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되고 있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은 국경을 인접한 벨라루스에도 상당한 타격을 입히고 있다. 러시아의 우방이자 동맹인 벨라루스도 러시아에 준하는 서방의 각종 경제제재가 이어지고 있어 각종 경제지표에 적신호가 켜졌다. 서방과의 갈등으로 러시아 및 중국으로의 경제의존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며, 서방에서 수입하던 제품들의 수입대체처 다각화 및 자국 생산 증대를 위한 노력이 기대된다. 우크라이나 및 러시아와의 경제·교역관계 코로나19 팬데믹 등으로 2020년 GDP -0.9%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벨라루스 경제는 2021년 GDP가 2.3% 성장하면서 회복되었으나,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해 2022년 1분기 GDP는 전년동기대비 0.4% 감소하였다. 벨라루스 경제는 러시아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벨라루스의 전체 대외교역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으로, 러시아 경기 변동에 벨라루스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한편, 벨라루스는 구소련권 국가 가운데 이례적으로 천연자원이 거의 없는 나라이다. 따라서 러시아로부터 저렴하게 제공되는 석유·가스를 활용하여 자국 내 산업(석유화학산업, 차량제조업 등)이 운영되고 있어, 러시아 경제 상황에 따라 벨라루스 경제도 호황을 맞거나 불황을 겪는 유기적인 관계에 놓여있다. 2021년 기준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수출대상국 2위이자 수입대상국 4위의 주요 교역국이다. 이번 전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경제가 멈춰선 상황은 벨라루스 교역에 큰 타격을 입혔으며, 서방과의 갈등으로 인해 4위 교역국 폴란드와 5위 교역국 독일과의 교역도 크게 위축되어 2022년 교역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벨라루스가 우크라이나로 수출하는 가장 큰 품목군은 석유제품 분야로 전체 수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이밖에도 벨라루스 플라스틱 및 폴리머 제품, 목재 및 목재 제품, 야금, 화학, 기계 제작, 유리 제조기업들은 우크라이나로 수출을 하지 못해 수천만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다. 참고로 우크라이나 통계청에 의하면 2021년 기준 벨라루스는 우크라이나의 수출대상국 14위 교역국이자 수입대상국 5위의 교역국이다. 서방의 對벨라루스 경제제재는 강화 추세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발발 이전에도 2020년 8월 벨라루스 대선 관련 부정선거 및 야권탄압 등을 이유로 서방은 개인은 별도로 하고 벨라루스 국영기업들에 대해 미국이 42개사, EU는 26개사에 대해 경제제재를 가하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사태 직후 미국은 2월24일에 기업 11개사를 추가로 제재대상에 더했으며, 4월 1일부로 24개사를 추가로 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한편 3월11일에는 벨라루스와 러시아에 대한 사치품의 수출 및 판매를 금지했으며, 4월 8일에는 러시아 및 벨라루스와의 정상적인 무역관계 중단에 관한 법률에 서명하였으며, 이로써 러시아 및 벨라루스에 대하여 제품 고관세 부여(2024년까지 유효), 비료 및 파이프라인 부속품 수입 차단이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EU는3월 2월 벨라루스로부터 목재, 목탄, 시멘트, 콘크리트, 철강제품, 타이어, 고무제품 등의 수입금지를 결정하였으며, 동시에 벨라루스로 방산물자 및 기술, 이중용도 물품 및 기술 등의 수출금지를 결정하였다. 3월 9일에는 벨라루스 금융 부문에 대한 새로운 추가 제재를 승인하였는데, Belagroprombank, Dabrabyt Bank, Development Bank 등 벨라루스 은행 3곳을 SWIFT 결제망에서 퇴출시켰고, 벨라루스 중앙은행(National Bank of Belarus)과의 거래 및 투자자금 조달을 금지하였다. 4월 8일에는 벨라루스 및 러시아 물류운송기업에 대한 유럽 내 상품 운송 금지(밀을 포함한 의약품, 의료, 농산물 및 식품 등은 예외)를 결정하였다. 대한민국의 경우 벨라루스와 러시아에 군수전략물자 및 미국이 독자수출 통제번호로 정한 57개 비전략물자에 대해 수출통제를 시행하고 있으며, 한국기업이 벨라루스에 해당 통제 목록에 있는 57개 품목의 경우 상품을 수출하기 위해서는 상황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밖에 유럽부흥개발은행(EBRD)는 3월 1일 벨라루스와 러시아의 재정 접근을 영구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하였으며, 3월 28일에는 민스크와 모스크바의 사무실 폐쇄를 발표하였다. 세계은행(WB)은 3월2일 벨라루스와 러시아에서 모든 프로그램을 중단하기로 하였으며, 세계무역기구(WTO)는 3월24일 벨라루스의 WTO 가입신청에 대한 고려를 중단하여 EAEU 국가중 유일한 WTO 미가입국인 벨라루스의 WTO 가입은 당분간 어렵게 되었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EU 및 벨라루스 간 물류운송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으며, 항공운송 편이 여의치 않게 되어 EU 외 다른 나라와의 특사우편(EMS, DHL, UPS, FedEx 등)을 통한 상품 및 문서 배송서비스도 전면 중단되었다. EU는 4월 9일부터 벨라루스 및 러시아 항공 및 육상 화물 운송업체에 대해 EU 입국 및 경유를 금지한다고 발표하였다. 금지령은 자동차 또는 차량을 사용하여 상품을 상업적으로 운송하는 벨라루스와 러시아에 등록된 개인 기업가 및 법인에 적용되며, 정제 석유제품 및 철광석 등 자원의 운송, EU 규정에 따라 수입, 구매 및 운송이 허용되는 밀 및 비료를 포함한 제약, 의료, 농업 및 식품의 운송, 인도적 목적의 운송, 국제외교단의 이동 등은 예외를 둔다. 벨라루스 교통부는 EU의 對벨라루스 육로 화물운송 제재에 대한 대응으로서, 4월 16일부터 EU 항공사 및 육상화물 운송업체에 대해 벨라루스로의 입국을 금지하는 대응 조치를 도입했다. 단, 우편물 및 살아있는 동물의 운송, 대형화물 운송, 인도적 목적의 운송, 의약품·의료기기·부품의 운송, 인간의 장기 및 혈액을 운송하는 EU 등록 차량의 경우는 예외로 적용한다. 적신호가 켜진 국내 경기지표 및 정부의 대응조치 2022년 3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월대비 6.1%, 전년동월대비 15.9% 상승하였으며, 4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전월대비 1.6%, 전년동월대비 16.8% 상승을 기록하였다. 치솟는 물가에 대응하기 위해 벨라루스 정부는 4월 7일 각료법 214호를 의결하여 2022년 말까지 46가지 식품류 및 생필품에 대해 전월말일에 적용한 가격에서 1.2% 이상 가격을 인상할 수 없도록 가격인상 제한법을 발효하였다. 벨라루스 중앙은행은 벨라루스 루블화 가치 급락을 막기 위해 3.1일부로 기준금리를 9.25%에서 12%로 대폭 인상했다. 벨라루스 루블의 환율은 전쟁 직후인3월에 1달러 당 3.3루블대까지 약 30% 평가절하되었다가 4월 이후 지속적으로 안정화가 되어 5월 16일 기준 1달러당 2.5루블로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였다. 유라시아경제위원회(EEC)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여파 등으로 인한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역내 원자재 공급망 수급부족 문제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유라시아경제위원회(EEC) 결정문 46조(2022.4.5) 및 63조(2022.4.12)를 통해, 특정 유기화합물, 화학제품, 특정유형의 기계장비 및 부품, 특정유형의 제지류 등 537개 품목의 수입관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하였으며, 다음 사이트에서 HS코드별 해당 제품군 검색이 가능하다. (https://www.alta.ru/tamdoc/22sr0046/, https://www.alta.ru/tamdoc/22kr0063/) 한편 2022년4월부터 대통령령 142호에 의거 국제우편을 통해서 들어오는 개인용도물품의 면세통관 기준을 6개월간 기존대비 5배 완화하였다. 2022년10월 1일 이전까지는 무게 총량이 31kg 이하이면서 총 가격이 1,000유로 이하(2022년 10월 1일 이후에는 총량 31kg 이하이면서 총 가격이 200유로 이하인 경우)의 물품을 우편으로 받을 때는 세관 신고 필요없이 무관세로 통관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여파 등으로 인한 국내 수급부족을 방지하기 위해 일부 품목의 수출을 6개월간 금지시켰는데, 각료법 147호에 의거 2022년 3월 23일부터 2022년 9월 22일까지 곡물가공품 및 공산품 254종의 대외수출이 금지되었다. 목록에는 석고, 치아 충전 재료, 안경, 어린이용 플라스틱, 소독제, 스타킹, 중앙 난방용 증기 보일러 및 보일러, 펌프, 압축기 및 팬, 불도저 및 농기계, 철도 및 트램 차량, 착유기, 일부 생산 장비 및 측정기, 재봉틀, 진공청소기, 전기면도기, 스마트폰, 비디오 및 오디오 녹음 장비 등이 포함되었다. 또한 각료법 274호에 의해 2022년 5월 7일부터 2022년 8월 6일까지 단말기영수증, 포스용지, 키오스크제지, 팩스롤 등 감열지 등의 대외수출이 금지되었다. 한편 벨라루스는 EU의 기존 경제제재에 대한 맞대응으로 2022년 1월 1일부로 EU로부터 식품류(육류, 우유 및 유제품, 야채 및 과일, 견과류, 제과, 소금 등) 수입을 금지하는 각료법 700조를 발효시킨 바 있었으나,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EU 식품류의 수입대체처였던 우크라이나에서의 수입마저 불가능해져 야채, 과일, 견과류의 소비자물가가 급등하자, 2022년 4월 22일 각료법 245호를 통해 EU산 야채와 과일, 견과류에 대해서는 수입이 가능하도록 수입금지 폼목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하였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세계은행은 2022년 벨라루스 GDP 전망을 -6.5%로 하향조정하였으며, 물가상승률을 21.1%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은행 분석전문가는 수출 및 수입이 각각 14.2%, 18.6% 감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 된다면 경제의 불확실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였다. 한편 EBRD는 2022년 벨라루스 GDP를 -4.0%로 하향전망 하였다. 벨라루스 정부에 의하면 2022년 1분기 GDP는 전년동기대비 0.4% 감소하였다. 향후 벨라루스 경제는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장기화 여부, 이에 따른 서방의 대 러시아 및 벨라루스 경제제재 강화여부, 국제유가 및 벨라루스 환율의 방향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벨라루스와의 교역액과 및 벨라루스에 대한 직접 투자액이 우리나라 전체 교역액과 투자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으나, 러시아 및 벨라루스에 대한 경제제재가 장기화하면 벨라루스 경제가 침체되고 수입여건이 악화되어 우리의 대 벨라루스 교역에 상당한 영향이 미칠 수 있으며, 그간 우리나라 제품이 차지하고 있던 시장점유율을 러시아산 또는 중국산 등에게 뺏길 수 있다. 한번 뺏기게 된 점유율을 다시 찾아오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될 수 있으므로 향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사태 장기화에 대한 대안을 강구해야 한다. 한편 서방과의 관계악화로 인한 EU 및 미국과의 교역이 줄어들어 그간 서방으로부터 수입했던 제품들에 대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수입대체처를 찾는 수요가 증가세에 있다. 아울러 서방으로부터 수입이 어려워진 제품의 자국 생산 증대를 위한 노력으로 각종 산업설비 및 중간재의 수요상승이 기대된다. 벨라루스로 수출이 금지된 품목이 아닌 품목 중에 이러한 수요 발생시 우리 제품이 대체될 수 있도록 하는 빠른 대응이 요구되며, 꼭 당장은 아니더라도 우크라이나 사태 안정화 이후에 비즈니스 기회가 지속될 수 있도록 벨라루스 파트너들과의 교신은 꾸준히 유지관리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료 : 코트라 해외시장뉴스