 '카카오퀵'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이 또한 영향이 있다고 볼 수 있겠네요.

 

●김 : 잠재적으로 위협이 될 것 같습니다. 카카오는 이미 카카오톡 내에서 음식배달 주문하기 서비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언제든지 '카카오퀵'과 서비스를 연동할 수 있습니다.  

 

특히 카카오모빌리티가 다양한 분야와 배송수단으로 서비스를 확장하는 일련의 상황까지 고려하면, 음식배달까지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은 충분히 높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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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 때문에 바로고는 후발주자들이 시장에 진입하기 전, 확고한 시장경쟁력을 갖춰 압도적 1위 사업자가 되려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앞서 말한 양사 인프라 통합이 결코 녹록지 않아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CJ GSL와 대한통운이 합병 초기 파업 등의 고난을 넘어 점진적인 인프라 확장을 통해 50%가 넘는 점유율의 1위 사업자가 된 사례를 보면,

 

바로고와 생각대로 양사 통합도 방식에 따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박 : 1+1=2가 되기 어렵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에서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거죠?

 

●김 : 그 이유는 바로고의 지분구조에서 힌트를 얻을 수 있는데요. 

 

바로고의 최대주주는 바로고 창업자인 이태권 대표이며, 2대 주주는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입니다.

 

딜리버리히어로는 '배달의민족'을 인수한 최대주주이자, 바로고의 2대주주로 양사는 바늘과 실처럼 서로 긴밀하게 얽혀 있습니다.

 

이에 더해 SK텔레콤의 자회사 11번가는 올해 2월 바로고의 신주 7.2%(250억원)를 획득하며 3대주주에 올랐는데요.

 

 

11번가는 전자공시를 통해 지분 취득의 목적으로 "전략적 제휴를 통한 11번가 배송 경쟁력 강화"라고 밝혔습니다.

 

11번가는 지난해 11월 아마존과 사업 협력 추진 계획을 발표한 이후, 최근 아마존 카테고리를 별도로 운영하며 단숨에 상품의 종류(SKU)를 크게 늘리면서 방문자(트래픽)를 늘려 나가고 있습니다.

 

○박 : 바로고의 사업이 단순한 음식배달을 넘어 더 다양하게 확장될 수 있다는 의미겠군요.

 

●김 : 맞습니다. 바로고와 생각대로의 인프라 거점을 어떻게 통합하느냐가 중요하다는 의미인데요. 

 

중복되는 인프라를 하나로 꼭 통합할 필요가 있느냐는 겁니다. 오히려 배송수단에 따라 도보나 전동킥보드, 이륜차배송 등을 하나의 거점에 묶고,

 

 

 

다른 거점을 통해 느린배송, 지정일배송 등 규모의 경제로 물량을 모아 단가를 낮출 필요가 있는 품목은 1톤 택배차 등으로 배송을 하면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겁니다.

 

단순한 이륜차 허브를 넘어, 화주의 니즈에 따라 도심 내 다양한 상품을 배송할 수 있는 풀필먼트 거점을 만드는 거죠.

 

○박 : 그러니까 중복되는 거점을 통합하지 않고, 취급 화물의 성격 또는, 배송의 수단으로 나눠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식이 된다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말이군요.

 

●김 : 그렇죠. 이미 바로고의 서비스 확장은 감지되고 있거든요.

 

바로고는 최근 생필품이나 가공식품 등을 10분만에 배달하는 '텐고' 서비스를 선보였는데 현재 서울 논현동과 역삼동 일부 지역에서 '무료배달' 베트서비스를 진행 중입니다.

 

 

운영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이며, 배달원은 쿠팡이 선보인 '이츠친구'와 마찬가지로 '직고용' 형태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종합적인 상황을 보면, 바로고가 생각대로 인수를 통해 직접 커머스를 운영하는 동시에 더욱 다양한 운송수단을 활용한 종합물류사업으로 진출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입니다.

 

○박 : 쿠팡이츠와 바로고가 직접 경쟁하는 지점이네요. 이륜차 배달대행으로만 알았던 바로고의 퀵커머스 진출은 정말 신선한 충격이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사업이 전개될지 기대되는 지점이네요.

 

●김 : 그래서 저도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오늘 준비한 콘텐츠는 이것으로 마무리하고 다음 기회에는 라이더유니온이 주장하는 라이더보호법 개정안을 자세히 분석하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끝까지 시청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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